기시다 정권 지지율, 초반부터 왜 이렇게 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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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출범한 기시다 후미오 내각의 초반 지지율이 역대 정권과 견줘 최저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기시다 내각을 보는 일본인들의 시선이 싸늘한 것은 정권은 변했지만, 이전과 달라진 게 없다는 인식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 총재 선거 과정에서 기시다 총리를 지지했던 자민당 한 의원은 <아사히신문> 에 "인사를 보고 기대할 수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아무래도 아베‧아소 두 사람의 얼굴이 어른거리는 인사였다"고 말했다. 아사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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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이어진 '아베 노선' 계승이 원인
여론은 새로운 자민당 원하지만 구태 머물러
4일 출범한 기시다 후미오 내각의 초반 지지율이 역대 정권과 견줘 최저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정책이나 인사에서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기보다 9년 동안 이어진 ‘아베 노선’을 계승한 것이 부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아사히신문>은 지난 4~5일 전화 여론조사(응답자 972명)를 실시한 결과, 기시다 정권을 “지지한다”는 응답이 45%에 머물렀다고 6일 보도했다. “지지하지 않는다”(20%)보다는 높지만 정권 초기 대체로 여론의 기대 수준이 높다는 점에 비춰보면 굉장히 낮은 수치다.
기시가 내각의 출범 직후 지지율은 현재와 같은 방식의 조사를 시작한 2001년 이후 가장 낮았다. 지지율이 너무 낮아 1년 단명으로 끝난 아소 다로 정권(48%)보다 못한 수준이었다. 전임 스가 요시히데 정권의 출범 직후 지지율은 65%였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지난 4~5일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응답자 854명) 결과를 보면, 내각 지지율이 <아사히신문> 조사보다는 높은 59%로 집계됐다. 현행 방식을 채택한 2002년 이후 9개 내각 중 7위였다.
기시다 내각을 보는 일본인들의 시선이 싸늘한 것은 정권은 변했지만, 이전과 달라진 게 없다는 인식 때문으로 보인다. 기시다 총리는 당선 직후 “다시 태어난 자민당을 보여주겠다”고 말했지만, 이를 “실현할 수 있다”는 응답은 24%(<아사히신문> 조사)로 “실현할 수 없다”(54%)보다 두 배 많았다.
기시다 총리는 당과 내각의 요직에 아베 신조 전 총리, 아소 부총리 겸 재무상의 측근들을 중용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일본 민심은 9년 가까이 이어온 ‘아베 노선’을 끊어내기를 원하고 있지만, 그러지 못한 셈이다. 일본인 55%는 기시다 총리가 아베 노선을 “계승하지 않아야 한다”고 답했다. “계승하는 것이 좋다”는 23%에 불과했다.
정권 초반 지지율이 이례적으로 낮게 나오자, 31일로 예정된 중의원 선거를 앞둔 자민당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총재 선거 과정에서 기시다 총리를 지지했던 자민당 한 의원은 <아사히신문>에 “인사를 보고 기대할 수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아무래도 아베‧아소 두 사람의 얼굴이 어른거리는 인사였다”고 말했다. 금품수수 의혹이 있는 아마리 아키라를 당의 ‘2인자’인 간사장으로 임명한 것을 두고서도 뒷말이 많다. 각료 출신의 정치인은 “아마리 간사장으로 지지율이 10%포인트는 떨어졌다”고 강조했다. 아마리 간사장은 아베 2차 내각 때인 지난 2016년 건설업체로부터 돈을 받아 경제재생상에서 물러난 전력이 있다.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긴 했지만 의혹이 남은 상태다. 기시다 총리는 오는 14일 중의원을 해산하고, 31일 선거를 실시할 예정이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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