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는 군 부대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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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정기 국정감사장들이 '대장동 의혹' 성토장이 된 가운데, 5일 국방부 국정감사가 대장동 관련 문제로 개회도 못하고 끝났다.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국방부는 군 부대 안이다. 정치 구호를 내려달라"며 "특히 군 부대에 내건 정치적 구호는 군의 정치적 중립을 보장한 헌법 위반"이라고 말했다.
많은 군인들이 국방부 국감을 지켜볼텐데, 정치적 구호가 이들 군인들을 불편하게 만들고 자칫 정치적 중립마저 훼손할 우려가 있다는 주장이다.
국방부가 군부대란 주장은 문민통제 원칙에 맞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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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는 정부조직법상 중앙행정기관
국회 정기 국정감사장들이 ‘대장동 의혹’ 성토장이 된 가운데, 5일 국방부 국정감사가 대장동 관련 문제로 개회도 못하고 끝났다. 애초 이날 오전 10시에 시작하려던 국방부 국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대장동 관련 구호를 적은 손팻말을 국감장 책상 앞에 내걸어 삐걱거렸다. 민주당 쪽은 “대장동 문제는 국방·안보 관련 사안이 아니므로 피켓을 떼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쪽은 “피켓을 통해 국민이 알아야 할 것을 알리는 것은 국회의원의 책무라서 못 뗀다”고 맞섰다.
국방부 업무와 직접 관련성이 뚜렷하지 않은 ‘대장동 의혹’ 때문에 국방부 국감이 무산된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다. 여야는 국감을 통해 북한 미사일 발사, 군 인권 문제, 장병 근무 여건 등 국방 관련 현안을 점검하고 대책을 챙겼어야 했다. 특히 평소 안보를 전매특허처럼 강조해온 국민의힘이 국방위 본연의 책무를 팽개친 것은 무척 볼썽싸나운 일이었다.
이날 민주당 의원들은 ‘대장동 문제는 안보와 무관한 정치공세’이고 ‘안보에 여야가 어디 있느냐’ 란 주장을 폈다. 민주당 의원들은 ‘국방부 국감장에서 안보와 무관한 정치 시위를 하지 말고 국정감사에 집중하자’고 강조했다.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국방부는 군 부대 안이다. 정치 구호를 내려달라”며 “특히 군 부대에 내건 정치적 구호는 군의 정치적 중립을 보장한 헌법 위반”이라고 말했다. 많은 군인들이 국방부 국감을 지켜볼텐데, 정치적 구호가 이들 군인들을 불편하게 만들고 자칫 정치적 중립마저 훼손할 우려가 있다는 주장이다. 39년 군 생활을 했고 육군 대장 출신인 김병주 의원으로서 충분히 할 수 있는 주장이었다.
다만, 국방부가 군 부대란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국방부는 정부조직법상의 중앙행정기관이지 군 부대가 아니다. 국방부 국감 장소는 국방부 청사 2층이었다.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는 서울 용산 국방부 울타리 안에 건물이 따로 있다. 같은 현역 장교인데도 국방부 근무자는 양복, 합참 근무자는 군복을 입고 일한다. 매주 수요일 오후 전투체육시간에 합참 근무 군인들은 운동을 하는데, 국방부 근무 군인들은 계속 사무실에서 일한다. 왜 이런 차이가 생길까. 합참은 군부대이고 국방부는 정부조직법에 따른 정부 부처이기 때문이다.
국방부는 외교부, 교육부 등과 같이 중앙정부 부서이지만 많은 사람이 군부대로 오해한다. 현실을 보면 착각할 만하다. 국방부에는 현역 영관급 장교와 장군이 다수 근무한다. 역대 국방부 장관도 거의 장군 출신이다. 정경두·서욱 국방장관은 전역 당일 오전까지 4성 장군 계급장이 달린 군복을 입고 일하다가 전역 당일 오후 양복으로 갈아입고 국방부 장관에 취임했다.
현실이 이러니 국민들이 국방부 장관을 장군으로 오인한다. 하지만 국방부 장관은 군의 대표자가 아니라 민간을 대표해 군을 지휘감독하는 민간인 국무위원이다. 국군조직법에는 “국방장관이 대통령의 명을 받아 군사에 관한 사항을 관장하고 합동참모의장과 각군 참모총장을 지휘·감독한다”고 돼 있다.
우리나라 안보는 국민이 선출한 정치권력(대통령)과 문민 관료(국방부)가 주도하고 안보 전문가 집단인 군은 군사작전으로 이를 뒷받침한다. 민간이 결정한 안보 정책을 군이 집행하는 방식을 ‘문민통제’라고 한다. 문민통제는 현대 민주주의 국가의 상식이다. 국방부가 군부대란 주장은 문민통제 원칙에 맞지 않는 것이다.
법무부에 검사들이 많다고 검찰청이라고 부르지 않고, 교육부에 교사 출신들이 많다고 학교라고 말하지 않는다. 국방부에 군인이 많다고 군 부대가 아니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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