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하늘과 바다 고려청자의 비색에 취하다

2021. 10. 6.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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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청자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전시 '청자, 고려의 미시세계'가 오는 8일부터 20일까지 강릉 명주 예술마당에서 열린다.

  (주)셀라돈을 운영하며 오랜 시간 동안 청자를 수집해온 주재윤 대표의 컬렉션으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에서 세계 최고수준의 아름다움으로 인정받는 고려 청자의 전성기 명품에서부터 고려인들 생활 깊숙이 파고들었던 다양한 작품까지 고려청자 120여점이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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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재윤 컬렉션, 10.8~20 '청자, 고려의 미시세계' 전시

[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 고려청자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전시 ‘청자, 고려의 미시세계’가 오는 8일부터 20일까지 강릉 명주 예술마당에서 열린다. 

 (주)셀라돈을 운영하며 오랜 시간 동안 청자를 수집해온 주재윤 대표의 컬렉션으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에서 세계 최고수준의 아름다움으로 인정받는 고려 청자의 전성기 명품에서부터 고려인들 생활 깊숙이 파고들었던 다양한 작품까지 고려청자 120여점이 공개된다.
 
엄숙한 박물관이나 수집가의 비밀스런 수장고 안에서 우리와는 동떨어진 듯 보이는 과거의 유물이 아닌, 지금의 우리를 더욱 풍성하게 할 것 같은 예술적 정취와 고풍의 향기들로 가득하다. 

이번 전시에는 고려인의 예술 정신과 해학을 엿보는 다양한 문양과 전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최고 경지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다. 현대 미술과도 맥락이 이어지는 도상학, 하늘과 바다의 신비로운 영롱함을 담고 있지만, 청자가 불의 마법이라는 점 등 청자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이번 전시의 대표작으로는 고려시대 상감청자 기법의 정수를 보여주는 수작인 ‘청자상감포도연화문표형병’이 손꼽힌다. 표주박 형태의 조형미와 표형병을 가득 매운 포도알과 연화 무늬가 감탄을 자아낸다. ‘청자상감모란문주자’는 모란과 버드나무의 추상적 미를 구상으로 형상화한 작품으로 경이로운 경지에 이르렀다는 평가다.

 오리형 뚜껑을 연꽃이 받치고 있는 ‘청자오리형유개연화향로’는 오리의 조형미를 살린 재치가 넘치며, 오리발, 깃털 표현의 놀라운 세밀함과 눈동자의 점은 철화로 찍어 말 그대로 화룡점정을 느끼게 한다.

고려 청자하면 빼놓을 수 없는 능화창의 재미와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청자상감포류수금문표형병’ 역시 놓칠 수 없는 작품이다. 물가에 흐드러진 버드나무, 그 밑에서 노니는 학과 대나무와 매화 등이 이야기를 담은 채 동화처럼, 소설처럼 운치 있게 펼쳐진다. 

 

때로는 구름 사이를 노닐기도 하며, 때로는 물가 버드나무 아래 쉬기도 하는 학이 되어 보기도 한다. 청자가 물을 만나면 구름이 소환되고 꽃들이 피어나듯, 강릉의 아름다운 정취와 청자가 만나 피어나는 상상력의 파노라마는 우리 눈앞에 펼쳐지는 강원도라는 자연이 선사하는 풍경만큼이나 압도적이다. 

이와 함께 강릉의 통일신라, 고려 시대의 유적지를 카메라에 담아낸 20여분의 영상 ‘잊혀진 시간을 찾아서’와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고려 청자 120여 점이 도록으로 완성되는 과정을 담아낸 영상물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강릉에서 한약국과 ㈜ 셀라돈을 운영하고 있는 주재윤 대표는 “전 세계적으로 찾기 힘든 청자를 간직해온 민족임에도 정작 후손들은 청자에 관해 잘 모르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며 “우리 청자의 우수함과 아름다움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요즘 여행 명소로 꼽히는 강릉의 고즈넉한 정취와 어우러지는 이번 전시는 자연스레 천여 년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게 하는 마법같은 시간 여행을 가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lee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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