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국감 - 종합] "최인혁 대표 엄정조치"..네이버 "리더십 교체 과정中"

윤선훈 2021. 10. 6.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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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파이낸셜 대표 유지하는 이유 관련 질문 쇄도..네이버 "바꿀 부분 바꾼다"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국회가 지난 5월 네이버에서 일어난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한 직원의 '극단적 선택'과 관련해 직접적 책임이 있는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에 대한 엄정한 조치를 촉구했다.

이와 관련, 증인으로 나선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단계를 밟아 리더십을 교체하는 과정에 있고 전체적으로 리더십이 다 변경되는 과정에 있다"라며 책임있는 전환을 약속했다. 아울러 사망한 직원과 유가족, 네이버 직원 등에게 거듭 사과하는 등 문제개선에 대한 정면돌파 의지를 보였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6일 국회에서 열린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국회방송 갈무리]

◆"최인혁 대표, 왜 아직도 물러나지 않았나" 공세…네이버 "리더십 교체 과정 있다"

장철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 한성숙 대표에게 "최인혁 대표가 아직 네이버파이낸셜에 있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질의했다. 그러면서 "사태와 관련해 가장 책임이 큰 임원이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를 유지하는 것이 책임지는 것인지 묻고 싶다"라고 날을 세웠다. 노웅래 의원(더불어민주당) 역시 최인혁 대표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당시 네이버 COO(최고운영책임자)를 겸하고 있던 최인혁 대표는 5월 벌어진 네이버 직원의 극단적 선택과 관련해 사태를 방조했다는 책임론에 휩싸인 상태다. 해당 직원이 수차례 회사 측에 상사로 인한 괴로움을 호소했지만 책임자인 최인혁 COO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사태에 대해 묵인·방조하는 태도를 고수하면서 사태에 직접적 원인을 제공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최인혁 COO는 당시 사측으로부터 경고 처분을 받았지만 본인이 책임을 통감한다며 네이버 COO직에서 자진해서 물러났다. 다만 겸직하고 있던 네이버파이낸셜 대표직은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네이버 노동조합 등에서는 최 대표가 네이버파이낸셜에서도 손을 떼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한성숙 대표는 "경영 쇄신, 리더십 변화에 대한 내용들을 정리하고 있으며 연말까지 발표할 것"이라며 "다만 리더십을 변화시키는 과정이 바로 되는 것은 아니며 네이버파이낸셜 같은 경우도 후임을 찾는다거나 이런 단계들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리더십을 교체하는 과정에 있다며 연말까지 네이버 임원 대다수가 바뀔 가능성을 시사했다.

◆"직장 내 괴롭힘 처벌 제대로 안 돼" 주장에 한성숙 "살펴야 할 부분 살필 것"

노웅래 의원은 네이버에 직장 내 괴롭힘이 만연했지만 정작 제대로 된 조치가 거의 취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노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직장 내 괴롭힘 처벌법이 시행된 2019년 7월 이후 네이버 사내 채널 등을 통해 신고된 사례 18건 중 1건에 대해서만 징계 조치가 내려진 것으로 나타났다. 노 의원은 "IT기업의 알고리즘에는 '인간'이라는 게 없는 것인지 묻고 싶다"라고 따졌다.

한 대표는 "해당 18건 중에서는 본인이 철회를 하거나 한 부분들도 있기는 하다"면서도 "미진한 부분들이 많은 게 사실이며 더 살펴봐야 할 부분들은 살펴보고 점검할 부분들은 점검하겠다"라고 답했다.

윤미향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네이버가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해 조사를 맡긴 외부 조사기관이 사실상 사측에 편향돼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윤 의원은 네이버가 올해 조사를 맡긴 한 기관의 홈페이지에 '대응 전략 수립', '고용부 조사 대응' 등의 문구가 있다는 점을 보여주며 "사건을 공정하게 봐야 할 조사기관이 사용자를 대변하는 자문기관이라면 조사가 제대로 되겠나"라고 질타했다.

한 대표는 이에 대해 "저희가 독립적으로 운영된다고 여겨지는 기관에 대해 몇 군데 의뢰하고 있다"며 "이번에 여러 사례들이 발견됐기에 독립적 조사 기관과 신고 절차들을 마련하는 과정에 있다"고 해명했다.

오세윤 네이버사원노조 '공동성명' 지회장이 지난 7월 28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그린팩토리에서 열린 '네이버 동료 사망 사건 관련 노동조합의 진상규명 최종보고서 및 재발방지 대책 요구안 발표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거듭 고개 숙이며 사과한 네이버 대표…"바꿀 부분 바꾸겠다"

한 대표는 이날 고인과 유가족, 그리고 네이버 직원들을 향해 거듭 사과했다. 한 대표는 "고인의 여러 사망 관련 부분들에서 저 역시 많은 충격을 받았고 바꿀 부분들은 다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고인과 유가족들에게 가장 먼저 사과하고, 동료들을 제대로 챙기지 못한 부분도 사과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책임감 있게 움직여야 할 플랫폼 기업으로서 이러한 모습을 보여드린 부분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사과한다"고 덧붙였다.

한 대표는 "(이번 사태로 인해서) 내부적으로 여러 미흡한 부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고인의 여러 사망 관련 부분들에서 저 역시 많은 충격을 받았고 바꿀 부분들은 다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책임질 부분이 있다면 책임지고 바꿀 부분은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네이버뿐만 아니라 자회사에 대한 개선 의지도 나타냈다. 최근 네이버가 운영하는 공익재단인 해피빈에서도 직장 내 괴롭힘으로 직원들이 줄퇴사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상태다. 한 대표는 "법인이 달라서 바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네이버가 전체적으로 바뀌고 나면 자회사도 그에 준하는 수준의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우선 네이버 전반을 바꾸는 데 가장 집중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이날 한 대표가 구체적인 개선 방안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이에 국회에서는 한 의원에게 종합감사 때까지 상세한 계획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임이자 의원(국민의힘)은 네이버는 물론 자회사 전반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이 필요하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고용부는 네이버에 대한 특별관리감독 결과를 바탕으로 관련 사건을 현재 검찰에 송치한 상태다.

/윤선훈 기자(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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