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發 EU 천연가스 수급차질.. "올 겨울 에너지대란 우려"
네덜란드 TTF 작년比 6배 급등
유럽-中 쟁탈전, 가격 더 오를듯
겨울 앞두고 유가상승에도 악영향
국제 에너지정보업체 천연가스인텔리전스(NGI)에 따르면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천연가스 가격은 11월물 기준으로 100만Btu(25만㎉의 열량을 내는 가스량) 당 6.414달러에 거래를 마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같은날 유럽 천연가스 지표물인 네덜란드 TTF 11월물은 1메가와트시(MWh)당 117유로로 전일 대비 약 24% 급등해 역대 최고치를 나타냈다. 네덜란드 TTF 가격은 한때 27% 높은 120유로로 급등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해 대비 6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폭등세가 국제 시장으로 번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럽은 2000년대 이후 화력발전소에서 석탄과 석유 대신 온실가스 배출이 상대적으로 덜한 천연가스를 태워 전기를 만들었다. 2019년 기준으로 유럽연합(EU) 전력 생산 1위는 원자력(26%)이었으며 2위가 천연가스 발전(23%)이었다.
하지만 최근 유럽과 새 천연가스 수송관 건설을 마무리한 러시아는 지난 8월부터 시베리아 서부의 천연가스 시설에 불이 났다며 유럽행 가스를 크게 줄였다.
러시아는 시설 화재와 더불어 아시아 수요 증가로 유럽 물량을 줄였다고 해명했지만 시장에서는 러시아가 천연가스를 정치 압박 수단으로 사용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동시에 유럽은 올해 북해의 바람이 약 2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약해져 풍력 발전량이 급감하는 악재가 겹쳐 전력 수급에 차질이 예상된다.
이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천연가스 가격이 유럽과 중국의 쟁탈전으로 더욱 오른다고 내다봤다. 중국의 경우 과거 석탄 발전을 선호했지만 최근 호주산 석탄 수입을 거부하고 다른 곳에서 수입처를 찾고 있다.
국제 석탄 가격은 최대 수입국인 중국이 갑자기 변덕을 부리자 13년 만에 최고치로 급등했으며 전력난에 빠진 중국 정부는 천연가스 수입에 눈독을 들이는 분위기다. 중국의 LNG 수입량은 2015년 세계 대비 8%에서 올해 20%로 늘었고 올해 1~8월 액화천연가스(LNG) 누적 수입량은 5180만t으로 세계 최대 규모였다. 니혼게이자이는 결국 전력이 모자란 유럽과 중국이 천연가스를 두고 쟁탈전을 벌인다고 예상했다.
문제는 공급이다. 세계 최대 LNG 생산국인 미국은 지난 1~7월 사상 최대 규모의 수출을 달성했지만 액화 설비를 최대 규모로 돌리고 있어 지금보다 LNG 생산을 늘릴 여력이 없다. 호주와 카타르 등 다른 주요 생산국도 증산 여력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중국의 정전사태와 유럽에서의 전기요금 급등으로 천연가스 수요가 급증하면서 가스 부족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추울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겨울을 앞두고 천연가스 수급 부족이 유가 상승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올 겨울을 앞두고 국제유가가 비정상적으로 급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은 이미 나오고 있다. 주요 산유국들인 OPEC+가 석유 수요가 많은 미국과 인도 등으로부터 증산하라는 요구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산유량을 유지하기로 함에 따라 예상 밖의 급격한 유가 상승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에너지 정보업체 JTD 에너지서비스의 최고 전략가 존 드리스콜은 이날 경제전문방송 CNBC에 출연해 OPEC+의 이번 결정은 신중하긴 했지만 현재 진행 중인 에너지 사태와 앞으로 있을 공급 차질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드리스콜은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상승할 가능성도 있지만 이것은 북극발 한파, 생산과 수송의 차질 같은 것에 달려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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