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서 고개숙인 한성숙.."연말까지 리더십·구조 변화"(종합)
네이버 '직장내 갑질' 문제로 여야 질타
거듭 사과한 한 대표, 연말 큰폭 변화 시사
"경영진 모두 책임, 고인·직원 등에 사죄"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전체적으로 다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연말까지 네이버의 구조와 리더십을 바꿔나가는 과정을 밟고 있으니 지켜봐달라.”
한 대표는 올해 잇따른 직장내 갑질 사건으로 곤욕을 치른 네이버의 수장인만큼 이날 여야 의원들로부터 집중 포화를 맞았다. 네이버는 지난 5월 내부 직원이 극심한 업무상 스트레스와 상사의 상습적 폭언으로 극단적 선택을 해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든 바 있다. 이에 고용부는 네이버에 대한 특별관리감독에 들어갔고, 지난 7월 ‘직장내 괴롭힘이 만연했다’는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고용부가 특별근로감독 통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57%가 직장내 괴롭힘 경험이 있다고 했다”며 “2000명 중 10%는 굉장히 큰 숫자다. 신고자에게 직무를 부여하지 않는 등 2차 가해도 있고, 심지어 극단적 선택을 한 직원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 대표는 “현재 네이버는 고용부의 특별관리감독을 받은 후 관련 사안들에 있어 시정 조치를 취하고 있고, 별도로 태스크포스팀(TFT)를 만들어 (사안들을) 계속 지켜보고 있다”며 “(신고자 등의 불리한 처우에 대해선) 보고 받은 바로는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 5월 직원 사망 사건의 실질적 가해자로 꼽히는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를 거론하며 징계 조치가 없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최 대표가 네이버 내부 직책을 자진 사임한 것이지, 회사의 별도 징계가 없었다는 노웅래 민주당 의원의 지적이다. 장철민 민주당 의원도 “특별한 징계가 없었던 배경에 이해진 창업자와 최인혁 대표가 특별한 관계라는 얘기도 나온다”며 날을 세웠다.
이에 한 대표는 “최인혁 대표는 현재 단계를 밟아서 조치하고 있다”면서 “앞서도 사외이사로 구성된 리스크관리위원회가 경고 조치를 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대표 “경영진 모두 책임, 리더십 바뀌는 과정”
한 대표는 네이버 내부 문화와 제도에 있어 큰 문제점이 발견된 만큼, 자체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사건 이후) 네이버 내부에 미흡한 부분들이 있다는 것을 다시금 알게 됐다”며 “고인의 사망과 관련해 매우 충격을 받았고, 또한 바꿔야 할 부분은 다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가족분들은 물론, 내부 직원 및 동료들의 실망감도 큰 것으로 알고 있다”며 “책임져야 할 부분 있다면 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우리 내부 제도도 바꿔야 할 것이 있으면 적극 바꾸겠다”고 덧붙였다.
리더십 전체의 변화도 감지된다. 한 대표는 이날 국감장에서 “경영진 모두가 관련된 부분 책임이 있다. 그 부분 대해서 연말까지 방안 마련하겠다”며 “연말까지 네이버의 구조와 리더십이 모두 교체되는 과정이 진행될 예정인만큼 잘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국감에선 네이버의 직장내 갑질 사건 재발 방지 대책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는 의원들의 요청도 나왔다. 이수진 의원 등은 노동조합과 공동조사를 하는 방안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이에 대해 한 대표는 “내부적으로 검토 중에 있다”며 “고용부 특별관리감독을 받은 후 나온 권고안에 있어서도 계획안을 마련 중에 있다”고 말했다.
윤미향 민주당 의원은 네이버의 직장내 갑질 자체 조사와 관련해 외부기관 선정 등의 신뢰성 문제를 거론하기도 했다. 윤 의원이 “네이버가 의뢰한 외부기관이 철저히 사용자 중심으로 조사가 진행됐던 것 같은데 신뢰성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자 한 대표는 “현재 제3의 기관을 이용하곤 있지만, 이런 부분에서 문제 발생할 수 있는만큼 좀 더 독립적인 구조를 갖추기 위해 빠르게 대응하겠다”고 답했다.
자회사인 ‘해피빈’에서 발생한 직장내 갑질 논란과 관련해서도 “네이버의 문화가 바뀌면 이에 준하는 변화가 자회사에서도 일어날 것”이라며 “네이버 전체 문화를 바꾸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이날 국감장에서 거듭 고개를 숙였다. 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으로서 문제를 일으킨 점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그는 “이번 사건들을 계기로 네이버 내부의 충격이 많다”며 “사망한 고인뿐만 아니라 직원, 유가족들에게 가장 먼저 사과드리고, 사회를 선도해야 할 플랫폼 기업으로서 이런 모습을 보여드린 것에 대해서도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정유 (thec9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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