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1위 겨냥한 이낙연.. "국정 경험 부족 곧 드러나게 될 것"

장혜진 2021. 10. 6.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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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경선후보 이낙연 인터뷰
文 정부 공정 상처 가장 아쉬워
원팀 불복하는 사람은 없을 것
민주당 가치는 인권·약자 배려
지도자 갖출 덕목은 통찰·신뢰
이재명 후보는 순발력 뛰어나
토론은 토론장서 끝내야 온당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선 경선 후보가 6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가진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그간 경선 과정에 대한 소회와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및 향후 수사와 관련한 입장을 말하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선 경선 후보는 6일 “경험이 모든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무의미한 경험은 없다. 경험의 부족은 곧 드러나게 된다”며 상대 후보들에 대한 우려와 자신감을 동시에 나타냈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가진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현재 여야 1위 대선주자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경선 후보가 모두 국회의원 경험이 없다는 사실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이 후보는 소회를 묻는 말에 “평상심대로 하고 있다”고 짧게 답했다. 그는 “최종 대선 후보가 결정된 이후에도 민주당의 ‘원팀 기조’는 가능하냐”는 질문에는 “그거 아닌 방법이 있느냐. 국회의원 정도이면 불복하는 사람은 한 분도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민주당은 오는 9일 경기도, 10일 서울을 끝으로 지역순회 경선의 대장정을 마무리한다. 다음은 이낙연 후보와 일문일답.

―문재인정부 초대 국무총리로서 가장 아쉬운 점은.

“공정이 상처받는 것이 많이 아쉽다. 어느 한 정부의 잘못이라고 단순화해서 볼 것은 아니다. 공정의 확립이라는 것은 영원한 과제다. 공정을 시대에 맞게 빨리 재정립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남북관계를 좀 더 진전시켰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는데, 군사적 긴장이 완화되고 휴전선에서의 군사적 충돌이 한 건도 없었다는 것은 작지만 큰 진전이다.”
―공정이 상처받은 구체적 사례가 무엇인가.

“공정의 개념이 복잡해졌다. 과거에 통용되던 공정 개념이 현재는 받아들이기 어렵게 됐다는 식의 변화가 있는 거랄까. 다만 ‘어떤 사건들이 공정을 깨트렸다’라고 단순화하진 않았으면 한다.”

―문재인정부 임기 내 남북관계 회복 모멘텀이 두세번 있을 거라 했는데.

“연내에라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종전선언, 남북연락사무소 재개를 논의할 당국 간 회담이나 정상회담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일본통으로 유명하다. 다음 정권이 풀어야 할 한·일관계 해법은.

“아베 전 총리 이후에 두드러지게 된 역사수정주의, 굉장히 내향적으로 변해가는 사회의 틀을 깨야 한다. 그런데 만만치 않을 것이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얼마나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인데, 그래도 일말의 기대를 한다면 그분이 외상(외교부장관)을 경험했던 분이기 때문에 외교당국 간 협의에 맡겨두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을 스가 전 총리보단 좀 더 많이 갖고 있을 거라고 본다. 아베 전 총리에 비해 역사수정주의의 족쇄에 덜 짓눌려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일말의 기대를 가진다. 뿌리를 각자 내리고 있지만 바람 부는 데 따라서는 잎사귀를 서로 기댈 때가 있지 않나. 외교관계라는 것은 뿌리가 합쳐지는 건 아니지만 그걸 만들어내는 기술이 있다. 거기(외교 당국)에 맡기면 된다.”
―민주당의 정신은 무엇인가.

“대칭되는 개념은 아니지만, 민주와 효율이라는 것이 있다면 민주를 상대적으로 더 중요시하고, 분배와 성장이 있다면 분배를 상대적으로 더 중요시하는 것이다. 평화와 이념이 있다면 평화를 상대적으로 더 중시하는 것이다. 민주주의, 인권, 약자 배려, 평화, 이런 것을 중요시해온 정당, 그것이 민주당의 가치다.”

―전남·광주 경선의 승리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지금 이 시기에 투표권을 가진 분들의 바람이 그런 식으로 반영된 것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겸허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당사자 네가 분석해라’, 이건 가혹한 질문이다.”
―상대적으로 여성 지지층이 많다. 이유는.

“여야 경쟁자들과 다르다. 적어도 청년층이나 여성들이 다른 후보들에 대해서 위화감을 갖고 계신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이다.”

―현재 한국 사회가 필요로 하는 지도자의 덕목과 요건은.

“통찰과 신뢰다. 저를 지지하시는 분들은 민주당다운 가치, 민주당이 지금까지 지켜왔던 전통과 자부, 프라이드를 상대적으로 중요시하는 분들이겠죠. 지도자의 덕목은, 다수 국민이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시대는 어떻게 바뀌어 갈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 사회가 뭘 미리 준비하고 있어야 하는가, 그걸 아는 것이 통찰이다. 신뢰라는 것은 국민이 보기에 저 지도자라면 그냥 안심하고 있어도 될 것 같다, 불안불안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그런 게 신뢰 아닌가 싶다. 그 점에서는 제가 비교적 가깝다고 생각한다.”

―이재명 후보는 어느 정도 해당하나.

“아직도 자세히는 모르겠다. 근데 느낌으로는 순발력이 빼어난 분이라 느낀다. 그것도 장단점이 있겠죠.”
―어제 TV토론에서 후보가 ‘대장동 의혹’을 지적하자 이재명 후보는 ‘민주당 소속이 아니시냐’고 반문했다. 어떤 생각이 들었나.

“토론은 토론장에서 끝내야 한다. 나가서 다른 소리 하는 것은 온당한 게 아니다. 몇몇 사람들이 그런 식으로 하는데 저는 그런 소리 한 적이 없다. 그건 공정하지 않다.”

―여야 1위 주자들 모두 국회의원 경험이 없는데.

“전직 고위인사 가운데 검찰 출신이 계셨다. 사적인 자리 화제의 거의 전부가 검사 시절 얘기였다. 머릿속을 그것이 다 차지하고 있다는 얘긴데 그래서 국정을 균형 있게, 유연하게 할 수 있는가 하는 걱정은 있다. 그런 것마저도 국민이 선택하는 게 아닐까 싶다. 경험의 부족은 곧 드러나게 된다.”

장혜진·최형창·김현우 기자 jangh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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