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아베와 정치적 소신 달라 한일 갈등 더 악화시키진 않을 듯"

조은효 2021. 10. 6.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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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일본 내 한일 전문가들에 따르면 아베 신조 전 총리 등 자민당 극우세력들이 감정적, 심리적으로 한일 관계의 '갈등 제조기'와 같았다면, 기시다 후미오 신임 총리는 적어도 관계 악화를 부추기는 행보는 자제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기시다 신임 총리에 대한 일본 측 한일 관계 전문가들의 기본적인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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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내 전문가가 보는 한일 관계
기미야 다다시 교수, 日 먼저 나서진 않지만 北문제 따라 변화 가능
오쿠조노 히데키 교수, 자기 정치색 내기 어려워 중의원선거 압승이 중요
기시다 후미오 日총리
기미야 다다시 교수
오쿠조노 히데키 교수
【파이낸셜뉴스 도쿄=조은효 특파원】 "잘 드러나진 않으나, 기시다 총리가 가진 정치적 소신은 아베 전 총리와는 태생부터 다르다." (오쿠조노 히데키 일본 시즈오카현립대 교수)

"기본적으로 일본 우익에 기반한 역사 인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 아니다." (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6일 일본 내 한일 전문가들에 따르면 아베 신조 전 총리 등 자민당 극우세력들이 감정적, 심리적으로 한일 관계의 '갈등 제조기'와 같았다면, 기시다 후미오 신임 총리는 적어도 관계 악화를 부추기는 행보는 자제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기시다 신임 총리에 대한 일본 측 한일 관계 전문가들의 기본적인 평가다.

다만 외무상 재임 당시 한일 위안부 합의(2015년)의 서명 당사자였고, 총리가 되는 과정에서 아베 전 총리와 아소 다로 자민당 부총재의 조력이 결정적이었다는 점을 비춰볼 때 먼저 나서서 관계 개선의 동력을 만들어내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기미야 다다시 일본 도쿄대 교수는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북한 핵문제가 고조되거나, 북미 협상이 진전되는 등 북한 문제에 따라 한일 관계가 움직일 수 있다"면서도 "한일 관계만 놓고서는 일본 스스로 주도적으로 뭔가를 해보겠다는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기미야 교수는 "일본의 정권이 바뀌었다고 해도 징용, 위안부 배상 판결의 해결책은 한국이 제시해야 한다는 일본 정부의 기본 입장이 바뀔 가능성이 없다"면서 "내년 한국 대선 후 출범할 '새 정권과는 뭔가 해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기시다 총리가 원폭 투하지역인 히로시마 출신으로 전후 일본 외교의 근간이 된 요시다 노선(재무장 대신 주변국과 협력 속 경제발전)에 기반한 고치카이(굉지회, 기시다파)의 수장이라는 점을 주목했다. 고치카이는 자민당 온건 보수파, 비둘기파로 불리는 파벌이다.

기미야 교수는 "기시다 총리는 이번 선거에서 아베 전 총리의 지원을 받았기 때문에 '신세'를 갚기 위해, 말로는 아베 노선을 계승하겠다고 하겠지만 전후 요시다 노선에서 벗어나려고 했던 아베 전 총리와는 달리 전후 일본외교 질서에서 크게 벗어나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 "북한 핵·미사일 위협과 중국의 부상, 미·중 대결 등으로 전후 일본 외교의 근간이었던 요시다 노선을 그대로 따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부연했다. "개헌에 대해서도 아베 전 총리의 지지를 받기 위해 개헌하겠다고는 했지만 본심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안정감'이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쿠조노 히데키 시즈오카현립대 교수는 본지 통화에서 기시다 총리에 대해 "아베 전 총리와 정치적 소신 자체가 다른 인물"이라며 "동시에 자기 색깔은 분명 있지만 잘 드러내지는 않는 것도 특성"이라고 설명했다.

오쿠조노 교수는 "일국의 총리로서 자신의 색채를 드러내야 할 것이나 현재의 정치구도상 기시다 컬러를 내기까지는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달 말 중의원 선거와 내년 7월 참의원 선거에서 누가 봐도 압승이라고 할 만한 결과를 안아야 비로소 자기 정치를 할 수 있을 것이며 그때까지는 한일 관계 역시 이대로 끌고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위안부 합의 서명 당사자로서, 이를 사실상 파기한 문재인 정권의 주장에 맞게 입장을 바꾸기도 쉽지 않은 형국"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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