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개막 프로농구는 춘추전국시대"

박관규 2021. 10. 6.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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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3강6중1약' 예상
"KT·SK·KCC 압도적 전력으로 보기 힘들어"
KT 허훈(왼쪽)이 지난달 12일 경북 상주체육관에서 열린 KBL 컵대회에서 2쿼터 마지막 버저비터를 성공시킨 뒤 동료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상주=연합뉴스

지난 시즌 안양 KGC인삼공사의 우승을 전망한 농구인은 많지 않았다. 제러드 설린저를 시즌 도중 영입하며 단번에 우승팀으로 올라선 때문이다. 올 시즌은 상당수 팀이 트레이드와 역대급 신인 보강으로 전력 극대화를 이룬데다, 기량 높은 외국인 선수가 잘 눈에 띄지 않아 판도 전망이 더욱 더 쉽지 않다. 절대강자 약자가 없는 춘추전국시대가 펼쳐진다는 예측 속에, 전문가들은 조심스럽게 수원 KT와 서울 SK, 전주 KCC를 3강으로 꼽았다.

9일 개막을 앞둔 2021~22 프로농구 정규시즌에서 전문가들이 6일 예상한 판세는 ‘3강 6중 1약’이다. 10개 구단 전력이 엇비슷해 강약구도를 확신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3강 팀도 상대적으로 전력이 탄탄한 것일 뿐, 압도적인 우승전력으로 보긴 힘들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대다수 전문가가 올 시즌 우승 전력을 갖췄다고 본 KT는 이미 지난달 30일 열린 미디어데이에서도 6개 구단 사령탑이 우승 후보로 지목한 팀이다. 허훈 김동욱 양홍석 등 리그 정상급 국내 선수에, 국가대표 센터 하윤기 영입, 내·외곽 능력을 갖춘 외국인 선수 캐디 라렌 합류 등으로 기량이 절정에 달했다는 분석이다. 추승균 해설위원은 “4강만 목표로 해서는 안 되는 멤버로 이뤄져 있다“며 “다만 허훈이 발목 부상으로 빠진 시즌 초반을 잘 견뎌야 한다”고 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팀 전주 KCC도 강팀으로 꼽혔다. 지난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송교창과 라건아를 붙잡으며 전력 누수가 거의 없고, 국가대표 출신 슈터 전준범 영입으로 공격력 강화까지 이뤄졌다는 평이다. 이상윤 해설위원은 “기존 손발을 맞춰온 선수 구성이 매우 좋다. 여기에 국가대표 가드 이정현이 올 시즌을 마치면 자유계약선수가 된다는 점도 팀 성적 상승 원동력”이라고 분석했다.

서울 SK 선수들이 지난달 18일 경북 상주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진 2021 MG새마을금고 KBL 컵대회 결승전 우승을 차지한 뒤 전희철 감독을 헹가래치고 있다. 상주=연합뉴스

정규시즌 전초전인 KBL 컵대회 우승컵을 안은 SK도 활약을 기대했다. 국가대표 포워드 최준용이 부상에서 돌아왔고, 김선형, 안영준, 허일영, 자밀 워니 등도 좋은 컨디션을 보이며 짜임새 있는 라인업이 조성됐다는 의견이다.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사령탑이 바뀐 점도 시너지를 줄 수 있는 요인이다. 김동우 농구대표팀 코치는 “두터운 선수층이 컵대회와 연습경기에서 드러났다. 워니가 SK와 3번째 시즌을 맞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컵대회 준우승팀인 원주 DB도 강호로 지목됐다. 우승전력으로까지 꼽은 신기성 해설위원은 “센터 김종규와 가드 허웅이 좋은 컨디션을 보이고, 레나드 프리먼 등 외국인 선수도 괜찮다. 연말 강상재까지 합류한다면 조화로운 포지션 구성이 이뤄져 좋은 성적까지 기대된다”고 했다.

지난 시즌 우승팀 안양 KGC인삼공사는 설린저와 재계약에 실패했고 포인트가드 이재도를 LG에 내줬지만, 오세근 양희종 전성현 문성곤 등 리그 최강으로 꼽히는 국내 선수들이 건재해 6강 진입은 무난하다는 평이다.

고양 오리온은 이승현 이종현 등 빅맨에, 이대성 한호빈 등의 정교한 외곽, 그리고 세르비아 국가대표를 지낸 미로슬라브 라둘리차가 가세해 시즌 전망을 밝게 한다는 의견이다.

울산 현대모비스도 6강 전력으로 꼽았다. 함지훈 최진수 장재석 등 안정적인 국내선수 구성을 장점으로 전문가들은 봤다.

창원 LG는 이재도 김준일 등 대대적인 선수 보강이 이뤄졌지만, 조직력이 완벽하지 않다는 점을 아쉬움으로 꼽았다.

팀명과 연고지가 바뀐 대구 한국가스공사는 두경민의 가세로 유도훈 감독 특유의 조직력 농구가 극대화될 전망이다. 추승균 위원은 “김낙현 두경민 차바위 등 리그 최강 앞라인이 형성돼 있고, 이대헌과 신인 신승민 포스트에, 그리고 NBA경력자 앤드류 니콜슨까지 있어 다크호스를 넘어 우승도 바라볼 수 있다”고 했다.

대다수 전문가는 서울 삼성을 베일에 싸인 팀으로 보며 1약으로 선정했다. 컵대회를 불참해 전력노출이 안된 데다, 비시즌 동안 눈에 띄는 전력보강조차 이뤄지지 않아 판단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올 시즌 역시 최대 변수는 외국인 선수가 될 전망이다. 팀마다 의존도가 높은 만큼, KBL리그에서 이들이 초반 어떤 적응력을 보이느냐에 따라 팀 성적이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는 공통된 의견이다. 이상윤 위원은 “외국인 선수 장단점이 아직 드러나지 않아 정확한 판세 분석은 어렵다. 설린저처럼 맹활약하는 선수가 등장한다면 순위는 언제든 뒤집힐 수밖에 없다”고 했고, 김동우 코치는 “올 시즌은 외국인 선수 변화가 많다 보니 섣불리 예측할 수가 없다. 1라운드가 지나 봐야 각 팀 전력이 드러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시즌은 삼성, SK, 오리온, KGC인삼공사, KT 등 수도권 지역 5개 팀 홈 경기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무관중으로 열린다. 비수도권 지역 구단인 DB, KCC, 한국가스공사, 현대모비스 등은 경기장 수용 인원의 최대 20%까지 관중을 받고, LG는 11일 홈 개막전에만 20%까지 관중을 받고 이후에는 무관중으로 홈 경기를 운영한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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