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서민 상대로 수수료 폭리 취한 주택금융공사

조희연 2021. 10. 6.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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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가 지난 5년 반 동안 중도상환 수수료로 벌어들인 수익이 5대 시중은행의 1.6배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주금공이 중도상환 수수료로 벌어들인 수익인 316억원은 같은 기간 5대 시중은행의 평균 수익인 214억원의 1.5배다.

민형배 의원은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과 이에 따른 가계부채 증가로 고통받는 서민들을 상대로 주금공이 민간 시중은행보다 많은 중도상환 수수료를 수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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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중도상환 수익 2031억원
5대 시중은행보다 1.6배 많아
고승범 "요율 절반 인하 검토 중"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6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의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가 지난 5년 반 동안 중도상환 수수료로 벌어들인 수익이 5대 시중은행의 1.6배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서민의 주택 금융지원을 위해 설립된 공사가 시중은행보다 더 많은 수수료 수익을 내는 건 문제라는 지적이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정책금융기관의 수수료 문제를 손보겠다는 뜻을 밝혔다.

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형배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주금공이 벌어들인 중도상환 수수료 수익은 2031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5대 시중은행(국민·농협·신한·우리·하나)의 평균 중도상환 수수료인 1297억원보다 많다.

연도별로 보면 주금공의 중도상환 수수료는 2016년 700억원에서 2017년 357억원, 2018년 211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하지만 이후 2019년 330억원으로 다시 늘었고, 지난해에도 316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는 117억원이다.

주금공의 중도상환 수수료 문제는 이미 수차례 지적됐으나 시정되지 않고 있다. 2019년 국정감사결과보고서에는 “중도상환 수수료를 적극적으로 인하하는 계획이 필요하다”고 명시되기까지 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크게 달라진 건 없다. 지난해 주금공이 중도상환 수수료로 벌어들인 수익인 316억원은 같은 기간 5대 시중은행의 평균 수익인 214억원의 1.5배다. 올해 상반기 수익 117억원도 5대 시중은행 평균인 87억원의 1.4배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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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상환 수수료는 대출자가 약정 만기 전에 대출금을 상환할 경우 지불해야 하는 수수료다. 주금공은 △보금자리론 △디딤돌대출 △적격대출을 3년 이내에 중도 상환한 차주에게 최대 1.2% 수수료를 받고 있다. 5대 시중은행 중 신한은행은 수수료가 1% 미만이고, 나머지 4곳은 1.2∼1.4%로 주금공과 비슷한 수준이다.

민형배 의원은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과 이에 따른 가계부채 증가로 고통받는 서민들을 상대로 주금공이 민간 시중은행보다 많은 중도상환 수수료를 수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도 중도상환 수수료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고 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책금융기관에서 하는 정책모기지에 대해서는 수수료를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기존 1.2% 수수료율을 절반 수준(0.6%)으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시중은행의 중도상환 수수료에 대해서는 “시중은행 수수료가 사라지면 단기적으로 가계대출이 늘어나고 미스 매치가 생길 수 있어 한꺼번에 없애기 쉽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금공 측은 “2015년도에 수수료율을 1.5%에서 1.2%로 인하하고, 그 후에도 대출 감면 제도를 활성화시키려 노력했다“면서 “중도상환수수료 부담을 낮출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는 계속 고민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조희연 기자 ch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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