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새 시총 150조 증발..개미 투심 꺾였다
이달 시총 2,657조→2,507조로
코스피 2,908..작년말 수준 후퇴
코스닥은 1년래 최대폭 하락 '패닉'
1,514개 종목 중 1,261개 떨어져
빚투·변동성·양도세 '3중고'에
연말까지 개인수급 개선 어려울듯
코스피가 6개월 만에 3,000선이 무너진 이튿날 곧바로 2% 가까이 또 급락하며 2,900선마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렸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이 집중돼 있는 코스닥은 1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지며 패닉 장세가 연출됐다. 경기 침체 속 물가가 오르는 비관적 상황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와중에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일 수 있는 뉴질랜드의 기준금리 인상 등 새로운 악재가 유입되면서 투자 심리가 잔뜩 움츠러들었다. 증시가 출렁일 때마다 자금을 쏟아부으며 소방수 역할을 자처했던 동학개미의 매수 화력도 눈에 띄게 줄어들면서 연말 국내 증시가 힘이 빠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6일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53.86포인트(1.82%) 하락한 2,908.31에 마감해 가까스로 2,900선을 사수했다. 지난해 12월 30일(2,873.47) 이후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치며 고점(종가 기준) 대비 12.01% 떨어졌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과 기관이 각각 1,760억 원, 850억 원을 순매수했고 외국인이 2,790억 원을 팔았다.
코스닥은 무려 33.01포인트(3.46%) 급락한 922.36에 마감해 지난해 10월 26일(-3.71%) 이후 최근 1년 새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지금껏 저가 매수 전략을 고수하며 급락을 기회로 삼았던 개인이었지만 이날에는 코스닥시장에서 900억 원 매도 우위를 보이며 사뭇 달라진 태도를 보였다. 외국인도 540억 원을 팔았고 기관은 1,350억 원을 샀다. 코스닥시장은 이날 장중 5%에 달하는 급격한 변동성을 보였다. 양대 시장은 10월 들어 3거래일 연속 급락하면서 시가총액이 2,657조 원에서 2,507조 원으로 급감했다.
이날 장 초반 코스피가 미국의 훈풍을 이어받아 1% 넘게 오르면서 3,000선을 회복할 수 있다는 기대가 피어났지만 이내 투자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급락세로 돌아섰다. 코스닥은 이날 전체 1,514개 종목 가운데 83%에 달하는 1,261개가 하락해 지난해 3월 19일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1,293개 종목이 내린 후 하루에 가장 많은 종목들이 내림세를 기록했다.
이날 급락세는 최근 지속된 도미노 악재에 약해질 대로 약해진 투자 심리가 결정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정책을 정상화할 채비에 나선 가운데 공급 차질과 에너지난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졌고 미국의 부채 한도 협상도 난항을 겪으면서 시장이 악재에 취약해진 상황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시장의 하락 전환에 특별한 이유가 있다기보다 ‘올라오면 판다’는 불안한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높은 변동성은 반등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가 약하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코스닥은 이날 오후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1.56% 넘어서면서 성장주 중심으로 타격을 준 가운데 반대매매에 대비한 물량이 나오고 매수 주체도 뜸해지면서 낙폭이 깊어진 것으로 보인다.
경기·물가·공급망 등 시장을 누르는 중요한 변수가 실마리를 찾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것도 문제지만 이날 코스닥처럼 수급 공백도 시장의 불안을 키우는 요소로 거론된다. 코로나19 이후 공포가 시장을 잠식할 때마다 외국인·기관이 던진 물량을 모두 빨아들였던 개인의 매수 열기가 최근 확연히 식고 있다. 올 1월 26일 코스피가 2.14% 하락하자 4조 4,000억 원을 사들여 지수를 지지했던 개인은 지수가 1.82% 밀린 이날에는 1,700억 원 사는 데 그쳤다. 양대 증시 속 개인의 순매수액은 올 1분기 37조 7,000억 원, 2분기 17조 4,000억 원, 3분기 16조 1,000억 원, 10월 1조 원으로 나날이 쪼그라들고 있다. 투자자 예탁금은 올 5월 한때 78조 원까지 늘었던 최근 69조 원에서 정체된 상황이다.
최근 신용거래의 길이 차단되고 올해 매수한 종목의 대부분이 손실권에 접어들면서 자신감이 꺾인 것이 매수 둔화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금융 당국은 증시가 변동성을 보일 수 있다면서 ‘빚투(빚내서 투자)’에 거듭 경고의 목소리를 냈고 증권사에 신용거래 융자 한도를 관리하라고 주문했다. 더구나 대주주 양도세 회피 수요로 연말이면 어김없이 개인이 매도 우위를 나타냈기에 남은 하반기 개인의 수급이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나정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매수 자금 여력 한정, 대출 규제 등이 개인의 매수세 둔화에 영향을 줬다”며 “단기적으로 미국의 부채 한도 협상 일단락이 중요하며 중국의 전력난을 해소시켜줄 수 있는 뉴스가 지수가 반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배 기자 bae@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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