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두 남자의 특별한 동행..영화 '행복의 나라로'

강애란 2021. 10. 6.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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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공개된 '행복의 나라'는 벼랑 끝에 선 두 남자의 동행을 따뜻한 시선으로 따라가며 위로를 전한다.

탈옥수 '203'(최민식 분)은 시한부 판정을 받은 직후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일이라도 있는 듯 도주를 감행하고, 돈이 없어 약을 훔쳐 목숨을 연명하는 희귀병 환자 '남식'(박해일)은 약을 훔친 일이 탄로 날까 봐 노심초사하다 엉겁결에 203을 돕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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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임상수 감독 6년 만의 신작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행복의 나라로'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6일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공개된 '행복의 나라'는 벼랑 끝에 선 두 남자의 동행을 따뜻한 시선으로 따라가며 위로를 전한다.

탈옥수 '203'(최민식 분)은 시한부 판정을 받은 직후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일이라도 있는 듯 도주를 감행하고, 돈이 없어 약을 훔쳐 목숨을 연명하는 희귀병 환자 '남식'(박해일)은 약을 훔친 일이 탄로 날까 봐 노심초사하다 엉겁결에 203을 돕게 된다. 그렇게 비슷한 처지의 두 사람은 함께 도망을 다니는 신세가 된다.

교도소 내에서 점잖다는 평가를 받는 203과 살기 위해 약을 훔치지만, 어딘가 어리숙해 보이는 남식은 범죄자지만, 위험하거나 나쁜 사람 같아 보이진 않는다. 시골집 마당 빨랫줄에 널린 옷을 슬며시 도둑질하고, 배고픔에 아이들이 먹고 있던 짜장라면을 한 입 크게 뺏어 먹기도 하는 인물이다.

급기야 훔친 영구차에 실려있던 관을 방치하기 미안했는지, 땅속에 묻으려다 그 안에 들어있는 거액의 돈다발을 발견한다. 이렇게 두 사람은 경찰뿐 아니라 돈 주인에게도 쫓기는 신세가 된다. 돈이 잔뜩 든 가방을 짊어지고 쫓기다 잡히고, 다시 도망가는 아슬아슬한 여정을 이어간다.

쫓고 쫓기는 이야기지만 팽팽한 긴장감보다는 느슨함이 느껴진다. 총알 세례를 퍼붓는 총 대신 전기충격기와 가스총이 등장하고, 203과 남식이 훔친 이동 수단은 수박을 파는 고물 트럭, 배달 오토바이다. 이들이 지나치는 길조차 초록 나무가 우거진 숲길로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행복의 나라로'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사실 두 사람에게 자신들을 쫓는 자들은 큰 위협이 아니다. 이들은 죽음을 앞두고 혼자인 사람들이다. 영화 속 남식의 대사처럼 무섭고 쓸쓸하고 외롭다. 그리고 서로의 마음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 큰돈을 손에 쥐고도 곧 경찰에 잡힐 203의 곁을 떠나지 않으려는 남식이나 친절하지 않았던 세상을 대신해 남식에게 사과하는 203은 자신이 힘든 만큼 상대의 힘듦을 헤아릴 줄 안다.

흠씬 두들겨 맞기도 하고, 제때 주사를 맞지 않아 죽을 고비를 넘기기도 한 뒤 도착한 펜션의 푸른 잔디밭에서 두 사람은 털썩 주저앉는다. 이 모습에 울컥하는 감정이 치솟는 까닭은 어느새 이들을 이해하게 되기 때문이다. 힘들기만 했던 여정을 지나온 두 사람이 잠시나마 평온한 시간을 갖길 바라게 된다.

거액의 돈다발을 손에 쥐고도 죽음을 앞둔 203이 원했던 것은, 도주까지 하며 만나고 싶었던 딸과 바다에서 바람을 느끼며 맞이하고 싶었던 마지막 순간이다. 제목에 담긴 의미처럼 행복이란 무엇인지 생각하게 만든다.

영화는 전반적으로 서정적이면서 유쾌하다. 임상수 감독이 '나의 절친 악당들'(2015) 이후 6년 만에 내놓은 신작으로 '돈의 맛'(2012), '하녀', '그때 그 사람들'(2005) 등에서 사회 부조리를 날카롭게 들춰내던 기존의 스타일과는 차이가 있다. 무게감을 내려놓고 캐릭터들의 내면의 깊이를 더했다.

시골 풍경을 배경으로 최민식과 박해일이 보여주는 인간미 넘치는 캐릭터는 매력적이다. 스크린에서 처음 만나는 두 배우의 호흡도 안정적이다. 돈 주인 윤 여사로 특별출연한 윤여정의 특유의 까칠하고 카리스마 있는 역할도 영화를 풍성하게 만든다.

ae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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