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막전막후] '죽음의 조선소' 현대重, 올해만 벌써 4건..5년간 사망사고 16건

김정연 기자 2021. 10. 6.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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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글로벌 1위 조선업체, 현대중공업을 지칭할 때 쓰는 표현이죠. 

그런데 이런 명성에 걸맞지 않게 산재 사망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올해만 벌써 4번째 사망자가 나왔는데요. 

산재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회사는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반복된 사망 사고에 안전에 대한 의식도 느슨해진 걸까요? 

김정연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현대중공업에서 또 사망사고가 발생했어요? 

[기자] 

네. 지난주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협력업체 직원 60대 최 모 씨가 굴착기에 치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당시 작업을 마치고 휴게실로 이동하던 중에 변을 당했습니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사고에 대해 이동 중인 굴착기에 보행자가 치인 사고라는 입장입니다. 

당시 사고 현장을 보시겠습니다. 

노란색과 초록색 부분이 작업자들의 보행로입니다. 

폭이 40cm 정도로 좁아 다니기 어렵고, 가림막 또한 없습니다. 

도로에는 건널목도 표시돼 있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회사의 부실한 안전관리가 이번 사고의 원인이라는 주장이 제기됩니다. 

[현대중공업 협력업체 직원 : 굴착기는 (운전) 사각지대가 너무 많단 말이에요. 블랙박스라도 없었단 말이에요 앞뒤 다. 사전 작업계획도 제대로 세워놓지 않고 신호수도 없이 운행했다는 거는 사고를 막을 수가 없었단 거죠.] 

현대중공업은 경찰의 사고 원인 조사 이후 작업장의 안전 개선과 재발 방지책 마련에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과거 이런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수차례 재발 방지책을 내놨던 거 같은데요.

현대중공업에서 그동안 얼마나 많은 사망 사고가 있었죠? 

[기자] 

최근 5년 간만 봐도 16건입니다. 

2017년부터 현재까지 매년 2건 이상의 사망사고가 발생했는데요. 

추락사와 끼임사, 충돌사 등 매번 비슷한 유형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1973년 창사 이래 발생한 사망사고를 모두 합하면 총 470건이 넘을 것으로 추산됩니다. 

[앵커] 

다른 조선소와 비교하면 어떻습니까?

[기자] 

올해 삼성중공업에서는 지난 5월 추락 사고로 1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요. 

대우조선해양에서는 없었습니다. 

현대중공업에서 4명의 사망자가 나온 지난해에는 삼성중공업 사망자는 1명, 대우조선해양 사망자는 없었습니다. 

[앵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대중공업에서만 유독 이렇게 재해가 발생하는 이유가 있나요? 

[기자] 

일단 소홀한 안전관리가 꼽힙니다. 

지난 2019년 고용노동부가 1년 동안 현대중공업을 점검한 결과 600건이 넘는 안전조치 미비사항이 발견됐습니다. 

또 회사 측이 내놓는 대책의 실효성이 없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지난 5월 추락사 발생 이후 현대중공업은 6월 초 '3중 위험 방어체계'를 구축하는 등 강화된 안전대책을 시행한다고 발표했는데요.

하지만 한 달 뒤 추락사고가 다시 발생했습니다. 

여기에 서너 단계로 구성된 복잡한 하청구조와 수년 전 구조조정으로 부족해진 인력이 중대재해 빈발의 원인으로 지적됩니다. 

[전주희 /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연구원 : 현대중공업은 사실 위험이 전반적으로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상황에서 하청노동자가 급증하고 있고, 안전대책만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가 어렵고 고용구조에 대한 전반적인 개선과 같이 이뤄져야 된다….] 

이런 지적에 대해 현대중공업은 현대중공업의 협력업체 직원 비중이 전체 직원의 절반 정도로, 70% 가까이를 차지하는 다른 조선사들보다 오히려 적은 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앵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행한 사고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근로감독 강화 등 정부 차원의 대처가 필요해 보이는데 현재 어떻습니까? 

[기자] 

고용노동부는 계속해서 특별감독을 실시하고 있고요. 

검찰도 지난 6월 현대중공업 임직원 등 관계자 18명을 기소했고, 최근 한영석 사장에게 벌금 2천만 원을 구형했습니다. 

하지만 고용부의 감독이 형식적이고 수사기관의 형량도 너무 낮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현대중공업 협력업체 직원 : 유독 여기만 사고 나잖아요 여기만. 이렇게 심한 데가 없어요. (안전) 관리가 전혀 안돼요. 사고 계속 날 겁니다. 이걸로 안 끝나요 절대.]

[앵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중대재해 처벌법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아 보입니다. 

어찌됐건 불행한 사고를 막을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건 분명해 보이네요.

김정연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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