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가 인사이드] 보험사가 대출 장사?..삼성 보험사, 주담대 30조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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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출받으시는 분들 사이에 '보험사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대형 은행들보다 좋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부동산을 둘러싼 관심이 워낙 크고 코로나 여파로 금리도 낮아서 대출을 많이 받으셨을 겁니다.
그런데 이 보험사 중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두 삼성 보험사의 대출액이 유독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번 주 금융가 인사이드 시간엔 보험사 대출 이야기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보험사 대출 현황이 어떤지, 이광호 기자가 개략적으로 정리했습니다.
[기자]
지난 6월 말 국내 보험회사의 가계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0조9000억 원이었습니다.
생명보험사가 31조6000억 원, 손해보험사가 19조3000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삼성이 굉장히 두드러집니다.
삼성생명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22조2000억 원가량으로 생명보험업계 전체의 무려 70%를 차지했습니다.
삼성화재는 11조 원으로 손보업계의 57.4%나 됐습니다.
두 회사 합쳐서 30조 원이 훌쩍 넘은 건데, 각각 업계 1위라는 덩치를 감안해도 너무 많습니다.
삼성생명의 운용자산은 250조 원 정도, 그 아래 한화생명은 100조 원인데, 대출액은 삼성생명이 4.6배 많았습니다.
삼성화재 운용 자산은 75조 원가량, 2위인 현대해상은 42조 원가량으로 두 배가 채 안 되는데 대출 차이는 2.7배나 났습니다.
[앵커]
저축은행의 전체 가계대출이 36조 원 정도인데 두 삼성 보험사의 주택담보대출만 33조 원을 넘었다고 하니 적은 액수가 아닙니다.
그렇다면 삼성 보험사가 어떻게, 그리고 왜 이렇게 많은 대출을 팔았는지 그리고 이런 투자 활동의 여파는 어떨지까지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삼성이 어떻게 이렇게 압도적인 대출 실적을 낼 수 있었죠?
[기자]
단순합니다.
금리가 저렴했습니다.
지금 보시는 표는 생명보험 대출 상위 3개 회사의 지난 2019년 이후 평균 주택담보대출 금리입니다.
교보생명은 꾸준히 높고,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이 엎치락뒤치락하는 모습이죠.
그런데 삼성생명은 중신용자들에게 나가는 대출 금리를 크게 낮춰 줬습니다.
최저금리와 최고금리가 0.1%포인트 정도밖에 차이 나지 않거든요.
어차피 담보가 있으니 그 담보의 안정성과 가치만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다면 대출자의 신용도는 중요하지 않다는 자신감이 깔린 결정으로 보입니다.
[앵커]
손해보험사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상위 4개 회사 중 오래전 신규 주택담보대출을 중단한 DB손해보험을 제외한 3개 회사를 보면요.
현대해상은 눈에 띄게 높고 삼성화재와 KB손해보험이 경쟁 중이죠.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삼성화재도 중신용자들의 금리를 낮춰 주는 전략을 사용한 건 똑같습니다.
[앵커]
대출자들에 대한 보험사 나름의 전략적 접근이 유효했단 거네요. 그런데, 보험사가 왜 이렇게 대출 영업에 집중했는지 의문입니다?
[기자]
결국은 선택의 문제였다는 게 보험사 측 설명입니다.
보험사는 그간 주로 국채 등 각종 대형 채권과 주식, 부동산 등에 투자를 해 왔습니다.
그런데 저금리 상황이 길어져 채권으로 수익을 올리기 어려워지다 보니까 수익이 더 좋은 쪽으로 눈을 돌렸다는 건데요.
여기서 다른 보험사는 해외의 고수익 자산을 사들이거나 주식 비중을 늘리는 전략을 취했고, 삼성은 대출에 치중했다는 겁니다.
[앵커]
그러면 이러한 방식으로 삼성 계열 보험사가 얼마나 이익을 올렸죠?
[기자]
그 부분은 비공개 영역이라 추정을 할 수밖에 없는데요.
지난해 이후 올해 6월까지 삼성생명의 단순 평균 금리는 2.86%였는데, 이 기간 주택담보대출은 4조3700억 원 늘었습니다.
굉장히 거친 계산이긴 하지만 연 1250억 원가량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되고요.
같은 방식으로 계산하면 삼성화재는 연 450억 원가량의 이자를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런데 이러면 결국 삼성 계열 보험사가 본업에서 수익을 내기보다는 은행처럼 이자 장사를 했다는 뜻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은행이 막대한 자금을 좀 더 발전적인 곳에 쓰지 못하고 소위 '이자 장사'를 한다는 오랜 비판을 받아왔던 것과 비슷하죠.
물론 아직 삼성생명 기준 운용 자산 대비 주택담보대출은 9%가량으로, 은행과 비교할 바는 아니긴 합니다.
하지만 심지어 금융당국 차원에서 대출에 대한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은행과 유사한 길을 선택했다는 점에선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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