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우리는 굶주린 채 싸웠다" .. 아프간은 왜 탈레반에 점령 당했나

김태욱 기자 2021. 10. 6.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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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파 가파리 아프간 전직 시장 단독 인터뷰.. 필사의 탈출 "희망 잃지 않을 것"
머니S는 지난 5일 자리파 가파리 전 아프가니스탄 마이단샤르 시장(29)과 화상으로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은 머니S와 화상 인터뷰하는 가파리 전 시장(왼쪽)과 지난달 스위스 제네바를 방문한 가파리 전 시장 모습. /사진=김태욱 머니S기자,·가파리 전 시장 트위터
"산속에서 굶주리면서도 아프간 정부군은 최선을 다했어요. 우리는 국제사회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거절 당했고 파키스탄의 지원을 받은 탈레반을 이겨낼 수 없었습니다."

아프가니스탄(이하 아프간)에서 탈출한 전직 아프간 시장이 탈레반 점령 배경을 자세히 전했다.

머니S는 지난 5일(한국시각) 자리파 가파리 전 마이단샤르 시장(29·여)과 화상으로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탈레반이 아프간 수도 카불 진입을 시도할 당시 아프간 군인들은 굶주리고 있었다"며 "당시 아프간 군인의 하루 사망자가 200여명에 달했다"고 전했다.

가파리 전 시장은 아프간 역대 최연소 시장(2018-2021 재임)이자 최초의 여성 시장이다. 그는 지난 2019년 영국 BBC가 선정한 '전세계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0인'으로 선정돼 주목받은 바 있다. 최근에는 차에 숨어 탈레반 검문소를 통과하는 등 어렵게 아프간을 탈출해 화제가 됐다.
지난 8월 당시 외신들은 일제히 자리파 가파리 전 마이단샤르 시장의 탈출 소식을 전했다. /사진=독일 매체 도이체벨레(왼쪽)·영국 매체 BBC


탈레반 못 막은 이유? "아프간 군인들 먹을 식량도 없었다"


가파리 전 시장은 아프간을 떠나 잠시 독일에 체류했다. 현재 브라질을 방문 중인 그는 탈레반이 아프간 수도 카불을 장악하던 당시를 회상하며 아프간 군인들이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최선을 다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프간 군대는 탈레반을 막고자 최선을 다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가파리 전 시장은 "아프간 군인들은 식량이 없어 굶주린 상태였다"며 "심지어 내가 아는 어느 군인은 3일 동안 굶었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시장 재직 이후 중앙정부 국방부에서 근무한 가파리 전 시장은 "탈레반이 아프간을 점령하던 지난 3개월 동안 일일 사상자가 최소 200명이 넘었다"고 전했다. 또 "이는 우리(국방부)의 공식적인 통계일 뿐 실제 사망자는 더 많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가파리 전 시장은 아프간 정부군이 월급은커녕 식량도 제대로 보급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카불 함락) 당시 정부군은 국제사회가 그동안 지급해오던 식품과 탄알을 제대로 보급받지 못했다"며 "아프간 군인들은 굶주리는 상황까지 내몰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산속에서 국경을 지키기 위해 매복해있던 수많은 아프간 정부군은 국제사회에 공습을 요청하는 등 최선을 다했으나 결국 거절당했다"며 "우리는 파키스탄의 지원을 받는 탈레반을 이겨낼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국제사회가 우리를 적에 팔아 넘겨" … "미국만의 문제 아니다"


가파리 전 시장은 국제사회가 아프간을 적(탈레반)에 팔아 넘겼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것은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며 "당장 NATO(북대서양조약기구)도 아프간을 뒤로하고 떠났다"고 덧붙였다.
자리파 가파리 전 마이단샤르 시장은 국제사회가 파키스탄을 제재해야 한다며 "이건 아프간만의 문제가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가파리 전 시장 트위터, 가파리 전 시장 인스타그램
그는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사건으로 미국과 탈레반이 맺은 평화협정을 꼽았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2월 탈레반과 평화협정을 맺었다.

가파리 전 시장은 국제사회가 파키스탄에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는 아프간만의 문제가 아니다"며 "전세계의 미래와 안보가 달린 사안인데 국제사회가 파키스탄을 비호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파키스탄의 지원을 받는 '하카니 네트워크'가 현재 아프간을 이렇게 만들었다"며 "이번 탈레반이 자칭 '정부 구성원'이라고 주장하는 인사들을 보면 알 수 있다. 하카니 출신이 다수 포진돼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현재 탈레반 내무장관인 시라주딘 하카니는 그의 아버지 잘랄루딘 하카니와 함께 하카니 네트워크 조직을 이끈 인물이다.


"언제·어디서 제2의 9·11테러 터져도 놀랍지 않다"


가파리 전 시장은 탈레반의 손아귀에 넘어간 아프간은 국제사회에 많은 메시지를 던진다고 주장했다. 그는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하는 과정에서 국제사회는 한가지 배운 것이 있다"며 "전세계 곳곳이 테러의 위험에 노출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2의 9·11테러가 언제 어디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며 "아프간이 탈레반에 함락된 지금 전세계가 위험에 빠졌다"고 강조했다.

가파리 시장은 한국에 도착한 아프간 특별기여자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그는 "타지생활이 힘든 것을 잘 안다"며 "(탈레반에 맞서는 것을) 절대 포기하지 말자"고 말했다. 그는 "물론 우리가 지금 힘든 상황에 처한 것은 맞지만 항상 그래왔던 것처럼 이겨 낼 것"이라며 "우리(아프간인)는 과거 '탈레반'보다도 더 큰 어려움을 항상 잘 극복해왔다"고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여러분께 하나 약속드리겠다"며 "(나는) 희망을 절대 포기하지 않고 지금처럼 전세계 언론에 우리(아프간인)의 목소리를 대변하겠다"며 밝혔다.
자리파 가파리 전 마이단샤르 시장은 한국에 도착한 391명의 특별기여자에게 "희망을 잃지 말자"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사진=가파리 시장 트위터, 김태욱 머니S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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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욱 기자 taewook970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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