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전 앞둔 벤투 "소속팀과 대표팀 경기력 단순비교는 맞지 않아" [일문일답]
[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시리아전을 하루 앞둔 6일, 대표팀의 수장 파울루 벤투 감독과 선수단 대표 황인범(루빈 카잔)은 온라인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대표팀에 관한 다양한 질문들에 각자의 생각을 밝혔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7일 오후 8시 경기도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2022 FIFA(국제축구연맹)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3차전 시리아와의 홈경기를 가진다.
지난 9월 이라크전 0-0 무승부, 레바논전 1-0 승리로 승점 4점을 기록하고 있는 한국은 현재 이란에 이어 A조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경기들에서 고전을 면치 못해왔던 시리아와의 경기 그리고 9일 이어질 A조 선두 이란과의 경기를 통해 승점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러시아에서 활약하고 있는 황인범은 해외파 선수들의 시차적응, 피로도 관리에 대해 “(해외에서) 올 때마다 힘든 것은 어쩔 수 없다”라고 말하면서도 “최대한 경기에 초점을 맞춰 최상의 컨디션을 내는 것 밖에는 없다”며 시리아전을 앞둔 각오를 밝혔다.
벤투 감독은 최근 부진한 대표팀의 공격력에 대한 질문 세례를 받았다. 특히 최근 소속팀에서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는 해외파 선수들의 활용 방안에 대한 질문에 벤투 감독은 "대표팀보다 각 팀에서 훈련하는 것이 쉬운 파트가 있기에 소속팀에서의 경기력과 대표팀에서의 경기력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본다"라며 자신의 솔직한 의견을 밝혔다. 이어 그는 “어떻게 할지 고민해가며 최대한 많은 기회를 창조해 나갈 수 있도록 준비할 예정”이라고 답하며 시리아전에서는 다소 아쉬웠던 지난 9월의 경기들과는 다른 결과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 이하 황인범 기자회견 일문일답
- 공격 전개 부분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벤투 감독이 어떤 점을 주문했으며 본인이 경기 운영에서 집중하는 부분은 무엇인지?
현재 각 소속팀에서 컨디션이 좋은 선수들이 많다. 제 역할은 그 선수들에게 좋은 공을 공급하는 것이다. 제 장점은 전진패스를 시도하는 것인데 이번 경기에서 더 세밀하게, 정확성을 높이려 하고 있고 감독님도 그런 점을 주문하셨다. (추가적으로) 더 많이 움직여서 제가 공을 받지 못하더라도 우리 팀 선수들에게 공간을 열어주는 역할도 주문했다. 소속팀과 대표팀에서의 역할이 비슷한 것 같으면서 다른데 상대팀에 따라 또 다른 부분이 있어 이번 경기에서의 역할을 모두 말씀드리기에는 조심스러운 점도 있다. 내일 경기에서 최대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
- 최근 이재성이 인터넷 칼럼으로 해외파 선수가 겪는 시차 적응 어려움과 자신만의 극복 노하우를 공개했는데, 미국과 유럽에서 뛰어온 입장에서 얼마나 힘들었는지와 이를 이겨내기 위한 본인만의 방법이 있는지 궁금하다.
이제 어느덧 외국에서 선수 생활을 한 지 3년이 되어가는데 솔직히 (이)재성이형 칼럼을 보진 못해서 어떤 노하우를 썼는지는 못 봤다. 사실 올 때마다 힘든 것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생활적인 부분과 훈련에 있어 힘들다고 처지는 것보다 최대한 재밌게 하려고 형들, 선수들과 소통하고 운동장에서 "이번엔 이런 것들을 해보자"라고 말하며 다양한 시도를 한다. 특별히 하는 것은 없고 잘 먹고 잘 자려고 한다. 시차 문제가 마음 먹은 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 저번 소집 당시 (황)희찬이가 인터뷰 했듯이 수면제를 먹는 상황도 있다. 그럼에도 최대한 경기에 초점을 맞춰 최상의 컨디션을 내려고 하는 것 밖에 없다.
- 대표팀 미드필더진에서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나만의 장점이 있다면?
제가 어떤 소속팀에 있든, 23세 대표팀이든 A대표팀이든 감독님들이 많이 신뢰 해주셔서 경기를 나섰던 편이다. 다만 A대표팀이다보니 (잦은 출전이) 더 부각된 것 같다. 제 장점은 특별한 기술, 테크니컬적인 부분이 아니라 감독님마다 원하는 스타일과 추구하는 전술이 다른데 그것에 최대한 맞추고 녹아드는 점이다. 어떻게 보면 기술적인 부분보다 이 점이 더욱 중요하다 생각해서 그것을 잘 살려서 조금 더 정확성과 과감함을 곁들인다면 더 좋은 선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 벤투호 황태자라는 표현에 대한 본인의 생각은?
방금 답변의 연장선인데 제 소속팀 감독님도 어떻게 보면 벤투 감독님보다 저를 더 좋아해주시고 예전 김학범 감독님도 (저를) 많이 신뢰해주셨다. 다만 A대표팀이라 더 주목 받을 수 밖에 없는 자리다보니 팬들 입장에서 그렇게 생각해서 그런 별명을 붙여준 것 같다. 좋은 의미가 될 수도, 나쁜 의미가 될 수도 있다고 본다. 벤투 감독님만의 황태자가 아니라 어떤 감독님 아래에서도 장점을 발휘할 수 있다고 믿고 있고 자신감도 있기에 좋게 생각하려고 노력 중이다. 중용을 받는 점에 대해 불편하게 생각하는 분들도 계신 것으로 알고 있다. 왜 중용 받는지 매 경기 증명하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늘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 오늘 협회에서 이란 원정에 전세기를 띄우기로 확정했다. 선수로서 전세기를 타고 원정 갈 때의 장점이나 이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너무 큰 차이가 있다. (전세기를 타게 돼) 너무 다행이고 감사하다. MLS에 있을 때 일반 비행기를 타다보니 경유를 비롯해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확실히 회복하기 힘들었다. 러시아에서는 팀 전용 전세기를 타다보니 정말 편리하고 컨디션 회복을 더 빨리 할 수 있어서 충분히 도움이 된다. (이번에) 그렇게 해주시는 만큼 선수들이 잘 준비하고 일단 내일 경기 승리로 승점 3점을 따는게 가장 중요한 목표다. 그 다음 이란전을 잘 준비하는 것이 순서다. 저희에게 (전세기를 비롯해) 편리함을 제공해주시는 것에 대해 선수들이 감사해야 할 부분이라 느끼고 있다.
▶ 이하 벤투 감독 기자회견 일문일답
- 손흥민 선수는 어제 대표팀에 합류했다. 내일 경기 활용 계획이 궁금하다.
손흥민은 선발로 출전 예정이다.
- 중동하면 떠오르는 침대축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추가적으로 시리아가 이라크, 레바논과 다른 점이 있다면?
첫 질문 관련해선 몇 번 언급을 한 것처럼 우리 목표는 최대한 공격하고 우리 스타일대로 경기해 플레이타임을 많이 가져가는 것이다. 두 번째 질문에 대해서는, 모든 팀은 다르다. 상대를 잘 분석해 최고·최적의 정보를 선수들에게 제공하도록 노력하고 최적의 해결책을 찾아야 할 것 같다. 이를 바탕으로 최선의 결과를 내어 승점 3점을 따도록 하겠다.
- 황희찬 선수가 지난달 최종예선에도 좋은 모습을 보였고 최근 EPL 무대에 데뷔해 좋은 퍼포먼스를 보이고 있다. 어떻게 보셨는지?
아주 좋은 리그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황희찬이 첫 발자국을 뗐고 이는 그에게 매우 좋은 일이다. (그가 가진) 몇 가지 특징이나 플레이 스타일을 발전시켜나갈 수 있을 것이다. 예선 1차전에는 하프타임에 투입돼 잘해줬고 2차전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황희찬은 좋은 선수고 빠르고 테크니컬한 특징이 있는 선수로서 그 장점들을 활용할 계획이다.
- 최근 대표팀 공격력이 매우 부진하다. 반면 대표팀 공격수들은 유럽에서 폭발적인 득점 행진을 보이고 있다. 어떤 전술을 사용할 것인지 그리고 그것을 통해 공격진의 위력이 살아날 수 있을 것인지?
최대한 많은 기회를 창조해 나갈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다. 지난 2차전에서 많은 기회를 만들었고, 1차전 또한 좋은 기회가 3개 정도 있었다. 우리 생각처럼 잘 플레이하지 못했지만 이길 수 있던 경기라 생각한다. 내일 어떤 전술로 나갈 지는 경기장에서 보여드리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우리 공격진이 부진하다는 것은 단지 의견일 뿐이다. 그 의견은 존중하지만, 동의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 대표팀보다 각 팀에서 훈련하는 것이 쉬운 파트가 있기에 소속팀에서의 경기력과 대표팀에서의 경기력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본다.
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lucky@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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