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광장] 인플레이션, 국가적 대비 나서야

김충제 2021. 10. 6.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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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 동안 안정됐던 물가가 심하게 요동치고 있다.

생산자물가지수는 2015년 이후 지난해까지 5년간 3% 올랐지만 지난 8월 1965년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인 전년동월 대비 7.3%나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역시 2015년 이후 5년간 5.4% 올랐으나 지난 8월 전년동월 대비 2.6% 상승했다.

현재의 물가상승이 장기적 인플레이션 국면으로 지속될지 여부는 불명확하지만, 각종 자원 공급망과 가격의 급격한 변동성에 국가적 대비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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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 동안 안정됐던 물가가 심하게 요동치고 있다. 생산자물가지수는 2015년 이후 지난해까지 5년간 3% 올랐지만 지난 8월 1965년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인 전년동월 대비 7.3%나 상승했다. 같은 기간 수입물가는 21.6%, 수출물가는 18.6% 인상됐다. 소비자물가 역시 2015년 이후 5년간 5.4% 올랐으나 지난 8월 전년동월 대비 2.6% 상승했다.

현실의 물가는 지수가 급등한 것 이상으로 훨씬 심각하다. 무엇보다 에너지 가격 상승 흐름이 심상치 않다. 서부텍사스산 원유 선물 가격이 배럴당 77.62달러로 연초 대비 60.45% 올랐고, 네덜란드 TTF 가격은 연초 메가와트시당 16유로에서 9월 말 98유로로 급등했다. 호주 뉴캐슬 발전용 석탄 선물 가격은 t당 240달러로 연초 대비 거의 3배가 상승했다. 알루미늄, 구리, 니켈 등 국제 원자재와 곡물 가격도 크게 올랐다.

코로나19로 다국적기업을 중심으로 해외생산 차질과 인력이동, 운송 등 물류난까지 겹치면서 공급망 병목현상 심화가 공급발 인플레이션 압력을 커지게 하고 있다. 탄소중립이 강화되면서 세계 각국이 석탄 생산을 줄이고, 석유·가스 시설투자가 지연되면서 에너지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친환경 에너지 수요가 늘면서 구리·알루미늄 등 원자재 값이 오르고 중국발 전력난이 원자재 가격 인상을 부추기고 있다.

최근의 물가상승을 그린 인플레이션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여기에 세계경제와 금융시장의 인플레이션 발작이 감지되고, 실물경제의 회복 지연으로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마저 대두되고 있다.

적당한 물가 상승은 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될 때도 있지만, 공급발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되면 코로나 이후 기대되던 V자형 경제회복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 될 수도 있다. 백신접종으로 끝날 것 같았던 코로나19도 주기적으로 고개를 들고 있는 가운데 인플레이션은 미국의 테이퍼링을 서두르게 할 수도 있다.

중국은 헝다그룹이 파산위기에 몰리고, 석탄 공급부족으로 전력난이 가중되면서 중국 내 해외기업의 생산에 차질이 생기고,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원자재인 주요 희토류 채굴을 불안정하게 만들어 관련 상품 생산차질과 비용인상을 연쇄적으로 일으키고 있다. 가격도 문제이지만 안정적 자원 확보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에너지를 비롯한 각종 천연자원 최빈국에 속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 경제가 성장세를 유지했던 것은 원유를 비롯한 각종 자원 가격 안정에 힘입은 바가 크다. 지난 9월 우리나라 수출이 558억달러를 기록했다고 환호하지만 전년동월 대비 수입 증가율은 31.0%로 수출 증가율 16.7%를 크게 앞지르고 있다. 무역수지는 42억달러로 흑자를 유지했지만, 지난해 9월 무역수지 흑자액 121억달러와 비교하면 크게 감소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런 수출 채산성 하락은 기업의 수익감소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각종 에너지 가격 인상이 전력 생산단가를 올려 전기요금 인상 등 민생에 미칠 영향도 걱정된다. 현재의 물가상승이 장기적 인플레이션 국면으로 지속될지 여부는 불명확하지만, 각종 자원 공급망과 가격의 급격한 변동성에 국가적 대비가 시급하다.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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