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취록 폭로 정영학 "수익 배분 갈등..독박 쓸까봐 녹음"
남욱·김만배와 사이 틀어져
재개발·재건축 전문 회계사
2015년 대장동 수사때도 제보
◆ 대장동 개발 팩트체크 ⑦ ◆
대장동 비리 의혹에 연루된 천하동인 5호 소유주이면서 로비 의혹이 담긴 녹취록을 폭로해 사실상 '제보자' 역할을 한 정영학 씨(회계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정씨의 녹취록은 6일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국감장에서 '50억원 약속 그룹'이 녹취록에 언급돼 있다고 밝혀 또 파장이 일었다.
정씨는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만배 화천대유 대주주와 남욱 변호사 등과의 대화를 녹취한 배경에 대해 "대장동 수익 배분 과정에서 분쟁이 발생했고, 자칫 혼자 독박을 뒤집어쓸까 봐 녹취를 했다"고 검찰에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를 잘 아는 지인도 "정씨가 대장동 시행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수익이 났고, 큰 수익이 나자 이를 배분하는 과정에서 분쟁이 일어났다고 설명하더라"며 "이 과정에서 정씨 입장에서는 부당한 일들이 발생하자 관련 내용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주요 사안을 녹음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정씨는 오랜 기간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전문 회계사로 활동했다. 그는 도시개발 관련 책을 내고 서울 한 대학원에서 부동산 개발 강의를 하는 등 이 분야의 '전문가'로 통한다. 특히 일반적인 분양방식보다는 지주공동 사업, 조합 방식 등 복잡한 방식의 개발사업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2011년 한 부동산 전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다각도로 사업을 검토하며 사업의 전체 구도를 기획하는 것을 좋아한다"며 "개발사업의 처음부터 끝까지를 책임진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정씨가 부동산 시행사업 전문가라는 이력을 토대로 대장동개발의 수익구조를 설계했다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정씨 지인은 "정씨는 당초 정치권이나 뇌물, 비리 등은 생각하지도 않았는데, 수익 배분 싸움에서 혹시 엉뚱한 제보가 들어갈 경우 혼자 억울한 일을 당할까 봐 녹음을 시작했다더라"며 "자신은 동업자일 뿐인데 마치 주동자, 설계자 등으로 몰릴 수 있다는 압박을 받은 것 같다"고 전했다.
업계에 따르면 김만배 화천대유 대주주와 정씨, 남욱 변호사 등은 수천억 원 수익이 나면서 수십억 원대에 달하는 공동경비에 대한 비용 부담 주체를 놓고 다툼이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수익 분배 비율 문제로 분쟁이 점차 격화됐다는 것. 일각에서는 정씨와 남 변호사가 대장동 이전에 위례신도시 개발을 함께했던 동업자와의 분쟁 문제가 이번 사건의 폭로 계기가 됐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정씨가 이 같은 분쟁 과정을 녹음하면서 사정 당국에 구체적인 내막이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씨는 2015년 수원지검에서 수사한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 당시에도 검찰에 제보자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져 눈길을 끌고 있다. 정씨는 대장동 민관 공동 개발 이전 대장동 개발을 추진했던 사업자들에 대해 제보했고, 검찰은 남 변호사를 포함해 9명을 기소한 바 있다.
[진영태 기자 / 박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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