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신발에 인플레라는 돌 넣고 걸어"

이재철 2021. 10. 6.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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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총재 "6% 성장 어렵다"
7월 낙관론에서 태도 바꿔
신발 속의 3대 돌멩이로
물가인상·양극화·부채 지목

◆ 세계경제 인플레 압박 ◆

"인플레·양극화·부채라는 세 개의 돌멩이가 우리 신발 속에 들어가 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사진)가 글로벌 공급망·인플레이션 위기로 휘청거리는 세계 경제 상황을 이같이 표현하며 회복 둔화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는 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보코니대 영상 연설에서 "IMF가 예상했던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6%)이 다소 기대에 못 미칠 것"이라며 이같이 염려했다.

이는 지난 7월 IMF 전망 때 세계 경제의 견고한 반등세를 기대했던 것과 비교하면 확연히 달라진 시각으로, 세계 경제에 드리워진 불확실성의 파급효과가 커질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세계 경제의 회복세가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후유증 때문에 더디게 전개되고 있음을 강조하며 이를 '신발 속 세 개의 돌멩이'로 묘사했다.

정상적인 걸음을 어렵게 만드는 첫 번째 돌멩이로 그는 국가 간 백신 보급 격차, 회복 대응 능력 차이 등 양극화 문제를 꼽았다.

그는 "미국과 중국, 유럽 선진국 등의 회복세가 여전히 탄력을 받고 있음에도 신흥국·저소득국들의 더딘 회복 격차가 존재한다"며 이로 인해 세계 경제의 완전한 회복이 지연될 가능성을 환기시켰다. 그러면서 올해 6%로 예상했던 IMF의 최근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에 대해 "다소 못 미칠 것"이라고 비관적 입장을 피력했다.

또한 국가별 양극화와 함께 살인적인 물가 상승 압박을 두 번째 위험한 돌로 지목하며 향후 인플레이션 전망에 대해 "매우 불확실하다(highly uncertain)"고 경고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특히 "인플레 기대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과정에서 (이에 따른 대응으로) 금리가 급격히 상승하고 금융 상황이 위축될 수 있다"며 인플레 대응 과정에서 일부 국가가 중대한 위기 전이 상황을 맞을 수 있음을 경고했다.

그는 팬데믹 대응 과정에서 급격히 늘어난 각국의 부채 문제를 세계 경제의 복병(세 번째 돌)으로 지목했다. 그는 "글로벌 공공 부채가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100%에 거의 도달한 것으로 우리는 추산하고 있다"며 급격한 부채 증가로 인해 향후 불확실성 국면에서 재정 대응 여력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성장 회복세 둔화, 인플레발 불확실성 증가로 요약되는 그의 경고만큼이나 미국 월가에서는 최근 에너지 부문의 급격한 가격 상승을 지목하며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상승) 위험성에 숨죽이고 있다. 최근 급격한 에너지 가격 상승은 글로벌 공급망 여파와 친환경 에너지 정책 전환에 따른 수요 불균형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클라우디오 피론 수석시장전략가는 5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산유국들의 추가 증산 거부 결정 이후 급등한 국제 유가 등을 지적하며 "세계 경제의 위험 요인들이 진짜로 스태그플레이션 쪽으로 향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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