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카카오 "한국선 돈 벌기 어렵겠네"..해외로 방향 튼다

임영신,오대석 2021. 10. 6.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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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진 "해외 시너지 본격화"
네이버 올 해외비중 40% 돌파
연말 조직개편도 해외에 초점
김범수 "글로벌 혁신에 집중"
웹툰·웹소설 동남아 본격 공략
블록체인 미래 먹거리로 부상
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고용노동부에 대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직장 내 괴롭힘 등 조직문화 관련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플랫폼 기업을 겨냥한 정치권의 규제 움직임이 거세지면서 네이버와 카카오가 전 세계 시장 본격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골목상권 침해와 문어발식 확장이라는 국내 비판이 커지자 해외에서 성장의 돌파구를 찾겠다는 전략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웹툰 웹소설을 비롯한 콘텐츠를 중심으로 해외 진출을 차근차근 추진해왔다. 하지만 이번 플랫폼 규제 이슈를 계기로 해외 사업을 전방위로 확장하면서 경영 기조도 전 세계 시장 정조준으로 바뀔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6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이번 국정감사에서 골목상권 논란의 중심에 선 카카오는 콘텐츠와 기술을 중심으로 전 세계 사업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지난 5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감에서 증인으로 참석해 "논란을 계기로 카카오가 해야 하는 일과 하지 않아야 하는 일을 구분해야겠다는 책임감이 커졌고 재편할 것은 재편하고 좀 더 많은 글로벌 혁신에 집중하도록 노력하겠다"며 "글로벌 진출에 대한 것은 저희 꿈이자 직원들의 도전이다. 준비를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콘텐츠 영역에서는 자회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공격적인 전 세계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올해 5월 북미 최초 웹툰 플랫폼 '타파스미디어'와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를 인수하며 북미 시장을 정조준했다. 6월에는 새 웹툰 플랫폼 '카카오웹툰'으로 태국과 대만 시장에도 진출했다. 특히 매출 상승세가 가파른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태국법인은 매월 새 웹툰 20여 편을 선보이며 연말까지 작품 200편을 공개할 계획이다. 인도에서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웹툰 플랫폼 크로스코믹스가 다운로드 400만건을 기록하며 현지 1위 웹툰 플랫폼으로 떠오르고 있다. 스마트폰 사용자가 1억명이 넘는 인도네시아에서도 웹툰 사업이 지속 성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블록체인도 새로운 먹거리이자 글로벌 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김 의장은 올 들어 블록체인 사업의 중요도를 높여 핵심 성장동력으로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는 지난 8월 해외 블록체인 사업을 위한 전진기지로 싱가포르에 자회사 크러스트를 설립했다. 크러스트는 카카오의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을 활용한 서비스를 발굴·육성하며 특히 전 세계 블록체인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이를 육성하려는 목적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 역시 해외 시장에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소프트뱅크 야후재팬과 네이버 라인이 경영을 통합해 올해 출범한 Z홀딩스가 대표적이다. Z홀딩스가 좋은 실적을 내면서 네이버가 최소 1000억원대 지분법 이익을 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콘텐츠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북미 최대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 인수를 마무리하고 미국 LA에 본사를 세운 뒤 본격적인 글로벌 영상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빅히트와 협력해 '브이라이브'(네이버)와 '위버스'(빅히트)를 통합한 글로벌 팬 커뮤니티 플랫폼 개발도 순항하고 있다. 커머스에서는 연내 일본에서 스마트스토어를 출시한다. 네이버가 투자한 스페인 중고거래 플랫폼 왈라팝과 유럽 중고 명품 리셀 플랫폼 베스티에르에도 스마트스토어 기술이 접목될 가능성이 높다. 네이버는 올해 자사와 관계 기업을 합쳐 전 세계 매출이 17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올해 사내 행사에서 세계지도에 국가별로 주요 사업과 사업 동맹을 맺은 플랫폼 기업을 표시하고 네이버의 글로벌 전략을 만화 '진격의 거인'에 비유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네이버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개발자 사망 사건 이후 새로운 조직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이날 국감에서 "C레벨의 리더십이 대대적으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강도 높은 조직 쇄신안과 더불어 글로벌 사업 대폭 강화란 방향성이 더해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임영신 기자 / 오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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