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영 팀장입니다" 서민 돈 수백억 가로챈 일당 드디어 잡혔다

최희석 2021. 10. 6.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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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원조, 필리핀서 검거

일명 '김미영 팀장'을 사칭해 수백억 원을 가로챈 1세대 보이스피싱 조직 총책인 박 모씨(50)가 지난 4일 필리핀에서 검거됐다.

경찰청은 2012년 필리핀에 콜센터를 개설해 보이스피싱 범죄를 저지르고 도피 생활을 해온 박씨를 붙잡았다고 6일 밝혔다.

한국 경찰 출신인 박씨는 2008년 수뢰 혐의로 해임되자 필리핀 보이스피싱 조직 총책으로 활동했다.

해당 조직은 '김미영 팀장' 명의의 문자메시지를 불특정 다수에게 전송한 뒤 자동응답전화(ARS)를 통해 대출 상담을 해주는 척하며 피해자들의 개인 정보를 빼내 돈을 가로채는 수법을 활용했다.

앞서 충남 천안동남경찰서는 2013년 국내 조직원을 대거 검거해 28명을 구속했지만, 박씨를 비롯한 주요 조직 간부들은 해외로 도피해 잡지 못했다. 박씨는 마닐라에서 남동쪽으로 약 400㎞ 떨어진 곳에 거주하며 도피 생활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청 인터폴국제공조과는 박씨 등 간부들을 붙잡기 위해 첩보를 수집했고, 필리핀 코리안데스크는 추적 끝에 피의자들의 동선 등 주요 정보를 확보했다.

경찰은 올해 2∼8월 현지 수사기관 등과 공조해 '김미영 팀장' 조직에서 정산·통장 확보 등 역할을 한 핵심 간부 4명을 검거했고,이들의 검거 소식을 들은 조직원 2명은 올해 8∼9월 필리핀 코리안데스크에 자수했다. 경찰은 국가정보원과 함께 박씨를 검거하기 위해 그의 측근으로 대포통장 확보 역할을 한 A씨 첩보 수집에 집중했고, 코리안데스크는 지난달 25일 현지에서 그를 붙잡았다.

한편 경찰청은 국외도피사범 검거·송환과 한국인 대상 강력범죄 공조 수사를 위해 2012년부터 필리핀 코리안데스크를 운영하고 있다.

[최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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