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퍼' 시운전한 문 대통령 "승차감 좋네요"
[경향신문]
“경차인데도 든든하게 보이고 내부 공간이 여유있어 보이네요.”
문재인 대통령이 6일 현대자동차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캐스퍼’를 인수받은 뒤 한 말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여민1관 현관에서 여환채 현대차 책임매니저로부터 차량 키를 전달받고, 차의 구조와 기능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문 대통령은 김정숙 여사를 조수석에 태운 채 청와대 경내에서 시운전한 뒤 “승차감이 좋다”고 평가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캐스퍼 온라인 사전 예약 첫날인 지난달 14일 직접 인터넷을 통해 캐스퍼를 예약했다. 문 대통령은 캐스퍼를 퇴임 이후 개인적 용도로 사용할 예정이다.
캐스퍼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상생형 지역일자리 1호인 ‘광주형 일자리’를 통해 생산됐다. 현대차에서 위탁을 받아 광주시와 현대차가 합작해 설립한 광주글로벌모터스(GGM)가 완성차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2019년 1월 노·사·민·정이 상생협약을 체결한 이후 2년3개월 만인 지난 4월 공장을 준공했다. 지난달 15일 첫 모델인 캐스퍼 양산에 들어갔고, 올해 1만2000대, 내년 7만대 이상 생산을 목표로 한다.
문 대통령은 그간 광주형 일자리 관련 행사에 잇따라 참석하며 깊은 관심을 보여왔다. 문 대통령은 2019년 1월 광주형 일자리 투자협약식에 참석해 “광주형 일자리가 사회적 대타협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 무척 반갑고, 노사 간 양보와 협력으로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줘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올해 4월 공장 준공식도 찾아 “서로 조금씩 양보하고 힘을 합하면 해외로 향하던 기업 발길을 묶고 얼마든지 좋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단 것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광주시와 현대차 간 협상 결렬로 2018년 6월 투자협약식이 취소되면서 행사를 하루 앞두고 문 대통령 참석이 무산되는 우여곡절도 겪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도 광주형 일자리에 대한 큰 애정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2012년부터 공약했던 사업이었는데, 긴 시간 동안 노·사·민·정의 끈질긴 대화 끝에 사회적 대타협으로 광주형 일자리가 생겨나고, 완성차 공장이 우리나라에 십수년 만에 처음으로 다시 생긴 것”이라며 “많은 일자리도 생기고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되고 새 차가 출고돼 감회가 깊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이미 판매 (신)기록을 세웠다고 하는데, 광주시민뿐 아니라 우리 국민 모두가 사랑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다만 광주형 일자리가 목표인 노사상생과 동반성장을 달성하려면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나온다. 완성차노조들이 가입한 민주노총 금속노조는 ‘반값일자리’ ‘하향평준화’ ‘노동권 무력화’ 등을 이유로 광주형 일자리에 반대해 왔다. 노동계 일각에서는 원·하청 관계 개선을 통한 원·하청 노동자 간 임금 격차 해소라는 목표가 유명무실해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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