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수 감독 "나이가 들면서 죽음을 생각하며 만든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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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칸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작이었던 임상수 감독의 영화 '행복의 나라로'가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처음 공개됐다.
임 감독은 6일 언론 시사회가 끝나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나이가 들면서 죽음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하게 되는 기회가 많아진다"며 "그런 느낌을 가지고 영화를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이번 영화를 통해 처음 만난 두 주연 배우는 끈끈했던 촬영 당시의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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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지난해 칸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작이었던 임상수 감독의 영화 '행복의 나라로'가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처음 공개됐다.
영화는 인생의 절벽 끝에 선 두 남자의 동행을 그린 로드무비다.
시한부 선고를 받고 탈옥을 감행한 203(최민식 분)과 병원에서 일하다 우연히 203과 동행하게 된 희귀 난치병 환자 남식(박해일 분), 그리고 이들이 우연히 손에 쥐게 되는 거액의 주인 윤 여사(윤여정)까지 모두 죽음의 문턱에 가 닿아 있다.
하지만 영화는 죽음과는 어울리지 않을 듯한 강렬하고 뜨거운 색감과 경쾌한 리듬으로 이들의 여정을 응원하듯 담아냈다.
임 감독은 6일 언론 시사회가 끝나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나이가 들면서 죽음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하게 되는 기회가 많아진다"며 "그런 느낌을 가지고 영화를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나이가 들면서 부모나 아주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감당해야 하는 건 자연스러운 거지만, 당사자나 가족에게는 끔찍한 일이죠. 저도 구체적으로 죽음을 생각하기 시작한 나이가 된 거고요."
인물들이 거액의 돈을 놓고 쫓고 쫓기는 상황이 벌어지지만, 임 감독이 기존 작품에서 돈과 권력, 욕망을 다뤄왔던 방식이나 시선과는 거리가 있다.
임 감독은 "돈과 죽음이라는 요소들이 전작들과 연관되긴 하지만 확연히 다른 영화"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어떤 종류의 영화를 찍든 인물이 돈을 가지고 씨름을 해야 관객에게 와닿고 재미를 느끼는 것 같다"며 "이번 영화에서는 결국 그 돈을 누가 차지했는지 모르는 상황이 된다"고 언급했다.
"남식은 비참한 삶을 어렵게 꾸려가는 상황에서 큰돈을 한 번 만져봤으면, 약값이라도 댈 수 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했던 거죠. 사실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아무리 목표를 세워도 별로 달성되는 것 같지는 않고,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와중에 만나는 사람들에게서 따뜻함을 느끼는 게 사는 거 아닌가 싶습니다."
임 감독과의 오랜 인연으로 특별출연한 윤여정을 비롯해 윤 여사의 딸로 분한 이엘, 경찰서장으로 등장한 김여진, 203의 딸 역의 이재인 등 분량이 크진 않지만 중요한 여성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임 감독은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하면서 두 남자 주인공의 로드무비라는 장르에서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번 영화를 통해 처음 만난 두 주연 배우는 끈끈했던 촬영 당시의 분위기를 전했다.
203을 연기한 최민식은 "박해일은 작품을 통해 좋은 인상을 받았는데 처음 만났을 때부터 낯설지 않고 너무 익숙해서 신기했다"며 "둘 사이에는 술병이 많이 쌓였다"고 전했다.
박해일도 "최민식 선배님과 언제 한번 볼 수 있을까 생각한 게 15년이 넘었다"며 "호흡 하나하나에 리액션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촬영에 임했다"고 화답했다.
영화는 이날 오후 6시 개막식이 끝난 뒤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처음 관객을 만난다.
mi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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