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사람들에게 연인 관계라는 사실을 알렸다는 이유로 여자친구를 마구 때려 숨지게 한 30대 남성 이모 씨(30)가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주변 사람들에게 연인 관계라는 사실을 알렸다는 이유로 여자친구를 마구 때려 숨지게 한 30대 남성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6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서부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이상현)는 상해치사 혐의로 이모 씨(30)를 구속기소 했다.
이 씨는 지난 7월 25일 서울 마포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여자친구인 황예진 씨(25)를 여러 차례 폭행했다. 무차별 폭행을 당한 황 씨는 외상성 뇌저부 지주막하 출혈 등 상해를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사건 약 3주 후인 8월 17일 끝내 숨졌다.
경찰은 당초 이 씨를 상해 혐의로 입건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도주의 우려가 없다’는 등의 이유로 기각했다. 경찰은 추가 수사를 통해 이 씨에게 상해치사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다시 신청한 끝에 구속영장을 발부받았다.
이후 이 씨는 상해치사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됐다.
고(故) 황예진 씨(왼쪽)와 범행 당시 폐쇄회로(CC)TV 영상. 사진=SBS 방송화면 캡처
유족 측은 이 씨에게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며 ‘살인’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은 유족 면담, 법의학자문 추가의뢰, 현장실황조사, 폐쇄회로(CC)TV 영상 대검 감정의뢰 등 보완 수사를 벌인 결과 피고인에게 살인 의도가 없었다고 판단, 상해치사 혐의를 적용했다.
유족 측은 입장문을 통해 유감을 표했다. “평생 애지중지 키운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딸이, 단 10분 만에 자신이 사랑했던 연인으로부터 맞아 죽게 됐다”며 “단지 가해자의 주장만으로 살인죄의 혐의를 벗어도 되는지 참담한 심정을 감출 길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사건을 통해 데이트 폭력에 대한 사회적 경종을 울리고 관련 법령 제정 등 제도적 개선이 이루어지길 촉구한다”고 했다.
해당 사건은 언론을 통해 당시 CCTV 영상이 공개되면서 공분을 샀다. 가해자인 이 씨에게 살인죄를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수사당국은 추가 수사를 벌인 끝에 이 씨에게 살인의 고의성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