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특검 요구하며 청와대까지 도보투쟁..국민의힘 여론전 돌입

유설희 기자 2021. 10. 6.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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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6일 국회에서 ‘이재명 대장동 게이트 특검 촉구’ 기자회견을 마친 뒤 특검 도입 촉구 도보투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이 6일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특별검사 도입을 촉구하며 장외 투쟁을 시작했다. 이준석 대표와 김기현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 당 대선 주자들이 국회에서 ‘이재명 대장동 게이트 특검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대표는 특검을 요구하며 국회에서 청와대 앞까지 걸어가는 ‘도보투쟁’도 했다. 장외 여론전을 통해 여당에게 특검 도입을 압박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근 검찰이 진행하는 수사 양상을 지켜보면 속도 측면에서 대형 비리를 수사하는 수사기관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만큼 지지부진하다”며 “수사 범위에 있어서도 본인이 설계자를 자처한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대한 수사가 전혀 진행되지 않는 등 미진한 부분이 매우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지금까지 사건 전개를 바라보면서 검찰과 (국가)수사본부 등에서 빠르고 엄격한 수사를 진행할 것을 기대하면서 소극적으로 투쟁한 건 사실”이라며 “그러나 오늘을 기점으로 국민의힘 지도부, 대권 주자들, 당원 한 사람 한 사람에 이르기까지 투쟁에 대한 강도를 높여나가야 할 시점이 왔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재명 대장동 게이트의 모습을 보면 부정부패의 종합 비리 백화점”이라며 “청와대가 엄정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발표한 것으로 들었는데 엄중하게 지켜볼 사안이 아니다. 엄정히 수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검찰이 성남시청, 성남도시개발공사, 도지사 비서실 등에 대해 압수수색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수사의 ABC마저도 안 지키는 검찰 수사를 보면서 꼬리 자르고, 몸통 뭉개는 보여주기식 수사라는 강한 의혹을 지울 수 없다”며 “누가 몸통이고 누가 깃털인지 특검을 통해 신속하고 공정하게 철저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당 대선주자들도 한목소리로 특검 도입을 촉구했다. 이날 회견에는 대구 일정이 있었던 홍 의원을 제외한 윤 석열 전 검찰총장,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전 제주지사, 최재형 전 감사원장, 하태경 의원,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 안상수 전 인천시장 등 대선 주자 전원이 참석했다.

윤 전 총장은 “대장동 의혹 사건이라고들 하는데 이건 의혹이 아니라 확인된 배임 범죄”라며 “공동 주범이 이재명, 유동규라고 확실하게 나온 범죄 사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검찰 수사 관계자를 향해 “저강도 수사하면서 증거인멸 기회를 다 주고 짜맞출 시간을 줘가면서 수사하는 게 재량이라고 착각하는데 잘못하면 여러분도 나중에 다 형사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승민 전 의원은 “만약 문 대통령이 특검을 수용하지 않고 뭉개고 지나가서 이재명 후보를 기어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내세운다면 저희들이 반드시 정권교체 해서 문 대통령이 이걸 은폐한 그 죄까지 들쳐내겠다”고 말했다.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는 “대선 전에 이재명이 갈 곳이 청와대가 아니라 감옥이라는 것을 명명백백히 밝히겠다”고 말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이 지사를 향해 “앞에서는 정의를 말하고 뒤에서는 돈벌이를 하는 이중인격자 아수라 백작”이라며 “괴물을 잡기 위해서는 특검만이 답”이라고 말했다.

이날 당 지도부와 대선주자들은 ‘대장동 게이트 특검 수용하라!’라고 적힌 마스크를 쓴 채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이들은 ‘특검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즉각 특검 수용하라”는 구호를 제창하며 회견을 마쳤다.

이 대표는 회견 직후 국회에서 청와대 앞 분수대까지 ‘특검을 거부하는 이가 범인입니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약 9㎞를 걷는 도보투쟁을 벌였다. 이 대표는 청와대 앞 분수대에 도착한 뒤 회견에서 “(여권이) 입법·사법·행정 권한을 장악해 이 사건을 덮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독재의 길을 가는 것”이라며 “독재의 길을 가는 것을 절대 국민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에서의 투쟁을 시작으로 각 지역을 돌면서 1인 도보 투쟁에 나설 계획이다. 오는 11일 광주에서도 도보 투쟁이 예정돼 있다. 당 대표실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시절에는 단식, 삭발 등 장외 투쟁을 벌였지만 총선에서 패배하는 등 큰 효능감이 없었던 건 사실”이라면서도 “당대표가 유명인사이기 때문에 (도보 투쟁을 통해 특검 도입 촉구에 대한) 홍보 효과를 극대화시키자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대장동을 지역구로 둔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과 국민의힘 대장동 TF 소속 김형동·전주혜 의원 등은 이날 감사원을 찾아 550여명의 주민이 서명한 대장동 개발 의혹 관련 공익감사 청구서를 제출했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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