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라이프 노조 "KT, HCN 날로 먹겠다는 건가..5천억 코미디" 성명 [전문]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현대HCN 인수 절차를 마무리한 KT스카이라이프가 새 대표이사에 홍기섭 부사장을 선임한 가운데, 스카이라이프 노조가 성명을 통해 입장 차이를 드러냈다.
현대에이치씨엔(HCN)은 지난달 30일 새롭게 출범하는 법인명을 에이치씨엔(HCN)으로 확정짓고, 대표이사에 KT스카이라이프에서 대외협력을 총괄하고 있는 홍부사장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홍 부사장은 KT스카이라이프 부사장과 HCN 대표직을 겸임할 예정이다.
이를 두고 전국언론노동조합 스카이라이프지부는 지난 1일 'KT 구현모는 HCN을 날로 먹겠다는 것인가!'라는 성명을 내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HCN의 대표이사, 감사, 기타비상무이사 선임이 "충격 그 자체"라며 "HCN의 신임 감사는 KT재원기획담당 임원이, 기타비상무이사 두 자리는 윤경림 사장과 KT의 영업 수장 최찬기 영업본부장이 맡게됐다. 우리의 생존을 위해 KT가 아닌 스카이라이프가 인수하는 것을 강조했던 경영진의 말과는 반대로, KT가 다분히 목적 있어보이는 인사들로 감사와 이사회를 장악하며 만천하에 숨은 발톱을 드러냈다"라고 주장했다.
KT의 재원기획 담당 임원이 HCN의 감사를 맡을 경우 "HCN의 수익과 비용구조를 털어 '빨대꽂기'를 시도할 것"이라는 예상과 함께, 기타비상무이사인 윤경림 사장은 "KT 핵심임원에서 CJ, 현대자동차로 두 번 이직해 물의를 일으켰던 인물"이라며 "퇴직 인사 재영입에 KT 직원들의 반발이 상당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인사를 "5000억짜리 코미디"라고 표현한 노조는 "KT는 스카이라이프 임직원이 20년간 피땀 흘려 모은 5천억을 투자해 인수한 자회사 이사회와 감사 자리를 강탈해갔다. 이를 막지 못한 김철수 사장과 양춘식 전무에게 노동조합은 이제 그만 짐을 싸서 KT로 돌아갈 것"을 요구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8월 KT스카이라이프의 현대HCN 주식취득·소유 인가와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 건을 조건부 승인했다. 인수 후 3년간은 두 회사가 각각 별도 법인으로 위성방송사업과 종합유선방송사업을 유지하도록 하는 조건이다.
이하 전국언론노동조합 스카이라이프지부 성명 전문
KT 구현모는 HCN을 날로 먹겠다는 것인가!
어제 현대HCN은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당사 홍기섭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그와 함께 HCN의 감사와 기타비상무이사를 선임했는데 그야말로 충격 그 자체다. HCN의 신임 감사는 KT재원기획담당 임원이, 기타비상무이사 두 자리는 그룹을 두 번이나 배신한 윤경림 사장과 KT의 영업 수장 최찬기 영업본부장이 맡게됐다. 우리의 생존을 위해 KT가 아닌 스카이라이프가 인수하는 것을 강조했던 경영진의 말과는 반대로, KT가 다분히 목적 있어보이는 인사들로 감사와 이사회를 장악하며 만천하에 숨은 발톱을 드러냈다.
5천억짜리 코미디다. 허탈함에 웃음밖에 나오지 않는다. KT는 스카이라이프 임직원이 20년간 피땀 흘려 모은 5천억을 투자해 인수한 자회사 이사회와 감사 자리를 강탈해갔다. 이를 막지 못한 김철수 사장과 양춘식 전무에게 노동조합은 이제 그만 짐을 싸서 KT로 돌아갈 것을 요구한다.
그 동안 김철수 사장과 양춘식 전무는 HCN에 대한 KT의 빨대꽂기와 가입자 약탈을 우려하는 노동조합과 임직원들에게 절대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해왔다. 그러나 이번 인사를 통해 증명되었듯이 앞으로도 KT는 다양한 방법으로 HCN과 우리의 피와 살을 도려내 집어삼킬 것으로 보인다. HCN에 내정된 이사와 감사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그 우려가 설득력을 갖는다.
HCN의 감사는 KT의 재원기획담당 임원이 맡는다. 과거 KT 경영진단의 추억을 되새겨 보면 KT는 감사를 통해 HCN의 수익과 비용구조를 탈탈 털며 ‘빨대꽂기’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타비상무이사도 별반 다르지 않다. 윤경림 사장은 KT 핵심임원으로 근무하다 CJ로, 현대자동차로 총 두 번 이직해 물의를 일으켰던 인물이다. 구현모 사장은 윤경림 사장을 다시 영입하며 그룹 내 체질 개선을 위한 M&A 진두지휘를 맡겼다고 알려졌다. 직원들을 버려두고 제 살길 찾아 떠난 퇴직 인사 재영입에 KT 직원들의 반발이 상당한 상황이다. 그러한 인사가 심지어 그룹 M&A를 총괄하고 있다. 그리고 HCN 기타비상무이사에 선임됐다. 시장과 언론에서도 이에 대한 우려 섞인 해석이 난무하고 있다.
또 다른 기타비상무이사는 KT의 영업을 총괄하는 영업본부장이다. 100% 우리 돈으로 인수한 자회사에 KT의 영업본부장이 입성했다. 김철수 사장은 KT 영업본부장이 HCN의 가입자를 존중하며 당사와 HCN과의 상품 결합을 응원하며 지원할 것으로 생각하는가?
KT가 우리에게 자행하고 있는 만행을 보라! KT가 우리의 OTS 가입자를 전투적으로 약탈해가며 위성방송은 사상 최대의 가입자 감소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생존을 위해 추진하는 DCS 상품에 대해서는 OTV의 저가 상품 이동에 대한 우려를 쏟아내며 고춧가루를 뿌리고 있다. 심지어 최근에는 기존 DCS 가입자들에 대해 망대가를 소급해서 지급하라며 시범사업 조차 방해하고 있다. 그렇다면 HCN 이사회에서 KT 영업본부장은 어떤 역할을 할 것으로 보는가? 또 다른 OTS를 찾아 가입자를 뺏어가고, 또 다른 DCS를 찾아 자회사 경쟁력을 무력화 시킬 것이다.
우리는 생존을 위한 마지막 총알을 모두 사용했다. 100% 지분을 사들여 인수한 자회사에 스카이라이프 임직원과 대리점 가족 모두의 미래를 걸었다. 그러나 KT는 10원 한 푼 쓰지 않고 HCN 이사회의 50%를 날로 먹었다. 그것도 다분히 색안경을 끼고 바라볼 수 밖에 없는 재무담당과 영업본부장, M&A 담당 임원들로 그 자리를 채웠다.
더 이상의 설명은 필요 없다. KT 구현모 사장은 당장 HCN 이사회에서 점령군들을 철수시켜라. 그리고 자회사에 대한 부당한 경영 간섭을 즉각 중단하라. 그렇지 않으면 전국언론노동조합 스카이라이프지부와 우리사주조합은 구현모 사장에게 책임을 직접 묻기 위한 행보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다.
2021년 10월 1일
전국언론노동조합 스카이라이프지부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성명서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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