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깔린 레드카펫..'영화의 바다' 부산으로
개막식 야외무대 1200명 환호
작년엔 코로나19로 못열려
사회맡은 송중기 "감격스럽다"
임상수 '행복의 나라로' 등
열흘간 223편 줄줄이 상영
배우 만나는 부대행사도 다양
6일 아시아 최대 영화 축제인 부산국제영화제가 개막했다. 코로나19로 불완전한 행사에 그쳤던 지난해와는 달리 올해는 레드카펫·개막식 등 주요 일정을 오프라인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2년째 계속된 팬데믹으로 마련한 고육책이다.
'완전체'로 돌아온 부산국제영화제에 시네필(영화팬)은 반갑기만 하다. 이날 개막식이 열린 부산 영화의전당에는 일찌감치 영화제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개막식 3시간 전부터 거리 곳곳에 내걸린 빨간색 현수막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관객들과 축제 준비요원이 한데 뒤섞여 축제 분위기를 자아냈다. 영화제 주최 측은 올해 1200명가량의 관객이 참가했다고 전했다. 개막식 막이 오르자 수많은 인파가 모여 행사장 주변의 경찰들은 교통정리를 하느라 분주했다. 영화의전당 야외무대 최대 수용 인원의 절반 수준이지만, 오프라인 개막식에 영화팬들은 환호와 갈채로 화답했다. 한국에서 2년 동안 원어민 강사로 일하고 있는 미국인 조조 씨는 "한국에 처음 올 때부터 가장 와보고 싶었던 행사가 부산영화제였다"면서 "코로나19로 잠시 연기됐지만, 마침내 이곳에서 영화를 즐길 수 있게 됐다"며 웃었다.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과 한국영화공로상 수상자에는 임권택 감독과 고(故) 이춘연 씨네2000 대표가 선정됐다. 시상식에서는 봉준호 감독이 임권택 감독에게 직접 꽃다발을 건네며 예를 표했다. 임 감독은 "지금껏 100여 편의 영화를 찍었지만, 아직도 완성도가 어지간한 영화는 찍어보지 못했다"면서 "좋아하는 영화를 평생 만들며 살아 너무나 행복하다"고 했다.
영화제는 223편의 공식 상영작으로 관객을 맞는다. 예매가 시작된 대부분 작품의 티켓이 매진됐다. 개막작은 임상수 감독의 '행복의 나라로'다. 지난해 칸영화제 공식 초청작으로 부산국제영화제 첫 얼굴로 손색이 없다. 시한부 선고를 받은 두 남자의 동행을 그린 영화는 배우 최민식과 박해일의 열연으로 채운다. 이날 개막작 기자회견에 참가한 임 감독은 "나이가 들면서 죽음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하게 되는 기회가 많았다"면서 "그런 느낌으로 영화를 만들었다"고 했다. 최민식은 "배우 박해일과 나 사이에 술병이 많이 쌓였다. 몽롱한 상황에서 주고받은 대화들이 익숙했고 신기했다"고 말했다.
영화계 거장들이 행사장을 직접 찾는다. 한국을 대표하는 감독인 봉준호 감독은 일본 차세대 거장으로 주목받는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과 7일 오후 5시 대담을 진행한다. 하마구치 감독은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이브 마이 카'와 베를린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수상작 '우연과 상상'으로 한국을 찾았다. 특히 '드라이브 마이 카'는 올해 칸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하면서 큰 주목을 받았다. 그는 평소 봉준호 감독의 열혈팬임을 밝혀왔다.
프랑스의 영원한 악동 레오스 카락스는 '아네트'를 들고 부산으로 건너왔다. '아네트'는 오페라 가수 안과 코미디언 헨리가 사랑에 빠지면서 삶과 사랑을 노래하는 영화다.
영화제는 국제적 명성에 걸맞게 외부 플랫폼에도 장벽을 열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인 넷플릭스가 여러 작품을 들고 부산 앞바다에 '상륙'했다. 넷플릭스 영화인 '신의 손'은 올해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은사자상인 감독상을, '파워 오브 도그'는 은사자상 심사위원대상을 받았다.
영화배우를 직접 만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 요즘. 부산에서만큼은 예외다. '별들의 향연'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배우 엄정화·한예리·전종서·조진웅·이제훈·변요한의 연기 철학을 직접 들을 수 있는 '액터스 하우스'가 열린다. 부산의 가을이 영화와 이야기로 무르익는다. 영화제는 이달 15일까지.
[부산 = 강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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