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도 美 슈퍼리치 재산은 '쑥'..트럼프는 400대 부자서 탈락

박가영 기자 2021. 10. 6.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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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브스, 2021년 미국 400대 부자 순위 발표
미국의 '슈퍼 리치'들이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속에서도 재산을 크게 불린 것으로 나타났다. 빅테크 기업의 주가가 오르면서 이들 수장의 재산이 늘었고, 가상자산(암호화폐) 산업을 이끄는 젊은 기업인들의 약진도 눈에 띄었다. 부동산 재벌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부자 순위에서 밀려났다.
'아마존 창업자' 베이조스, 4년 연속 1위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왼쪽)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사진=AFP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5일(현지시간) '2021년 포브스 미국 400대 부자' 순위를 발표했다. 400대 부자들의 총자산은 4조500억달러(약 5360조원)로, 전년도 3조2000억달러(약 3811조원)보다 40%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포브스는 "이번 목록에 오른 거의 모든 사람이 1년 전보다 더 부유해졌다"고 설명했다.

전반적인 부의 상승으로 400대 부자 진입 문턱도 높아졌다. 지난 3년간 해당 순위의 마지노선은 21억달러(약 2조5038억원)였으나, 올해는 29억달러(약 3조4577억원)로 올랐다.

올해 순위는 지난달 9일 주가 등 자산 평가액을 기준으로 매겨졌다고 포브스는 전했다. 당시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가 사상 최고치에 근접하는 등 뉴욕증시가 상승세를 이어나가던 시기였다.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는 4년 연속 미국 최고 부자 자리에 올랐다. 베이조스의 순자산은 2010억달러(약 239조6500억원)로, 지난해보다 220억달러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400대 부자 순위에서 개인 자산이 2000억달러를 넘어선 것은 베이조스가 처음이다.

2위는 1905억달러(약 227조2300억원)의 자산을 보유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다. 머스크는 주가 급등으로 재산을 3배 가까이 불렸다. 마이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역시 지난해 순위 집계 이후 주가가 63% 치솟으면서 1345억달러(약 160조4300억원)로 3위를 차지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는 1340억달러(약 159조8400억원)의 자산을 기록하며 4위로 밀려났다. 빌 게이츠가 2위 안에 들지 못한 것은 30년 만에 처음이다. 이는 멀린다 게이츠와의 이혼으로 인한 재산 분할의 영향이다. 이혼 과정에서 57억달러 상당의 주식을 양도받은 멀린다는 158위(63억달러)에 랭크되며 400대 부자 순위에 처음 이름을 올렸다.

5위와 6위에는 구글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1230억달러)와 세르게이 브린(1185억달러)이 자리했다. 이어 △7위 래리 엘리슨 오라클 창업자(1173억달러) △8위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1020억달러) △9위 스티브 발머 MS 전 CEO(965억달러) △10위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700억달러) 등 순이었다.
암호화폐 기업가 IN, 트럼프 OUT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사진=AFP
올해 400대 부자 목록에 새롭게 이름을 올린 신흥 부자는 총 44명이다. 특히 지난해 1명이었던 암호화폐 기업가가 이번에는 7명으로 늘었다. 암호화폐 거래소 FTX 창업자인 샘 뱅크먼-프리드 CEO(32위·225억달러)는 29세 나이로 이 목록에 오르며 최연소 부자로 기록됐다.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의 공동 창업자 브라이언 암스트롱(60위·115억달러)과 프레스 어삼(333위·35억달러)도 새로 순위에 올랐다. 암호화폐 거래소 제미니의 공동창업자 캐머런 윙클보스와 타일러 윙클보스 형제도 순자산 43억달러(약 5조1321억원)로 공동 261위를 기록했다. 암호화폐 리플의 창업자인 크리스 라슨과 리플 전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제드 맥칼렙은 각각 172위, 377위에 올랐다.

반면 부동산 부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에 400대 부자 목록에서 빠졌다. 지난해 339위에 올랐던 때와 같이 순자산이 25억달러(약 2조9900억원)로 추정되지만, 400대 부자 '커트라인'이 29억달러로 높아지면서 포함되지 못했다. 포브스는 팬데믹 기간 암호화폐 및 기술주 등의 자산이 강세를 보인 반면 트럼프 자산 대부분을 차지하는 대도시 부동산의 가치가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 순위에서 탈락한 것은 25년 만에 처음이다. 1997년부터 2016년까지는 200위권을 유지했으며, 2003년에는 71위에 오르며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2017년 대통령으로 취임한 이후 서서히 자산이 줄기 시작하면서 순위가 떨어졌다. 2016년 37억달러였던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자산은 2017년 31억달러로 감소했고 2018년과 2019년엔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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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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