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전략 다 보여주는 꼴"..美 반도체 기밀 요구에 삼성·SK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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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한국, 대만 등 반도체 기업에 생산전략, 공장 증설계획 등 긴밀한 내부 자료를 요구하자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등이 당혹해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TSMC, 인텔 등 반도체 기업에 요청한 내부 자료는 올해를 포함한 3년치 매출액뿐만 아니라 △원자재·장비 구매 현황 △제품별 3대 고객 정보 △재고 △리드타임(생산주기) 등 기업 생존과 직결된 자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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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고객 정보·주주 권리 위협..난색 표현
"전략 다 보여주는 것..시장 교란 현상 초래"
[이데일리 배진솔 기자] 미국 정부가 한국, 대만 등 반도체 기업에 생산전략, 공장 증설계획 등 긴밀한 내부 자료를 요구하자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등이 당혹해하고 있다. 초미세 공정 기술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내 경쟁사에 극비 정보가 흘러갈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이미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대만의 TSMC는 난색을 보였으며, 자료 제출에 응하지 않을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기업 전략을 다 보여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시장 교란 현상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삼성전자는 여전히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업계에서 미국 정부에 내부 자료 제공을 꺼리는 이유는 파운드리업체들이 매년 수십조원씩 투자해 초미세 나노 공정 경쟁을 하는 입장에서 ‘영업 기밀’ 노출은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TSMC, 인텔 등 반도체 기업에 요청한 내부 자료는 올해를 포함한 3년치 매출액뿐만 아니라 △원자재·장비 구매 현황 △제품별 3대 고객 정보 △재고 △리드타임(생산주기) 등 기업 생존과 직결된 자료다. 자칫 경쟁 회사로 중요 자료가 흘러들어가면 고객사 법적 다툼과 기업 존폐마저 위협을 받을 수 있다.
반도체 제조사들은 다음 달 8일까지 정보를 제공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해당 요구는 자발적 정보 제출 요청이지만 미국 정부는 국방물자생산법(DPA) 등 기업의 정보 제출을 강제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 자료 요청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며 팔을 걷었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5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양자 회담에서 “최근 미국 상무부의 반도체 공급망 기업 자료 요청범위가 방대하고 영업비밀도 다수 포함돼 국내 우려가 큰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미국 측은 “글로벌 반도체 수급문제를 해결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조치로 이해한다”면서 “향후 한국정부 우려에 관계부처와 검토하겠다”고 언급했다.
업계 관계자는 “상식적으로 영업비밀을 제출해야 하는 것은 기업에 너무 큰 부담”이라며 “정부 관계자들끼리 협의를 통해 최소한의 정보만 제공하는 쪽으로 타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이사는 “미국이 공개하라는 내부자료에는 고객 정보가 들어 있어 이 내용이 공개되면 고객사를 보호하기가 어려워진다”며 “시장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매출, 고객사, 투자 계획과 관련해 정보를 내놓는 것은 전략을 다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시장 교란 현상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진솔 (sincere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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