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야, 제발 잠 좀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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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30도를 넘나드는 10월의 이상고온 현상은 이례적인 아열대고기압의 강화 때문으로, 10월 중순까지도 되풀이될 가능성이 있다고 기상청은 예상하고 있다.
10월 더위가 이어지면서 때아닌 가을 모기로 밤잠을 설치는 이들도 늘고 있다.
27~32도 범위에서 주로 활동하는 모기가 온난화로 여름이 길어지면서 가을에 모기를 보는 일이 이례적인 것은 아니지만, 9월 장마와 10월 더위가 모기 산란에 적합한 환경을 불렀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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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도 이상의 이상고온 이어져..지역별 역대최고기온 속출
가을 모기도 극성..산란 지속되며 밤엔 집으로 유입된 탓
연일 30도를 넘나드는 10월의 이상고온 현상은 이례적인 아열대고기압의 강화 때문으로, 10월 중순까지도 되풀이될 가능성이 있다고 기상청은 예상하고 있다. 낮엔 폭염에, 그러다 밤엔 가을 모기마저 극성을 부려 지친다는 시민들이 적지 않다.
지난 3일 강원도 강릉의 일최고기온은 32.3도로 10월 기온으로는 1911년 시작한 기상관측 사상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같은 날 대구에서도 1907년 관측 이래 최고치인 30.9도까지 치솟았다. 다음날인 4일은 31.5도까지 오르며 그 기록마저 다시 깨졌다. 전라남도 순천의 10월 역대 일최고기온(29.4도)도 올해 경신됐다. 전남 광양, 경상남도 북창원·의령·밀양 등도 연일 최고기록을 경신해 남도부터 강원도까지 한낮은 여름의 한 자락과 다를 게 없었다. 실제, 전체 475개 관측 지점 가운데 175개(37%)에서 올해 10월 들어 그간의 역대 최고기온이 바뀌었다. 기상청 예상으로는 이 비율은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한상은 기상청 기상전문관은 “아열대고기압이 이례적으로 강하게 발달했기 때문”이라며 “우리나라 남부와 일본 규슈, 중국 동쪽 지역 모두 지상 5∼6㎞의 온도가 영하 5도보다 높아 상대적으로 따뜻한 공기가 자리하고 있어 마치 여름철과 비슷한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열대고기압의 배경에는 필리핀 서쪽에서부터 동쪽까지, 또 남중국에 이르는 지역에 해수면 온도가 30도를 넘는 고수온역이 뻗어 있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 해안을 따라 평년보다 1∼2도 높은 고수온역이 나타나고 있다. 한상은 기상전문관은 “9일께 북서쪽에서 찬공기가 남하하면 10일 오후부터 11일 오후까지 전국에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14일께에는 또다시 아열대고기압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수치모델들이 예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열대수렴대들의 발달에 따른 태풍 발생 가능성에 대해 한 기상전문관은 “열대지방에 공기가 한 곳에 많이 모이게 되면 태풍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하지만 현재 기압계에서는 태풍이 발생해도 아열대고기압이 자리 잡고 있어 우리나라 쪽보다는 중국 남부로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10월 더위가 이어지면서 때아닌 가을 모기로 밤잠을 설치는 이들도 늘고 있다. 7월 초순 짧은 장마와 7월 중순 이후의 폭염, 8월말 이후 가을장마로 모기도 평년과 다른 한 철 살이의 궤적을 그리고 있다. 27~32도 범위에서 주로 활동하는 모기가 온난화로 여름이 길어지면서 가을에 모기를 보는 일이 이례적인 것은 아니지만, 9월 장마와 10월 더위가 모기 산란에 적합한 환경을 불렀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동규 고신대 보건환경학과 교수는 “폭염이 있는 해는 모기가 가을에 더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질병관리청이 전국 9개 지점 축사에서 트랩을 설치해 조사한 모기 개체수 통계를 보면 9월26~10월2일 1개 트랩별 평균치가 216개체로 평년보다 7개체 많았다. 질병관리청 담당자는 “보통 9월 하순에는 모기 수가 줄어든다. 이번 조사도 소폭의 변화라 통계적으로는 의미가 낮지만 평년과 비교할 가치는 있다”면서도 “현재 낮기온이 높아 모기가 많이 발생할 수 있고 또 밤기온이 낮기 때문에 실내로 모기가 더 잘 들어올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가을 모기가 많아졌다’는 투정이 느낌만은 아닌 셈이다.
이근영 최우리 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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