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 운동복, 우리가 원조"..中, 서경덕 교수에 '십자포화'
김혜미 기자 2021. 10. 6. 16:37
중국에서도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6일) 중국 소셜미디어인 웨이보에서는 드라마 자체보다 드라마에 나오는 초록색 운동복이 이슈로 떠올랐습니다.
"한국 교수가 우찡(吳京)의 점퍼가 한국 복장을 베낀 것이라고 주장했다"는 해시태그를 23만 명이 넘는 네티즌이 공유했습니다. 우찡은 중국에서 '국민 스타'로 불리는 배우입니다.
■ 불법 도용 지적했더니…中 "운동복 원조는 우리"
사건의 전후 맥락은 이렇습니다. 하루 전(5일)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자신의 SNS를 통해 중국에서 드라마 '오징어 게임' 불법 다운로드가 성행하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불법 다운로드뿐만 아니라 저작권을 무시하고 베낀 상품도 많다며 사진 한장을 올렸습니다.
서 교수는 "쇼핑몰 앱에서 드라마에 입고 나와 유명해진 초록색 운동복에 '중국'이라는 한자가 삽입된 것을 이정재 씨의 사진을 활용해 판매까지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다수의 국내 언론이 서 교수의 의견을 다뤘고, 이게 중국에도 전해졌습니다.
그런데 이 사진 속 인물은 쇼핑몰 모델이 아니라 중국 유명 배우였습니다. 또 광고 사진이 아니라 중국 영화의 한 장면이었습니다. 국내에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2019년 중국에서 개봉한 '청춘의 노래'라는 작품입니다. 배우 우찡은 이 영화에서 체육 교사로 등장합니다. 중국 네티즌은 "어이가 없다"며 "오징어 게임이 2년 전 중국 운동복을 따라한 것"이라는 주장까지 폈습니다.
■ 중국 누리꾼 분노에 서경덕 교수 "해당 게시물 삭제"
서 교수는 JTBC와의 통화에서 오늘 오전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다고 말했습니다. "분노한 중국 누리꾼들이 댓글을 완전히 도배했다"는 것입니다. 그는 "사진과 표현에 오해가 있어 수정하려고 했지만 사진 수정이 안 됐다"면서 "쓸데없는 논란을 일으킬 수 있어 글을 내렸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핵심은 중국 쇼핑몰에서 '오징어 게임' 속 배우 이정재 씨 사진을 넣어 광고하고 있는 것을 문제 삼으려고 했던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이걸 두고 중국 네티즌의 애국주의 성향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중국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에는 대화보다 집단적인 공격으로 맞서는 양상입니다. 서 교수는 "최근 한복 표절 문제에 대해서도 그렇고, 중국 네티즌들이 잘못된 애국주의를 표출하고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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