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확진 10명 중 2명은 돌파감염..유행 악화시 이달 말 하루 5000명 감염 예상
[경향신문]
한 주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중 돌파감염자 비율이 20%를 넘어섰다. 확진자 10명 중 2명은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도 감염된 셈이다. 방역당국은 지금보다 유행상황이 나빠지면 이달 말 하루 신규 확진자가 5000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백신 효과에 힘입어 ‘단계적 일상회복’은 예정대로 간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먹는 치료제’ 2만명분 선구매 계약도 체결했다.
6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9월 4주차(19~25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1만3280명 중 백신 권장횟수 접종을 모두 마치고 2주의 항체형성기간까지 지난 완전접종자가 2768명이다. 완전접종자 비율이 20.8%로 9월 1주차 8.6%에서 대폭 늘었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2028명으로, 개천절 연휴 이후 사흘 만에 다시 2000명대로 올라섰다.
앞으로 완전접종자가 늘면서 돌파감염 발병률(전체 접종완료자 대비 돌파감염 추정사례 비율)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질병관리청은 “현재 돌파감염 발병률은 0.053%이고 미국(버지니아·뉴욕주 기준)은 0.5~0.8%”라며 “외국에 비해선 낮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이날 0시 기준 접종 완료율은 인구 대비 54.5%, 18세 이상 성인 기준으로 63.4%다. 16~17세 예방접종 사전예약에는 첫날(전날 밤 8시부터 자정까지)에만 19만명(예약률 20.8%)이 참여했다.
전파력 높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유행을 주도하면서 확산세는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백종헌 국민의힘 의원이 질병청으로부터 받은 단기 예측 결과(지난달 30일 기준)를 보면 4차 대유행이 지금보다 악화할 경우 이달 말 일일 신규 확진자가 5000명 안팎, 11월 말에는 5000명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다. 4차 대유행이 지금 수준으로 이어져도 이달 말 3500∼4300명, 다음달 말 3300∼4900명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됐다. 현재 의료대응체계는 하루 확진자 3000~3500명을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이다. 정부는 재택치료 확대, 환자분류체계 정비, 추가 병상 확충 등으로 여력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정부는 방역규제를 전면 해제한 뒤 확진자가 늘어난 해외 국가들을 거울 삼아 ‘단계적 일상회복’을 추진할 방침이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국회 국정감사에서 “영국, 독일 등에서 ‘위드 코로나’로 가면서 확진자가 급증했기 때문에 그 부분을 계속 관리해야 한다”며 “제일 중요한 점은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고령층과 기저질환자들이 감염됐을 때 사망이나 중증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권 장관은 “(하루 확진자 수가) 1만명 수준까지 갔을 때를 대비해 중증 환자를 치료하는 병상과 재택치료 준비를 병행하고 있다”고 했다.
머크(MSD), 화이자, 로슈 등 글로벌 제약사 3곳과 경구용 치료제 선구매 협의도 지속하고 있다. 치료제가 도입되면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투약할 계획이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MBC 라디오에 출연해 “약 4만명을 치료할 수 있는 분량은 예산을 확보했고 2만명분은 선구매 계약을 한 상태”라며 “미 식품의약청(FDA) 승인을 신청한 회사뿐 아니라 국내 개발업체 상황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질병청은 “2만명분을 포함해 이미 확보한 물량이 있고, 추가로 협의 중인 물량도 있다”며 “개발사와 협의해 계약사항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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