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예민한 문제는 사법부 판결로 방향..중요한 역할"

문재인 대통령은 오경미 신임 대법관을 향해 “정책은 행정부가 만들고 집행하지만, 사회적으로 예민한 문제는 사법부의 판결을 통해 방향을 잡는다”며 “시대의 변화를 수용하면서 중요한 역할을 잘 수행해 달라”고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오늘(6일) 청와대에서 오 대법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이같이 언급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전했습니다.

정부 출범 후 사법 개혁에 힘을 쏟은 만큼 앞으로도 법원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흔들리지 않도록 노력해달라는 취지의 메시지로 보입니다.

수여식에 배석한 김명수 대법원장이 “대법관은 다루는 사건의 양도 많지만 최종심 판결을 내려야 해 부담이 크다”며 이번이 문재인 정부 마지막 대법관 임명장 수여식이라고 언급하자 문 대통령은 “그래서 더 뜻깊은 자리”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또 “오 대법관 임명으로 여성 대법관 4인 시대가 본격화됐다”며 “오 대법관은 약자와 소수자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앞으로 대법원에서 전향적 판결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오 대법관은 “대법원에는 역대 대법관들의 사진이 걸려 있는데 최초의 여성 대법관인 김영란 전 대법관의 사진은 절반이 지나서야 걸려 있다”며 “여전히 극소수인 여성 대법관으로 무거운 사명감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오 대법관은 역대 8번째 여성 대법관입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오 대법관의 전임자인 이기택 전 대법관에게 청조근정훈장을 수여한 뒤 “평생 법관으로 봉직하고 대법관이라는 명예로운 일을 수행하며 훌륭한 사표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 전 대법관은 광역버스 휠체어 전용석을 정면이 아닌 측면을 바라보는 형태로 설치하는 것은 장애인 차별이라는 판결을 내렸다”며 “이 전 대법관 최고의 판결 중 하나로 사회 인권 의식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김경진 기자 (kjkim@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