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일 주일대사 "한·일관계 개선, 공은 일본에 넘어가"
[경향신문]
국회 외통위 국감, “일본 외무상 면담 못한 건 신청도, 초청도 없었기 때문” 야당과 공방
강창일 주일대사는 6일 정부의 한·일관계 개선 의지를 강조하며 “공은 일본으로 넘어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강 대사는 지난 1월 부임 후 일본 외무상과 총리를 한 번도 면담하지 못했다는 지적에는 “(면담) 신청을 하지 않았고, 일본의 초청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강 대사는 이날 화상으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주일 한국대사관 국정감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회견과 3·1절 및 8·15 기념사에서 일본과의 대화에 열려있고, 현금화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언급했다”며 “이 부분에서 공은 일본에 넘어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일본과의 대화 의지를 적극적으로 밝힌 만큼 일본이 대화에 나설 차례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강 대사는 한·일 간 과거사 인식 공유와 대북정책 공조, 양국관계 진전 등을 약속한 1998년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과 같은 것이 필요하다고 보느냐는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의 질의에는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모범으로 삼아 ‘신신(新新) 선언’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강 대사가 부임 9개월이 넘도록 일본 외무상과 총리를 만나지 못한 것을 지적하는 야당 의원들과 강 대사 간에 공방이 벌어졌다.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이 지금까지 면담이 성사되지 못한 이유를 묻자 강 대사는 “총리 만날 일이 없어 신청을 안 했다. 일본의 초청도 없었다”고 답했다.
이에 조 의원은 주일대사가 외무상과 총리를 만나지 못한 것은 처음이라며 “대사가 관계를 개선하러 갔는데 실적이 없다” “두 나라 정부 관계보다 주일대사와 일본 정부 사이 관계가 좋아야 정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강 대사가 목소리를 높이며 “그만큼 한·일관계가 냉랭하다. 남관표 대사가 돌아갈 때도 일본 수상과 외무상을 못 만났다”며 “한일· 갈등은 구조적 문제로 한 사람의 힘으로 풀 수 없다. 총리, 외상과의 면담 일정은 조율중이므로 언젠가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진 기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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