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수답지 않은 영화" '행복의 나라로' 최민식x박해일 따뜻한 로드무비 [BIFF](종합)

장아름 기자 2021. 10. 6.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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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부산광역시 우동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열린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행복의 나라'(감독 임상수)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주역들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 두번째 부터 임상수 감독, 이엘, 박해일, 최민식, 조한철, 임성재. '행복의 나라로'는 시간이 없는 탈옥수 '203'(최민식 분)과 돈이 없는 환자 '남식'(박해일 분)이 우연히 거액의 돈을 손에 넣고 인생의 화려한 엔딩을 꿈꾸며 특별한 동행을 하는 유쾌하면서도 서정적인 로드무비다. 2021.10.6/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부산=뉴스1) 장아름 기자 = 거장 임상수 감독의 신작 '행복의 나라로'가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베일을 벗었다. 전작 '나의 절친 악당들'(2015) 이후 6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으로, 임상수 감독은 돈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두 남자의 로드무비로 풀어내며 따뜻한 감동을 안겼다.

6일 오후 부산 영화의 전당 중극장에서 진행된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작 '행복의 나라로'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는 임상수 감독과 최민식 박해일 조한철 임성재 이엘이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행복의 나라로'는 시간이 없는 탈옥수 '203'(최민식 분)과 돈이 없는 환자 '남식'(박해일 분)이 우연히 거액의 돈을 손에 넣고 인생의 화려한 엔딩을 꿈꾸며 특별한 동행을 하는 이야기를 그린 유쾌한 로드무비로, 이날 개막하는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돼 부산에서 월드 프리미어(세계 첫 상영)로 처음 공개된다.

임상수 감독이 6일 부산광역시 우동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열린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행복의 나라'(감독 임상수)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행복의 나라로'는 시간이 없는 탈옥수 '203'(최민식 분)과 돈이 없는 환자 '남식'(박해일 분)이 우연히 거액의 돈을 손에 넣고 인생의 화려한 엔딩을 꿈꾸며 특별한 동행을 하는 유쾌하면서도 서정적인 로드무비다. 2021.10.6/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이날 임상수 감독은 기존 작품과 질감이 다르다는 말에 "영화가 선량하다고 해야 할까, 착한 면이 있다"며 "냉소적이고 그런 영화를 만든다고 하셨지만 저는 선량하고 착한 사람"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또 임상수 감독은 "좀 전에 위원장님과 점심을 같이 먹었는데 '영화가 촌스러웠다, 임상수답지 않게'라고 하셨다"며 "그래서 좋다고는 말씀하셨지만 나이가 들면서 조금 죽음에 대해 구체적으로 마주하고 구체적으로 생각하게 되는 기회가 많아지는 것 같다. 가까운 분들, 가시는 분들 등 그런 느낌을 갖고 이런 영화를 만들었다"고 털어놨다.

임상수 감독은 이어 "그런 요소들이 전작들하고 연관이 되긴 하지만 확연히 전작들과 다른 종류의 영화였던 것 같다"며 "어느 것이 더 낫다 그렇게 얘기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작품을 준비하면서 최민식 배우와 얘기도 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부모님이랄지,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감당해야 하고 죽음이 자연스러운 것이기도 하지만 당사자와 곁에 있는 사람에겐 끔찍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또 임 감독은 "그러니까 이 죽음을 구체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한 나이가 된 것이고 그런 점에서 죽음에 대해 다뤘던 것 같다"며 "돈에 관해서는 어떤 종류의 영화를 찍든 영화 속 인물들은 돈을 갖고 시도를 해야지 관객들도 그런 것에 대해 재미를 느끼고 와닿을 수 있는 소재였던 것 같아서 그렇게 썼다, 이번 영화에선 돈의 행방을 놓고 열심히 뛰지만 돈을 누가 찾았는지 모르는 상황이 됐다"고 덧붙였다.

배우 박해일, 최민식(오른쪽)이 6일 부산광역시 우동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열린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행복의 나라'(감독 임상수)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행복의 나라로'는 시간이 없는 탈옥수 '203'(최민식 분)과 돈이 없는 환자 '남식'(박해일 분)이 우연히 거액의 돈을 손에 넣고 인생의 화려한 엔딩을 꿈꾸며 특별한 동행을 하는 유쾌하면서도 서정적인 로드무비다. 2021.10.6/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최민식은 박해일과의 연기 호흡에 대해 밝혔다. 그는 "(호흡을 위해) 특별히 노력한 적은 없다, 물론 다른 작품을 통해, 해일이 작품을 통해 좋은 인상을 받아서 그런지 처음 만났을 때부터 오래 전부터 작품을 해왔던 느낌을 받았고 낯설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이어 "술정이 많이 쌓였다, 처음에는 제정신으로 얘기하다가 열번 중 여덟 번은 몽롱한 상태로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모르겠더라, 너무 익숙해서 신기했다"며 "오토바이를 이렇게 잘 타는지 몰랐다, 겁도 났는데 스턴트맨 수준으로 잘 타서 안전하게 재밌게 찍었던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박해일은 "최민식 선배님과는 언제 한 번 작품에서 뵐 수 있을까 생각했던 게 15년이 넘었다"며 "이번 기회에 임상수 감독님, 최민식 선배님과 많은 배우들과 함께 한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제게 로드무비 장르가 낯설지만 언젠가 기회가 있으면 꼭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며 "최민식 선배님과 함께 하는 현장이라면 행복하겠다는 기대를 했다"고 털어놨다.

박해일은 "촬영 들어가기 전 감독님, (최민식) 선배님과 숙소를 잡아놓고 시나리오를 갖고 치열하게 얘길 했던 기억이 있다"며 "그래서 작품 원형과 캐릭터에 대한 구축을 해놔서 빠른 기차처럼 출발했었다"고 밝혔다. 또한 "(최민식 선배님은) 현장에 분장하러 30분 일찍 오셔서 저도 빨리 가려 노력했었다"라며 "선배님 호흡 하나하나에 리액션 하고 싶은 마음과 이런 기회가 언제 올까 하는 마음으로 임했다"고 덧붙였다.

배우 박해일이 6일 부산광역시 우동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열린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행복의 나라'(감독 임상수)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행복의 나라로'는 시간이 없는 탈옥수 '203'(최민식 분)과 돈이 없는 환자 '남식'(박해일 분)이 우연히 거액의 돈을 손에 넣고 인생의 화려한 엔딩을 꿈꾸며 특별한 동행을 하는 유쾌하면서도 서정적인 로드무비다. 2021.10.6/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박해일은 캐릭터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그는 "영화 초반부에 남식에 대해 잠깐의 배경이 나온다. 돈이 절실한 친구이기 때문에 최민식 선배님이 연기하시는 203 캐릭터와 조우하게 되면서 얻게 되는 선물 같은, 인생의 아주 중요한 소재들은 영화가 끝나면 어떻게 됐을까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책을 받아봤을 때 개인적으로 제 필모그래피를 포함해서 정말 사랑스럽고 꼭 껴안아주고 싶은 캐릭터"라며 "그의 환경과 버텨낸 과거를 포함한, 굉장히 힘들지만 꿋꿋하게 살아가는 모습에 숙연해졌고 굉장히 사랑스러운 친구이기 때문에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작품이 끝나면 남식이가 과연 어떻게 생활할까 하는 궁금증을 관객들과 함께 공감하고 싶다"고 애정을 보였다.

이에 대해 임상수 감독은 "남식이 입장에서는 비참한 삶을 어렵게 꾸려가는 입장인데 큰 돈을 만져봤다"라며 "큰 돈이 아니더라도 약값이 될 수 있는 상황이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리 뛰고 저리 뛴 것"이라고 설명을 거들었다. 이어 "그가 바닷가 여행을 마주하고 나니까 그 목표를 얻었는지 모르겠지만 203과 좌충우돌하면서 거기까지 오면서 마음이 따뜻하고 기분이 좋은 것"이라며 "살면서 목표를 아무리 세워도 목표는 달성되지 않는 것 같고 그런 와중에 만나는 사람들에게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것 아닌가 한다"는 생각도 전했다.

배우 이엘이 6일 부산광역시 우동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열린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행복의 나라'(감독 임상수)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행복의 나라로'는 시간이 없는 탈옥수 '203'(최민식 분)과 돈이 없는 환자 '남식'(박해일 분)이 우연히 거액의 돈을 손에 넣고 인생의 화려한 엔딩을 꿈꾸며 특별한 동행을 하는 유쾌하면서도 서정적인 로드무비다. 2021.10.6/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이엘의 존재감도 주목을 받았다. 임상수 감독은 "이엘씨가 맡기엔 여성 분량이 작은 게 아니었나 했다, 엘씨는 큰 배우니까"라며 "그런데 흔쾌히 같이 작업을 하시겠다고 하셔서 좀 놀라기도 하고 저로서는 너무 고마웠다, 저 때문에 그런 것 같진 않고 제작자, 두분 배우들과 같이 일하고 싶으니까 그런 것 같다, 그래서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이엘은 "제가 선택하게 된 건 분량이나 캐릭터를 떠나서 임상수 감독님, 최민식, 박해일, 윤여정 선배님까지 모든 배우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작품을 언제 해보겠나 싶더라"며 "저는 참 운이 좋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감독님 팬이라 언젠간 한번 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배우 이엘(왼쪽부터), 박해일, 최민식이 6일 부산광역시 우동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열린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행복의 나라'(감독 임상수)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행복의 나라로'는 시간이 없는 탈옥수 '203'(최민식 분)과 돈이 없는 환자 '남식'(박해일 분)이 우연히 거액의 돈을 손에 넣고 인생의 화려한 엔딩을 꿈꾸며 특별한 동행을 하는 유쾌하면서도 서정적인 로드무비다. 2021.10.6/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영화는 돈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다. '기생충' '오징어 게임' 등 돈과 계층에 대한 주제를 다룬 한국 콘텐츠들이 해외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데 대해 임상수 감독은 "이 영화는 그렇게 계층에 관한 영화는 아니었던 것 같다"며 "한국에서 계층의 문제가 심한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전세계적으로 계층 문제는 대단히 심각하다, 한국의 작가들, 감독들이 까놓고, 대놓고 이 문제를 다루는 배짱이 있어서 그런 영화를 취향에 따라 좋아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극 중 윤여정의 존재감과 윤여정과 이엘을 모녀 관계로 설정한 이유도 밝혔다. 임상수 감독은 "시나리오 쓰는 입장에서 균형을 잡아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조직의 높은 사람, 이 역할을 여자로 하면 어떨까 했다, 경찰서장이라든지 203과 옥상서 마주하는 순경이라든지 중요한 캐릭터를 여자 캐릭터로 써서 분위기를 달리가고 싶은, 균형을 맞추고 싶은 게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투맨, 두 배우 만큼이나 중요한 배우는 잠깐 나오지만 203의 딸이다"라며 "203이 죽기 전 딸과 교감을 나누는데, 투맨 로드무비라는 장르에서 균형 맞추려는 노력을 했다"고 덧붙였다.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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