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철수한 후이저우 가보니..美 대중공격 별 효과 없었다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중국 중심의 세계 공급망을 깨기 위해 대중 관세폭탄을 무차별로 투하한 지 2년이 지났다.
지난 2019년 트럼프 전대통령은 세계 제조업 기지인 중국 중심의 글로벌 공급망을 깨기 위해 대중 관세 폭탄을 퍼붓자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공장을 동남아로 옮겼다.
이후 2년.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당시 삼성전자가 떠난 후이저우 지역을 방문, 현지 르포기사를 6일 실었다.
당시 삼성전자가 미국의 강권에 못 이겨 공장을 이전하지는 않았다. 삼성전자는 중국내 휴대폰 점유율이 1%대로 떨어지자 베트남으로 공장을 이전했다.
그러나 시기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중 공세를 강화하던 시기와 일치한다.
삼성전자가 떠난 후 유령의 도시를 방불케 했던 후이저우는 2년 후 삼성전자 대신 중국 최대 가전업체인 TCL이 들어서 잘 돌아가고 있다고 SCMP는 보도했다.
SCMP는 삼성전자가 2019년 10월 휴대전화 공장을 베트남으로 이전하기로 하자 후이저우시 ‘진신다’ 공단은 황폐화됐지만 약 2년 뒤인 현재 지역 경제는 활기를 되찾고 있다고 전했다.
현지에서 음식업에 종사하는 리둥은 “삼성전자 철수 당시 이 지역의 방 10개 중 8개는 비었고 주민들은 삼성전자 공장 없이 생계를 유지할 수 없을 것이라고 한탄했다”면서 “그러나 이제 이곳에 수십 개의 음식점들이 다시 생겼다”고 밝혔다.
그는 “이 지역의 아파트 주인들은 더는 임대에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면서 “그들은 지금 지역에 새롭게 유입될 수천 명의 노동자들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사업장이던 12만㎡의 건물은 현재 전 세계에서 7만5000명 이상의 직원을 고용한 중국 최대 TV 생산업체 TCL그룹이 차지했다.
TCL 공장이 생산에 돌입한 지 4개월이 지났지만, 채용 담당자들은 여전히 직원을 구하기 위해 일벌처럼 바쁘게 돌아다닌다고 SCMP는 전했다.
한 채용 담당자는 “TCL 공장에 이미 2000명의 직원이 고용됐지만 청소부, 식당 직원, 창고관리인 등 아직 더 많은 직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대통령의 대중 관세폭탄이 별 효과가 없는 것이다. 트럼프 전대통령이 관세폭탄을 한창 퍼부을 때도 큰 효과가 없을 것이란 지적이 많이 나왔었다.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의 인프라가 중국보다 훨씬 못하기 때문에 동남아가 중국을 대신해 세계 제조업 기지가 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란 지적이 많았다.
그 지적대로 베트남으로 공장을 이전했으나 중국만큼 인프라가 갖춰져 있기 않아 고전하는 기업이 속속 나오고 있다.
특히 코로나19가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 최근 ‘델타 변이’가 지구촌을 휩쓸면서 베트남 등 동남아도 막대한 타격을 입었다. 이에 따라 베트남에서 공장 조업을 중단하는 기업이 속출하고 있다.
이에 비해 중국은 코로나19를 철저히 통제한 결과, 지금도 공장이 무리 없이 돌아가고 있다. 물론 중국은 최근 전력난을 겪고 있지만 대세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다.
세계는 지금 대부분 ‘위드 코로나’(코로나와 함께)라는 슬로건으로 코로나와 공존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만 유일하게 지금도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집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아직까지 공장이 가장 활발하게 돌아가는 곳이 중국이다.
탈중국을 단행했던 글로벌 기업들이 델타 변이로 동남아에서 코로나가 창궐하자 이전을 후회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리고 있다.
미국이 중국 중심을 공급망을 파괴하기 위해 중국을 그토록 팼지만 아직까지 세계 제조업 센터는 중국인 것이다.
물론 언제까지 중국이 선방할 지는 예단할 수 없다. 그러나 중국 중심의 글로벌 공급망이 파괴되는 속도는 예상보다 느리고, 중국은 오히려 무역과 외교 측면에서 많은 기회를 잡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sino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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