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30.8도, 담양 30.4도..때아닌 '10월 더위' 왜?

김세현 기자 2021. 10. 6.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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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열대 바다 영향으로
아열대 고기압 이례적 발달

10월 첫날,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요란한 비가 내리고 가을이 찾아오나 했더니 다음날부터 때아닌 더위가 찾아왔습니다.

10월 1~6일 일 최고기온 (오늘 오후 3시 45분 기준) 〈자료=기상청〉

위의 그림에서 붉은색은 일 최고기온이 25~30도, 검은색은 일 최고기온이 30도 이상으로 오른 지역입니다.

2일 전남 순천이 30.8도, 전남 담양이 30.4도까지 오르는 등 전남과 경남 일부 지역에 더위가 찾아오더니, 3일에는 전국이 붉은색과 검은색으로 물들었습니다.

이때 30도가 넘은 충청 내륙과 남부지방, 동해안에서는 8월 하순의 늦여름 기온을 보이면서 10월 최고기온 극값이 기록된 곳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3일 이후에도 때아닌 10월 더위는 이어졌는데요.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계속해서 전국 곳곳의 10월 일 최고기온 극값이 경신됐습니다. 특히 순천과 의령·함양·청송군의 10월 최고기온 5위까지의 순위 모두 올해 기록으로 바뀌기도 했습니다.

지역별 10월 일최고기온 최고 순위 〈자료=기상청〉

이렇게 기록적인 10월 더위가 발생한 것은 따뜻한 남~남서풍이 불어온 데다가 하늘이 대체로 맑아서 뜨거운 햇볕을 받아서인데요. 이례적으로 강하게 발달한 아열대 고기압 때문입니다.

기상청에서 최근 제주 상공에서 관측된 기온을 분석했더니 지상으로부터 5km 상공의 기온이 영하 5도 이상으로, 여름철에나 관측할 수 있는 기온이었습니다.

상대적으로 뜨거운 공기를 품은 아열대고기압이 상층에서 강하게 발달한 겁니다. 최근 14년 동안 관측되지 않은 세기를 보였는데요. 그 원인으로는 뜨거운 열대 바다에 있었습니다.
2021년 10월 4일 오전 9시 기준 해수면 온도 분포와 평년 편차. 〈출처: 기상청〉

필리핀 인근의 해수면 온도는 아직도 30도 이상을 유지하며, 평년에 비해 크게는 2도가량 더 뜨거운 상태입니다.

이 뜨거운 바다의 영향으로 열대 지역에서 공기가 활발하게 상승하고 있고. 이 상승한 공기가 우리나라 부근에서 하강하면서 상층의 고기압 세력을 강하게 만든 겁니다.

기상청은 이 아열대 고기압 세력이 10월 중순까지는 유지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 연일 극값을 기록하는 더위가 이어질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고기압은 상하층이 모두 견고하게 발달해야 강한 세력이 오래 유지가 되는데 이 고기압은 상층으로는 강하게 발달했지만, 하층으로는 북쪽에서 내려오는 차고 건조한 공기의 영향을 받으며 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상하층으로 강하게 발달한 고기압으로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있는데, 이 고기압 세력은 그렇지 않아 더 큰 범위인 아열대 고기압이기도 합니다.

중부지방은 계속해서 북쪽을 지나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연일 구름이 많거나 흐린 날씨를 보이며 곳곳에 비가 내리고 있고, 당장 오늘 서울의 낮 최고 기온도 21.7도로, 26.5도를 보인 어제보다 5도가량 낮아졌습니다. 하지만 충청과 남부 지방은 오늘과 같은 더위가 모레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번 주말에는 찬 공기를 품은 저기압이 지나며 전국에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습니다. 이후에 전국적으로 기온이 내려가겠지만, 중순까지는 다시 아열대 고기압이 계속해서 영향을 주며 당분간은 평년 기온을 웃도는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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