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력 부진 동의 안 해" 독 바짝 오른 벤투..'자카르타 동지' 시리아전 V골 특명

김용일 2021. 10. 6.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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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윙어(손흥민·황희찬)나 스트라이커(황의조)가 대표팀에서 부진? 동의하지 않는다.”

비대면으로 이뤄진 기자회견이었으나 독이 오른 기운이 느껴졌다. 최근 경기력 부진 목소리에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은 이렇게 말하며 시리아전 필승을 다짐했다.

벤투 감독은 7일 오후 8시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A조 3차전 시리아와 홈경기를 하루 앞둔 6일 화상을 통해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우리 스타일로 최적의 솔루션을 찾겠다”고 말했다.

벤투 감독의 이런 각오에도 그를 향한 물음표를 쉽게 거둬지지 않고 있다. 2018년 8월22일 한국 A대표팀 새 사령탑에 선임된 그는 이날까지 1173일째 지휘봉을 잡고 있다. 대표팀 역대 사령탑 중 최장수 지도자다. A매치 성적도 33경기에서 20승9무4패로 호성적에 가깝다. 그러나 20승 중 15승은 한국보다 한 수 아래에 가까운 아시아 국가를 상대로 거뒀다. 그리고 4차례 패배 중 2019 아시안컵 8강전 카타르전(0-1 패)과 올 3월 일본 원정 평가전(0-3 패)처럼 국내 팬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경기가 존재한다.

제공 | 대한축구협회

현대 축구 트렌드인 측면 빌드업을 화두로 한 공격 지향적인 축구에 대해서는 여러 축구인이 공감한다. 또 수평적인 대표팀 문화를 고수하는 것도 다수 선수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다만 ‘벤투호’의 궁극적인 목표는 월드컵 본선에 진출해 16강 이상의 성적을 내는 것이다. 아시안컵과 한일전 패배에서 보듯 정작 중요한 대회에서 그가 지향하는 축구가 잘 들어맞는지에 대한 의구심, 그리고 선발 요원 고정화로 내부 경쟁 체제가 희미해졌다는 얘기 등 부정적인 시선이 따르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지난 6월 국내에서 치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과 지난달 이라크, 레바논과 치른 최종 예선 1~2차전에서는 정예 멤버를 소집하고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월드컵으로 가는 최종 관문인 최종 예선 첫 2연전에서는 졸전 끝에 이라크와 무득점으로 비겼고, 레바논을 상대로도 후반 간신히 권창훈의 결승골로 1-0 신승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톱클래스 공격수로 발돋움한 주장 손흥민(토트넘)과 지난 시즌 빅리그 첫 두 자릿수 득점을 해낸 황의조(보르도) 등 간판 골잡이가 대표팀에만 오면 이상할 정도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더해졌다.

벤투 감독은 시리아전을 앞두고 이 얘기에 “일부 (경기를 대비한) 훈련 파트는 대표팀보다 소속 구단에서 할 때 쉬운 게 있다. 소속팀과 대표팀의 경기력을 단순하게 비교하는 건 맞지 않다”고 받아쳤다. 매일 반복 훈련이 가능한 소속팀과 다르게 일시적으로 모여 경기를 준비하는 대표팀의 환경이 다른 점을 언급한 것이다. 그는 “대표팀 공격진이 부진하다는 의견은 의견일 뿐이다. 존중하나 동의하지 않는다”고 다소 날 선 반응을 보이더니 “시리아전에 어떤 전술로 나설지는 경기장에서 보이는 게 최선일 것 같다”고 말했다.

제공 | 대한축구협회

한국은 1승1무(승점 4)로 이란(승점 6)에 이어 조 2위에 매겨져 있다. 시리아전 이후 12일 4차전이 열리는 이란 테헤란 원정을 떠나야 한다. 주력인 유럽파들은 두 차례 역시차를 극복해야 하므로 더욱더 부담이 크다. 지난달 이라크전을 앞두고도 손흥민 등 여러 유럽파가 경기 이틀 전에 도착해 부랴부랴 뛰었다. 이번에도 손흥민은 지난 3일 애스턴 빌라전을 치른 뒤 5일 합류했고, 황의조도 같은 날 입국했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손흥민은 (시리아전에) 선발로 뛴다”며 머릿속 주전 요원을 변함없이 내보낼 것을 예고했다. 현재 부진 여론에 맞서 자신이 추구하는 축구 색깔, 선수를 재가동해 원하는 결과를 얻겠다는 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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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손흥민과 황의조가 공격 선봉에 서는 가운데 물오른 황희찬(울버햄턴)의 활약이 관심사다. 벤투 감독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 주역인 ‘손·황 듀오’에 시리아전 ‘V골 특명’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황희찬은 지난달 2연전에서도 제 경기력을 발휘하더니 꿈에 그리던 EPL에 입성해 초반 4경기에서 3골을 몰아쳤다. 대표팀 합류 직전 뉴캐슬전에서도 멀티골로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벤투 감독은 “(황희찬은) 아주 좋은 리그에서 첫발을 뗐다. 빠르고 기술이 좋은 선수로 자신의 특징을 더 발전해나갈 것”이라며 “당연히 이런 장점을 우리도 이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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