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기상기구 "2050년 전세계 50억명 물부족" 경고
[경향신문]
기후 변화로 인해 홍수나 가뭄과 같은 물 관련 위험이 늘어나고 인구도 증가함에 따라 오는 2050년에는 물을 제대로 사용하기 힘든 사람이 50억명에 달할 수 있다는 세계기상기구(WMO)의 전망이 나왔다.
WMO는 5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기후 변화가 세계적이고 지역적인 강수량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같은 강수량 변화는 강우 패턴과 계절 변화는 물론 세계의 식량 안보와 보건 상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WMO는 내다봤다.
지구가 지표면 등에 저장하고 있는 담수량도 크게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년간 지표면과 지표면 아래, 눈, 얼음 등에 저장된 물의 양이 연간 1㎝씩 감소했다고 WMO는 분석했다. 가장 큰 손실은 남극과 그린란드에서 발생했으나 인구가 많은 저위도 지역에서의 손실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구상에 있는 물 중 단 0.5%만이 인간이 사용가능한 담수이기에 전체적인 담수량 감소는 물 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WMO는 지난 20년간 물과 관련한 재난의 빈도가 높아졌으며 2000년 이후 홍수와 가뭄과 관련한 재해는 각각 134%, 29% 늘었다고 전했다. 같은 기간 대기 중의 습도는 온난화로 인해 7% 높아졌는데 이같은 요소도 홍수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WMO는 보고 있다. 홍수에 따른 사망과 경제적 손실은 대부분 아시아에서 발생했다. 가뭄의 경우 아프리카의 피해가 컸다.
향후 기후 변화가 심화되면 수자원 접근에 제한을 받는 인구는 늘어날 전망이다. WMO는 2018년 기준 1년에 한 달 이상 물 접근에 어려움을 겪은 인구는 36억명이었지만 2050년에는 50억명 이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페테리 탈라스 WMO 사무총장은 “현재 20억명이 넘는 사람들이 물 부족 국가에 살고 있으며 안전한 식수와 위생 시설에 대한 접근도 어려운 상황에 있다”고 설명했다.
WMO는 이날 물 관련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각국에 수자원 관리 통합을 위한 투자와 더 나은 물 관리 시스템 구축을 권고했다. 특히 빈곤한 국가들의 경우 가뭄과 홍수에 대한 조기 경보 시스템에 투자할 것을 당부했다. WMO는 “기상이나 수자원 관련 국가 기관의 약 60%가 물과 관련한 기후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필요한 능력이 부족한 것으로 평가됐다”며 “우리는 다가오는 물 위기에 깨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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