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가 '된장녀' 논란, 처음 아니다? 시청자 뿔난 이유 [스경연예연구소]
[스포츠경향]
KBS2 드라마 ‘빨강 구두’가 ‘된장녀’라는 표현을 대사로 사용해 논란인 가운데, 이와 비슷한 일로 화살을 맞은 앞선 방송들도 재조명되고 있다.
‘빨강 구두’는 지난 4일 방송된 53회에서 ‘된장녀’라는 대사를 사용해 도마 위에 올랐다. 이날 방송에서는 최숙자(반효정)와 결혼 준비 과정을 의논하는 권혜빈(정유민)과 윤현석(신정윤)의 모습이 그려졌다. 최숙자는 “한복은 내가 소개한 동대문 시장에서 맞췄냐”고 물었고, 권혜빈은 “혜빈이 ‘된장녀’다. 할머니. 명품으로 쫙 빼입고 다니는 아이에게 동대문에서 맞추라 하면 되겠냐”고 답했다.
‘된장녀’는 자신의 소득에 맞지 않게 명품을 사용하는 등 과소비를 일삼는 여자를 지칭하는 단어다. 2000년대 초반까지는 하나의 유행어로 자리매김해 웃음의 소재로 사용되곤 했다. 그러나 이는 특정 소비 패턴의 유형을 여성으로 일반화하는 불편함을 야기했고, 인터넷 상에서 여성을 조롱거리로 삼는 수단으로 이용되기 일쑤였다. 결국 ‘된장녀’는 여성혐오적 표현이라는 비판을 받으며 곧장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이 때문에 ‘빨강 구두’의 ‘된장녀’ 대사 사용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할 수 밖에 없었다. 4회가 방송된 직후 해당 드라마의 게시판에는 이 같은 단어를 대사로 쓴 작가에 대한 비판과 함께 제작진의 사과를 요구하는 글이 우후죽순 게재됐다. ‘빨강구두’ 제작진은 현재까지 이와 관련한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황이다.
사실 ‘된장녀’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과거 여러 방송 및 유튜브에서도 ‘된장녀’를 사용하거나 혹은 연상케 해 뭇매를 맞은 바 있다. 2015년 SBS 예능 프로그램 ‘정글의 법칙’이 ‘된장녀’라는 자막을 사용해 논란의 중심에 선 게 대표적이다. 당시 방송된 ‘정글의 법칙 in 얍’ 편에선 대왕조개를 채취한 출연진들이 요리에 나선 모습이 방송됐다.
해당 방송분에서 개그맨 김병만은 채집한 대왕조개를 손질한 후 “먹을 게 없다. 관자 주위에 붙은 살이 너무 없다”는 말을 했다. 그러자 제작진은 해당 장면에 ‘된장녀 말고 된장조개’라는 자막을 띄었다. 이는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확산돼 많은 누리꾼들의 질타를 받았고, 나아가 ‘정글의 법칙’을 폐지하라는 요구도 빗발쳤다.
그런가 하면 배우 한예슬의 유튜브 영상 또한 ‘된장녀’를 연상케 하는 자막 사용으로 비판 받았다. 해당 유튜브 채널에는 한예슬이 자신의 가방, 신발, 옷 등을 소개하는 영상이 2019년 게재된 바 있다. 이 가운데 한예슬이 명품 가방을 꺼내자 자막에는 “오늘 저녁 된장찌개?”라는 문구가 삽입됐다. 이에 누리꾼들은 “아무 맥락 없이 갑자기 ‘된장찌개’라는 말이 나왔다”며 “‘된장녀’가 떠오르도록 의도한 것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결국 유튜브 채널 운영자는 해당 게시물을 삭제 조치하고 사과문을 게재하는 것으로 논란을 수습했다.
이 같은 논란이 꾸준히 이어지는 것은 ‘된장녀’라는 단어가 단순히 시대착오적인 것을 넘어, 일부를 향한 혐오 및 편견을 조장하는 파장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방송이 크고 작은 영향력을 지닌 매체인 만큼 단어 사용에 면밀히 주의를 기울였어야 한다는 것이 시청자들의 지적이다. 단순히 낡은 단어를 사용했다는 이유만으로 ‘된장녀’가 도마 위에 오른 게 아니라는 점을 방송 제작진들은 유념하고 있어야 한다.
황채현 온라인기자 hch572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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