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유승민 설전 속 주인공, '항문침 전문가' 이병환은 누구?
윤석열 측 "가짜뉴스를 만들어 유포하는 저급한 행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손바닥에 적혀 있던 '왕(王)자'가 당 내에 끊임없는 설전을 일으키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대선 판에 무속 신앙까지 등장하냐는 비판의 연장선 상에서 이번에는 '항문침 전문가' 이병환과 윤 전 총장 사이 친분이 있느냐 없느냐에 대한 공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윤 전 총장은 5일 열린 TV 토론회에서 '항문침 전문가' 이병환을 모른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유승민 전 의원 캠프 이수희 대변인은 6일 논평을 내고 "윤석열 후보는 무엇을 감추려고 자칭 ‘항문침 전문’ 이병환을 모른다고 거짓말을 했나"고 따져 물었습니다.
이 대변인은 "지난 6월 9일 우당 이회영 선생 기념관 개관식을 보면 이병환은 윤 전 총장을 밀착 수행하며 내빈들과 인사를 시키고 윤 후보 옷매무시를 가다듬어주고 수시로 얘기하는가 하면 심지어 경호하는 장면까지 있다"며 "수행까지 했는데 만난 적이 없다는 건 무슨 해괴한 대답인가"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그때는 윤 후보께서 입당 전인데다 정식 캠프를 꾸리기도 전이기 때문에 아주 가까운 지인들만이 윤 후보 옆에 있을 수 있던 상황인데 모르는 사람이 수행까지 했다는 건가?"라며 "이병환은 자칭 ‘항문침 전문’이란 생소한 이력으로 알려져 있고 그 침술로 기를 불어 넣어준다고 말하고 다녔다고 회자되고 있는데 유독 윤 후보와 관련해서 역술인인지 무속인인지 이런 사람들 이름이 자주 거론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윤 후보는 무엇을 감추려고 이병환을 모른다고, 만난 적 없다고 거짓말을 했나? 이번에는 진실을 말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특히 "그동안 윤 후보와 캠프에서 보인 대응처럼 ‘기억이 안 나서 착각했다’거나 ‘지지자라고 돕고 싶다고 하길래 그저 하고 싶은 대로 하게 둔 거’라는 식으로 어물쩍 넘어가려 한다면 손바닥 王보다 더 큰 위기를 겪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이 대변인은 대선 경선 후보 토론에서 거짓말을 한 것과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일 뿐만 아니라 사퇴를 요구할 수 있는 중대한 사유"라고 비판했습니다.
윤석열 국민캠프 김병민 대변인은 6일 논평을 통해 "유승민 후보 캠프의 치졸한 정치공세는 유 후보에게 독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김 대변인은 "유승민 캠프가 '아니면 말고식' 정치공세에 재미를 붙인 모양"이라며 "경제 정책을 중심으로 대한민국 미래를 논하는 장으로 마련된 방송토론회를 역술인 퀴즈대회로 만든 것도 모자라 거짓을 유포하며 윤 후보 흠집내기를 하는 모습이 치졸하기 짝이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앞서 유 전 의원은 토론회에서 "천공스님을 아시느냐", "지장스님은 아느냐", "이병환이라는 사람 만나본 적 있느냐", "역술인 중에 노병한씨를 아느냐" 등 윤 전 총장을 향해 질문 공세를 했습니다. 이에 윤 전 총장은 '천공스님'에 대해서는 "제가 알긴 하는데 무슨 멘토니 하는 이야기는 좀 과장됐다"고 말하고, '지장스님과 '이병환'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답했습니다. '노병한'에 대해서는 "자주 보는 게 아니고 딱 한 번 김종인 전 위원장과 정갑윤과 봤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김 대변인은 "윤석열 후보는 어제 토론회에서 분명히 밝혔 듯 이병환 이라는 사람을 전혀 알지 못한다"고 강조하며 "수 많은 이들이 모인 행사장에서 이씨가 윤 후보 옆에 있었다는 이유로 '친분 있는 사이'인 것처럼 가짜뉴스를 만들어 유포하는 저급한 행태는 유승민 후보에게 독이 될 뿐"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대장동을 둘러싼 각종 의혹의 진상을 규명하고, 국민의힘이 국민신뢰를 더 얻는 일에 주력하라는 당원과 지지층의 뜻을 외면하는 듯한 유 후보 측의 한심한 행태는 유 후보의 표만 떨어뜨릴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김 대변인은 "경선이 이제 한 달 정도 남았는데 그 기간 동안이라도 정권교체를 갈망하는 국민들께 희망을 줄 수 있는 합리적 보수의 품격을 유 후보 캠프에서 보여주기 바란다"고 일침을 날렸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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