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탈대서양'에 자체 안보 꾀하는 EU.."더 강한 유럽으로"
기사내용 요약
EU정상, 6일 서부 발칸 정상회의 계기 집결
美 '오커스' 발족에 나토 중심 안보 축 흔들
미셸 의장 "자체 힘 강화해야 한다는 교훈"
마크롱 "군사적 차원서도 더 강한 유럽 필요"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미국·영국·호주의 3국 안보 협의체 '오커스'(AUKUS) 발족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중심의 대서양 안보 축이 흔들리자, 유럽연합(EU)이 자체적인 안보 전략 형성에 나섰다.
6일(현지시간) AP통신, AFP통신 등에 따르면 유럽연합 27개 회원국과 발칸 6개국은 이날 슬로베니아 브르도성에서 EU-서부 발칸 정상회의를 갖는다.
회의에선 ▲서부 발칸에 대한 유럽의 관점 재확인 ▲코로나19 사태 관련 사회·경제적 회복 협력 ▲경제 및 투자 계획 이행 ▲지역 협력 강화 ▲정치·안보 문제 관련 추가 협력 모색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이번 회의는 EU의 서부 발칸 지역 전략적 개입 차원으로 개최된 것이지만, 유럽을 중심으로 한 주체적인 안보 전략을 형성하는 데 논의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 정상들은 앞서 전날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주재로 열린 만찬에서도 최근 지정학적 변화와 아프가니스탄 사태, 오커스 합의 후 국제무대에서 EU의 역할과 위상 등을 논의했다.
EU에 따르면 만찬에선 ▲미국 등 나토 동맹과 협력 ▲의존도 축소를 통한 EU 탄력성 강화 ▲안보·국방·경제 대국으로서 EU의 자율성 증대 ▲경쟁자이자 동반자, 체제적 라이벌로 간주되는 중국 관계에서 EU 자체 이익 추구 등이 논의됐다.
미셸 의장은 회의 후 "최근 위기 상황은 (EU가) 치명적인 의존도를 줄이고 자체 힘과 탄력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교훈을 준다"며 "국제무대에서 더 효과적이고 적극적일 수 있게 EU는 독자적 행동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오커스 합의로 호주와 맺은 잠수함 계약을 파기 당한 프랑스는 EU가 더이상 미국에 의존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역설할 것으로 예상된다.
프랑스는 호주와 400억달러(47조 5000여억원) 규모 잠수함 건조 계약을 맺은 상태였지만, 지난달 15일 발표된 오커스를 통해 호주가 미국으로부터 핵추진 잠수함 기술을 공유받게 되면서 계약이 사실상 파기됐다.
특히 협상 과정이 비밀에 부쳐진 뒤 기습 발표되자 더 큰 반발을 샀다. 오커스 발표 직후 프랑스는 "동맹 등에 칼을 꽂는 행위"라고 반발하며, 미국과 호주 주재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하기도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만찬에 앞서 "기술, 산업, 경제, 금융을 넘어 군사적 차원에서도 더 강한 유럽을 만들어야 한다"며 "유럽은 스스로 (책임을) 질 수 있으며, 파트너를 선택하고 동맹과 긴밀히 협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혼란에 빠진 지정학적 맥락에서 이 점을 논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프랑스 대통령실 한 관계자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하는 건 실수"라며, 미국의 관계 회복 노력에도 프랑스 및 EU가 미국과 관계를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EU도 오커스에 뒤통수 맞았다는 입장이다. 조셉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오커스 발표 직후 "사전에 고지받지도, 합의에 동참할 수도 없었던 데 대해 유감"이라며 "프랑스 정부가 얼마나 실망할지 이해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여기에 최근 미국이 독단적으로 아프가니스탄 철군을 결정하면서 유럽에선 허를 찔렀다는 평가가 나온 상태다.
특히 민간인 대피 과정에서 큰 혼란을 빚고 철군 시한을 넘겨서까지 자국민과 현지 조력자가 아프간에 남게 된 상황에 처하자 미국에 대한 비난과 책임론이 거세졌다.
이 같은 맥락에서 EU는 대중 관계 변화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EU는 대서양 동맹 차원에서 미국의 중국 견제에 결을 같이 해왔지만, 미국의 탈대서양 동맹 움직임으로 대중 관계 변화를 꾀할 여지가 생겼다.
EU 정상들은 6일 정상회의를 가진 뒤, 오는 21일부터 이틀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집행위원회 정상회의에서 논의를 이어갈 전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hey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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