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맥·먹방·대박..한국어 단어 26개,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올랐다
[경향신문]
옥스퍼드 영어사전이 최신판에 대박, 먹방 등 한국어 단어 26개를 새로 추가했다. 방탄소년단 음악과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흥행 등 한류 열풍에 힘입은 결과라고 영국 BBC는 분석했다. 미국 CNN은 “한국 수출이 전 세계의 스크린(영화), 헤드셋(음악), 런웨이(패션)를 휩쓸고 있다”고 평가했다.
옥스퍼드대 출판부는 지난달 영어사전을 개정하면서 한국 단어 26개를 추가했다고 가디언 등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한류’와 한국 대중문화 용어들이 다수 등재됐다. ‘한류(hallyu)’는 ‘한국의 음악과 영화, 티비, 패션, 음식의 세계적 성공으로 대표되는 한국과 한국의 대중문화에 대한 국제적 관심의 증가’로 정의됐다. 2016년 사전에 오른 ‘케이팝(K-pop)’과 같이 한국(Korea)의 ‘K’를 접두사로 한 단어도 사전에 올랐다. ‘K-’는 ‘한국과 그 대중문화와 관련된 명사를 만든다’고 정의돼 있다. ‘케이드라마(K-drama)’는 ‘한국에서 한국어로 제작된 티비 시리즈 또는 이 같은 시리즈를 총칭하는 단어’로 풀이됐다.
한국 음식도 이름을 올렸다. ‘불고기(bulgogi)’, ‘김밥(kimbap)’, ‘반찬(banchan)’, ‘동치미(dongchimi)’, ‘갈비(galbi)’, ‘잡채(japchae)’, ‘삼겹살(samgyeopsal)’ 등이다. 한국에서 후라이드 치킨과 맥주를 곁들이는 ‘치맥(chimaek)’도 사전에 올랐다.
한국 고유의 문화를 반영한 단어들도 등장했다. 많은 양의 음식을 먹으며 실시간으로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온라인 방송 ‘먹방(mukbang)’이 사전에 올랐다. 이외에도 ‘피시방(PC bang)’, ‘트로트(trot)’, ‘만화(manhwa)’, ‘한복(hanbok)’, ‘학원(hagwon)’ 등이 포함됐다.
한국에서 고유하게 쓰이는 말들도 사전에 실렸다. ‘화이팅(fighting)’은 ‘한국과 한국적 맥락에서 격려, 선동, 지지를 표현하는 말’이라고 사전은 설명했다. 이밖에 ‘대박(daebak)’, ‘애교(aegyo)’, ‘콩글리시(Konglish)’, ‘스킨십(skinship)’ 등도 등재됐다. ‘누나(noona)’, ‘오빠(oppa)’, ‘언니(unni)’와 같은 호칭도 실렸다.
한국 단어가 대거 실린 것은 한류의 영향력이 커진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2012년 영미권 싱글 차트를 휩쓸었던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필두로 한국의 음악, 영화, 드라마 등은 해외 팬들의 열렬한 호응을 얻고 있다. 넷플릭스가 ‘역사상 가장 큰 쇼’라고 평가한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넷플릭스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현재 시청자의 95%가 해외라고 BBC는 전했다. 한국 그룹 ‘방탄소년단(BTS)’은 지난해 9월 ‘다이너마이트’로 한국 가수로는 최초로 빌보드 차트 1위를 차지한 후 1년 1개월여 만에 모두 6곡을 정상에 올렸다. 오스카상을 수상한 영화 <기생충>은 현재 영국에서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린 비영어권 영화라는 기록도 갖고 있다.
옥스퍼드 영어사전 측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모두 한류의 정점을 타고 있다”며 “어휘 혁신이 더는 영국과 미국의 전통적인 영어 중심에 국한되지 않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시아인들이 어떻게 지역적인 맥락에서 단어를 발명하고 교류하는지 보여주며, 한국 단어들을 영어권 국가들에 전파함으로써 한류는 영어단어의 바다에도 파장을 일으킨다”고 덧붙였다.
이혜경 킹스칼리지런던 박사는 “K팝 초기 성공 이후 10년이 지나 한국 문화 제작자들은 국제 감각을 갖췄다”며 “한국은 문화 생산 측면에서 서구권을 따라잡았으며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하얀 기자 whit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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