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덕 장관 "'화천대유 50억 퇴직금', 일반 국민 입장서 이해 어려워"
[경향신문]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부 국정감사가 ‘화천대유’와 ‘대장동 개발 의혹’에 대한 공방의 자리가 됐다. 여당 의원들은 국민의 힘을 탈당한 곽상도 의원 아들의 퇴직금·산업재해 위로금 명목 50억원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이 때문에 중대재해, 비정규직, 청년 일자리 문제 등 노동 현안들에 대한 논의는 뒷전으로 밀렸다.
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노동부 국감은 시작부터 대장동 논란이 중심이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의원들은 각각 ‘화천대유=아빠의 힘 게이트, 50억이 산재위로금?’, ‘이재명 판교 대장동게이트 특검 수용하라!’ 등의 팻말을 올려놓은 채 국감에 참여했다. 환노위는 전날 환경부 국감에서도 대장동 개발 의혹 사건 관련 팻말을 부착한 채 회의를 진행했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이 또한 정치행위고, 온국민이 화천대유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부분도 있다”며 팻말 부착을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대출 국회 환노위원장은 “최순실, 박근혜 교과서 등 과거 국감에서도 팻말이 있었다. 현재로서는 여야 간에 정치적 의사 표현으로 존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국민들 보기에 민망한 모습이 될 수 있다”며 여야 간사간 합의를 요청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화천대유에서 근무했던 곽상도 의원 아들의 산재 위로금에 대해 집중 질의했다. 이수진 의원은 “곽병채 대리는 1990년 1월 출생, 만 31세로 대학 졸업 후 아빠 권유로 근무한 화천대유에서 5년9개월 근무하고 퇴직금을 받았다”며 “퇴직금 액수 논란에 김만배씨는 55억원 중 44억원이 업무상 중재를 입은 산재 위로금이라고 했는데 화천대유는 한 차례도 산재 신청을 한 적 없다. 조기축구회에서 맹활약하면서 산재위로금 44억원 수령하고, 지금은 살기 위해 골프를 친다는 이런 사례 들어본 적 있느냐”고 했다. 곽 의원 아들이 최근 한 인터뷰에서 퇴직 후 골프와 축구를 한 이유에 대해 “살기 위해서”라고 답했던 것을 언급한 것이다. 이에 대해 안경덕 노동부 장관은 “별로 들어본 적은 없는 것 같다”고 답했다.
같은당 임종성 의원도 “44억7000만원의 위로금을 어떤 국민이 인정할 수 있을까”라고 따져 물었다. 안 장관은 “일반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답했다. 곽병채씨의 사례가 산재가 맞느냐는 질문에 안 장관은 “(화천대유에) 산업재해조사표를 내도록 했고 그것에 따라 조사를 해보면 이게 산재인지 아닌지는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대장동 논란에 묻혀 노동현안에 대한 정책질의는 다소 주목받지 못했다. 다만 이수진 의원이 기후위기로 인한 산업전환에 노동자가 함께 해야한다는 ‘정의로운 노동전환’과 다양한 노동자들의 권리를 보호할 ‘일하는 사람 모두를 위한 노동법’ 제정의 필요성을 질의했다. 강은미 정의당 의원은 SPC에서 벌어진 노조 탈퇴 압박 문제를, 장철민 의원은 중대재해처벌법 제정 관련 쟁점을, 권영세 의원은 MZ세대와 노조 문화 등을 질의했다.
내년 1월 시행되는 중대재해법과 관련해 안 장관은 “시행을 앞두고 철저한 준비와 현장지원단 운영, 위험작업 밀착 지도관리 등 현장안착 노력을 착실히 진행하겠다”며 “올해 7월 산업안전보건본부 출범을 계기로 산재 사망사고 감축을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고희진 기자 go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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