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매체, 대만 총통에 "두려워 주인에 도움 요청"..연이은 무력시위는 멈춰

베이징|이종섭 특파원 2021. 10. 6.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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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중국 J-16 전투기. 대만 국방부 홈페이지 캡쳐


국경절 연휴(1∼7일) 나흘간 이어졌던 중국의 대만에 대한 무력시위가 일단 잠잠해졌다. 하지만 대만이 무너지면 지역 평화와 민주동맹에 재앙이 될 것이라는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의 외신 기고 내용을 놓고 중국 관영 매체가 “주인에 도움을 요청한 것”이라고 힐난하는 등 여진은 이어지고 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6일 ‘차이잉원 주인에 도움 요청’이라는 논평을 싣고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에 실린 차이 총통의 기고 내용을 비판했다. 환구시보는 논평에서 “차이잉원 당국이 자신들의 독립 노선이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것을 예감하고 정말 두려워하는 것 같다”며 “그들은 미국 인도·태평양 전략의 반중 전초기지로서 본토에 소탕되는 것이 머지 않았는 데 미국과 동맹국이 대만을 전력으로 방위할 것이란 확신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차이 총통은 앞서 지난 4일(현지시간) 포린어페어스에 실린 ‘대만과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이라는 기고문에 “대만이 무너지면 그 결과는 지역 평화와 민주동맹 체제에 재앙이 될 것이며, 그것은 세계적인 가치경쟁에서 권위주의가 민주주의 보다 우위에 있다는 신호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중국 관영 매체가 차이 총통이 두려움으로 ‘주인’에 도움을 요청한 것이라고 비난한 것이다.

환구시보는 차이 총통을 겨냥해 “민주주의를 부적처럼 여기는 사이비 교도 같다”며 “민진당 당국은 독배로 갈증을 푸는 것처럼 미국 대중국 전략의 전초기지 역할을 하면서 미국의 보호를 얻는 국제정치 사상 가장 광적인 도박을 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어 “이제는 자신들도 밑천을 다 까먹을 것 같은 두려움으로 가득차 있다”며 “‘대만 수호’ 의지가 중국의 반분열과 통일에 대한 의지보다 더 강한 세력은 세상에 없으며, 중국의 통일을 막기 위해 핵보유국이자 세계 제2의 경제대국과 사활을 걸고 싸울 세력도 없다”고 주장했다.

차이 총통의 포린어페어스 기고는 중국이 국경절 연휴가 시작된 지난 1일부터 나흘간 매일 수십대의 군용기를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시키며 대규모 무력 시위를 벌인 가운데 나왔다. 그는 “인민해방군 군용기와 함정의 대만해협 활동량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거의 매일 대만 ADIZ를 침입하고 있다”며 “걱정스러운 사태에도 대만 국민들은 민주주의는 협상할 수 없는 것이라는 점을 전 세계에 분명히 했고, 대만은 압박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일단 나흘간 계속했던 공중 무력 시위를 멈춘 상태다. 대만 국방부는 지난 5일 중국 Y-8 대잠기 1대가 ADIZ에 들어와 공군 초계기를 투입, 무전으로 퇴거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지난 1일 38대를 시작으로 2일 39대, 3일 16대, 4일 56대의 군용기를 대만 ADIZ에 진입시키며 대대적인 무력 시위를 벌였다.

베이징|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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