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영 어덜트 장르 소설?.. 창비, '소설Y' 시리즈 시작
기사내용 요약
이희영 작가 신작 장편소설 '나나' 출간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출판사 창비가 이희영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나나'로 K-영 어덜트(young adult)장르 '소설Y' 시리즈를 시작했다.
'K-영 어덜트'는 청소년부터 성인까지 장르를 불문하고 이야기의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소설이다.
스릴과 재미 중심의 서브컬처로 여겨지는 해외 영어덜트 소설과 달리, 'K-영어덜트'는 사회상을 반영하고 가족애, 우정, 연대 등 삶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지며 재미뿐 아니라 깊은 울림과 감동을 준다는 특징이 있다.
'K-영어덜트'는 다양한 대중문화로도 향유될 수 있어 영상화 등 2차 콘텐츠 제작이 활발한 점도 특징이다. 대표작으로 ‘아몬드', '완득이', '위저드 베이커리', '우아한 거짓말', '페인트', '알로하, 나의 엄마들' 등이 있다.
'완득이'와 '우아한 거짓말'은 영화화에 성공하며 기존 독자층을 넘어 대중으로 인기가 있었다. 최근 손원평 작가의 장편소설 '아몬드'는 국내외에서 극화됐고 이희영 작가의 장편소설 '페인트'도 영상화가 예정되어 있다.
6일 출판 평론가인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소장은 창비 서교사옥 50주년홀에서 온라인으로 생중계된 '소설Y' 시리즈 기자 간담회에서 '영어덜트' 대해 "헝거게임, 트와일라잇 등 작품에는 주인공들이 극한 상황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점과 로맨스와 환타지적 요소도 있다"며 "독자가 빠르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 전개가 있는 이러한 소설들이 영화화와 드라마화해서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고 밝혔다.
해외 영어덜트와 'K-영어덜트'의 차이점에 대해서는 "한국은 6·25 전쟁이라는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고통을 겪었으면서 시골 마을에 사람들이 가난한 아이들을 품어 안아주는 전통이 남아 있다"며 "일종의 연대, 우정, 마을을 한 가족으로 생각하는 면이 있다. 서양 소설들의 기본 시작에는 사회화 과정이 생략돼 있지만 우리는 가족에서부터 시작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몬드'도 가족에서 시작한다"며 "가장 극적인 부분은 주인공이 할머니와 어머니가 크리스마스이브에 외식을 하다가 갑자기 공격을 받아서 할머니는 돌아가시고 어머니는 중태에 빠지는데 아이는 우정과 연대로 이 문제를 해결한다는 점에서 서양소설들과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K-영어덜트'는 전 세대가 읽을 수 있는 문학 작품이란 특징도 있다. 부모를 면접한다는 설정의 소설 '페인트'는 부모와 자녀가 한 권의 책을 통해 서로의 마음을 알아 나가는 경험을 하게 한다. 2019년 출간된 이 소설은 출간 첫 해 10만 부를 돌파했다.
이 작품을 집필한 이희영 작가는 이날 간담회에서 '페인트' 흥행에 대해 "요즘 10대 아이들에게 이런 것을 알려줘야 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며 "10대인 나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를 계속 쓰고 있는데 2021년 10대들에게도 공감된 것 같다. 부모 세대도 같이 공감해 부모와 자녀들에 대해 생각할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소설Y 시리즈 첫 권 '나나'는 영혼 없이 반응하는 10대 학생들의 모습이 이 작가에게 영감을 줬다. 소설 '나나'는 '영혼이 몸을 빠져나온다면'을 설정으로 현대인의 영혼을 들여다보는 작품이다.
이 작가는 "작품 '페인트'를 마친 후 좁은 골목을 걸어가는 데 남학생 2명의 이야기를 들었다"며 "한 남학생이 '좋지 잘 됐지'라며 이야기하는 데 다른 친구는 핸드폰을 보며 심드렁하게 말했다. 영혼이 없는 리액션으로 대답하는 구나 싶었고 그에 대해 써보면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 작품의 메시지에 대해서는 "영혼이 없는 리액션 인사를 많이 한다"며 "영혼은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마음이 없어도 다 반응하고 행동할 수 있다. 눈에 보이는 것이 중요한 세상이 되지 않았나 싶다"고 최근 사회상을 지적했다.
이어 "10대도 명품 등 고가품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는 자체가 남에게 보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나 싶다"며 "영혼이 없다는 점에 대해서 중년도 충분히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K-영어덜트 소설은 최근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손원평 장편소설 '아몬드'는 해외 18개국에 수출됐고 이 작가의 ‘페인트’는 아시아 5개국으로 수출됐다.
출판 저작권 에이전트 KL매니지먼트의 이구용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이 작가의 '나나'를 비롯해 향후 K-영어덜트 세계 시장 진출을 낙관했다.
이 대표는 소설 '나나'에 대해 "성인들도 마찬가지로 내 외모만 보여주려고 하고 그 안에 담긴 것을 보려는 시도를 안하는 것 같다"며 "성인도 그런 부분에서 성찰할 기회가 될 거라 생각한다. 해외 독자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K-영어덜트 해외 시장 전망에 대해서는 "다른 콘텐츠에 비해 출판 콘텐츠가 글로벌 활성화가 느린 편"이라면서도 "한국 소프트 파워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어 한국 출판물에 관한 관심도 비례해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suejeeq@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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