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충북 상급종합병원 수, 전국 평균의 25분의 1..경북은 아예 없어
[경향신문]
열악한 사망률 지표를 보였던 일부 지방지치단체의 의료 자원이 전국 평균치보다 크게는 25분의 1 수준으로 부족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정부는 의료 서비스가 부족한 지역을 위해 거점의료기관을 지정해 의료 공급을 보완토록 했지만, 실제 현장에서 운영 중인 거점의료기관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사망률 지표가 열악한 주요 지역에 대한 추가 조사 자료를 6일 공개했다. 이는 지난달 29일 김 의원이 공개한 전국 주요 사망률 지표 결과를 분석한 후속 자료로, 사망률 지표가 나빴던 일부 지역의 의료자원 현황에 대한 조사 내용 등이 담겼다.
앞서 김 의원이 발표한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주요 사망률 지표 결과에 따르면 충청북도와 경상북도, 대구광역시의 사망률 지표가 특히 열악했다. 충북의 경우 치료가 효과적으로 이뤄졌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사망 사례에 대한 통계치인 ‘치료가능 사망률’이 2016년과 2017년, 2019년 전국에서 가장 높게 집계됐다. 입원 환자의 중증도를 고려해 기대 사망자 수와 실제 사망자 수를 비교한 수치인 ‘중증도 보정 입원 사망비’도 충북과 경북이 지난 3년 간 세번에 걸친 5개년 조사 결과 모두 ‘매우 열악’ 수준으로 파악됐다. 대구 역시 최근 두 차례의 5개년 조사에서 해당 지표가 ‘매우 열악’이었다.
이들 지역은 의료 자원이 모두 전국 평균치를 크게 밑돌았다. 김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국립중앙의료원 의료자원 통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충북의 경우 전체 면적(㎢)당 상급종합병원의 수는 0.01개소,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 수는 0.09개소로 파악됐다. 전국 평균인 0.25개소, 0.79개소에 비해 9~25배 가량 적은 수치다. 인구 10만명당 의사 수는 157.4명으로 전국 평균(186.7명)보다 30명 가량 더 적었다.
경북의 상황은 더 심각했다. 경북은 상급종합병원 자체가 아예 없었고, 면적당 종합병원 수는 0.04개소로 충북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인구 10만명당 의사 수는 136.4명으로 전국 평균에 비해 50명 이상 적었다. 4개의 대학병원이 있는 대구는 앞선 두 지자체에 비해 양호한 의료 자원을 보유했지만, 대구 동북권은 면적당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 수가 0.83개소로 진료권 평균(0.87개소)에 못미쳤다.
부족한 의료자원으로 인한 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해 마련된 제도 역시 유명무실했다. 정부는 의료서비스 공급이 부족한 지역을 의료취약지로 지정하고 이들 지역에 거점의료기관을 선정해 시설과 장비 확충, 운영 등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토록 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의료취약지 거점의료기관을 지정해 운영 중인 시·도는 한 군데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 의원은 “사망률 지표가 나빴던 지역들은 의료취약지로 지정됐음에도 정책적 뒷받침이 이뤄지지 않는 등 지역 주민들의 건강권은 위험에 놓여있다”며 “정부가 지자체와 함께 각종 건강지표가 열악한 지역들을 조사하고 의료취약지 거점의료기관 지정 및 운영을 포함한 의료서비스 제공 대책을 조속히 수립해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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