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켓환불' 옥주현 "공연 중 괴물소리로 변했다..지금도 머리가 쭈뼛"

김자아 기자 2021. 10. 6. 13:5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뮤지컬배우 옥주현./뉴시스

뮤지컬 배우 옥주현이 지난 6월 뮤지컬 ‘위키드’ 부산 공연 중 노래를 제대로 부르지 못한 일과 당시 심경에 대해 털어놨다.

옥주현은 지난 5일 팬카페에 “위키드 부산 공연 종료 이후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장문의 글을 올렸다.

그는 “‘Define gravity’ 때 공중으로 올라가는 과정에서 생긴 사고의 패닉상태로 시작된듯한 급성 역류성 식도염 증상은 2막 초반쯤부터 이물감으로 느껴지다가 큰 호흡을 마신 후 내뱉은 ‘날아~!’라는 대사에서 뜨거운 불이 덮치듯 목구멍과 숨통을 막아왔다”며 “목소리가 괴물소리로 변신(?)했고 급성으로 부은 성대 위쪽 지붕 조직은 성대 접지를 완벽하게 방해했다”고 당시 공연을 회상했다.

앞서 옥주현은 지난 6월 17일 부산 남구 드림씨어터에서 ‘위키드’ 공연 도중 2막에서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아 노래를 제대로 부르지 못했다. 옥주현은 커튼콜에서 눈물을 흘리며 사과했고, ‘위키드’ 제작사 측은 이날 공연의 티켓을 수수료 없이 전액 환불했다. 다음 날 공연은 같은 역할을 맡은 배우 손승연이 대신했다. 옥주현은 이틀 동안 회복 시간을 거쳐 남은 공연 4번을 소화했다. 그러나 남은 공연에서도 그는 불안 증세를 느꼈다고 한다.

옥주현은 “남은 4회 공연 중 ‘또 그렇게 되면?’이라는 생각이 스멀거릴 때마다 왼쪽 신경들이 점점 경직돼왔고 불안감에 심호흡은 불가능해지며 불길한 감각이 점점 무겁게 느껴졌다”며 “죽고 싶은 컨디션과 심정으로 1막 엔딩 하이라이트를 겨우겨우 하고 내려오며 이젠 걷기조차 불가능할 만큼 다리에 힘이 풀렸고 대기실에 들어와 앉았는데 계속적으로 숨이 안 쉬어져서 이러다 죽는 건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고 했다. 이 같은 증상으로 옥주현은 관객들은 물론 동료와 스태프들에게 죄책감을 느꼈다고 한다.

서울에 도착해 신경외과 검사를 받은 결과 극도의 스트레스로 인한 증상이라는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옥주현은 “(의사) 선생님께서 몸에 흐르는 전류에 관한 설명과 함께 그 부분에 문제가 생긴듯한 현상이라고 설명해주셨다”며 “검사 결과 왼쪽과 오른쪽이 많이 달랐다”고 했다. 당시 옥주현은 의사로부터 “마음을 편하게 먹고 처방 드린 약을 복용하다가 다음 검사 때 왼쪽이 오른쪽처럼 안정되면 약은 중단하시면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그 후로도 몇 달 간 정신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옥주현은 “어머니도 약 3개월 간 안 보고 연락도 못 드렸고 ‘내가 그 옥주현’ 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잠시 잊고 살았다”며 “그렇게 몇 달을 보내며 서서히 안정감을 느끼기 시작했고 최근 다시 받은 검사에서 거의 정상으로 돌아왔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했다.

옥주현은 “정신은 꽤 건강한 상태로 돌아왔지만 위키드의 마지막 후반 한 주 공연을 그렇게 했다는 죄책감은 여전하고 사고 첫날의 아찔한 공포의 상황을 누군가에게 설명 할 때면 여전히 닭살이 돋고 머리가 쭈뼛 선다”면서도 “인간은 모두 불완전한 존재이기에 상황과 감정에 따른 충격이 왔을 때 다그치며 일으켜 세우려 몰아가기보다는 스스로를 충분히 다독이며 회복할 수 있도록 관찰하며 아껴줘야 한다는 깊은 깨달음도 잊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