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슈비츠서 '유대인 혐오' 낙서 발견.. 기념관 "반달리즘" 비판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나치의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 현장인 폴란드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에 유대인 혐오 낙서가 발견됐다.
영국 BBC, 미국 CNN 등 외신은 지난 4일(현지시각) 수용소 내부 9개 막사에서 홀로코스트를 부정하는 내용이 적힌 낙서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고 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 낙서는 40개의 나치 수용소 중 가장 큰 아우슈비츠Ⅱ-비르케나우 현장에서 발견됐으며, 스프레이 페인트로 적혀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우슈비츠 비르케나우 박물관과 기념관은 나치 수용소의 옛 모습을 그대로 보전하고 있다.
아우슈비츠 기념관 직원들은 이같은 낙서가 4일 오전 작성되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념관 직원들은 낙서 작성 추정 시간에 아우슈비츠 ‘죽음의 막사’ 인근에 있었거나 사건을 목격했을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을 특정해 연락을 하는 등 조사에 나섰다. 특히 ‘죽음의 문’과 비르케나우 입구, 목조 막사 인근에서 사진을 촬영한 사람을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우슈비츠 기념관 측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성명을 내고 “이런 행위는 인류 역사상 가장 큰 비극 중 하나의 상징에 대한 터무니없는 공격이자 모든 수용소 희생자들에게도 고통스러운 공격이다”라고 비판했다. 기념관 측은 성명에서 이 낙서를 ‘반달리즘’(Vandalism·문화유산이나 예술, 공공시설, 자연경관 등을 파괴·훼손하는 행위)으로 칭했다.
기념관 측은 “경찰이 필요한 증거를 모두 수집하는 대로 이 역사적 건물에서 훼손 흔적을 없앨 것”이라며 “이 터무니없는 행위를 저지른 사람이 처벌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어 “수용소 부지는 170헥타르(약 51만4250평)에 달하며, 보안시스템이 확장되고는 있으나 부지 전체를 둘러싸는 것은 지금으로서는 불가능 하다”고도 덧붙였다.
한편 아우슈비츠가 문을 연 1940년 이후 4년 반 동안 최소 110만 명이 희생됐다. 희생자 가운데 100만 명은 유대인이었다.
CNN은 독일 매체 도이치벨레의 보도를 인용해, 독일에서 발생한 반유대주의 사건 수가 최근 몇 년 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해 1월까지 12개월간 최소2275건의 반유대주의 범죄가 발생했으며, 그 중 55건은 폭력사건으로 파악됐다.
아우슈비츠에서 공공 기물을 훼손한 행위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0년 한 스웨덴 남성은 수용소 입구에 걸린 ‘Arbeit macht frei’(노동이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현판의 절도를 모의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2년8개월을 선고받았다. 올해 초에도 수용소 근처 유대인 공동묘지 벽에 나치 상징이 그려진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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