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지 않겠다"는 대만 총통..中 "민주주의 부적 든 광신자" 비난

정혜인 기자 2021. 10. 6.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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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구시보 영문판 사설, 차이 총통 美매체 기고문 비판"차이 당국 분리주의 시도, 막다른 골목에 다다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국 관영매체가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독립 의지를 "민주주의 부적을 든 광신자"라고 저평가했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는 5일 오후 늦게 "대만의 차이 총통은 재앙적인 결과에 겁을 먹고 주인에게 도움을 요청했다"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차이 총통의 언론 기고문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차이 총통은 이날 '대만과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이란 제하의 미국 외교전문매체 포린어페어스 기고문에서 대만이 중국에 의해 쓰러지면 '대재앙'(catastrophic consequences)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며 대중(對中) 강경 기조를 드러냈다. 그는 중국을 향해 "대만이 무너지면 그 결과가 역내 평화와 민주동맹 체제에 재앙이 될 것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며 대만의 민주주의와 삶의 방식을 지키고자 무슨 일이든 할 것이라고 했다.

이를 두고 글로벌타임스 사설은 "대만 당국은 그들의 분리주의 시도가 막다른 골목에 달했다고 보고 상당히 겁먹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들은 미국 인도·태평양 전략의 반(反)중국 전초기지로서 조만간 중국 본토에 의해 전멸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대만 당국은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대만을 완전히 방어할 거란 자신감이 심각하게 부족한 상태"라며 "이런 맥락에서 차이 총통은 미국과 동맹국들의 대만 방어 약속을 강화하고 중국 본토를 저지할 것을 촉구하고자 기고문을 쓴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설은 차이 총통이 기고문에서 '민주주의'라는 단어를 반복적으로 사용한 것을 두고 "민주주의라는 부적을 든 광신자(cultist) 같다"며 "대만의 민주진보당(DPP)이 대만의 민주주의를 탈취하고, 중국 본토에 맞서기 위해 이를 극단적인 이데올로기로 변모시켰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중국 본토와 대만 섬 사이에 평화적인 협력의 기간이 있었고, 그동안 양측은 공동의 발전을 추구했다. 그러나 DPP는 '독극물'로 갈증을 해소하고 있다"며 "미국의 보호를 대가로 (미국의) 반중국 전략적 전초기지 역할을 하는 대만의 관행은 국제정치 역사상 가장 말도 안 되는 도박"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분리독립에 맞서 통일을 이루겠다는 중국의 의지가 대만을 지키겠다는 미국 등의 의지보다 강력하다며 "중국은 통일을 방해하는 어떤 세력에도 사활을 건 싸움을 할 의지가 있지만, 중국의 통일을 막겠다고 '세계 제2 경제대국'이자 '핵 대국'에 맞서 죽음을 무릅쓰려는 세력은 없다"고 했다. 사설은 특히 "대만과 중국을 분리하려 하면 재앙이 되는 건 그들의 운명일 것"이라며 "DPP 당국이 외부 세력과 결탁하는 길로 더 내려갈수록 그들은 무덤에 더 가까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는 2016년 대만에 민진당 차이잉원 정권 출범 이후 독립 움직임이 본격화하면서 첨예하게 대립해왔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세우고 대만을 자국 영토로 간주하고 있으며, 필요하다면 무력을 사용해서라도 통일하겠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지난달 대만이 중국의 반대에도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동반자협정(CPTPP)에 공식 가입 신청을 하면서 양측의 갈등은 재점화됐다. 지난 1일부터 이날까지 이어진 중국 군용기 150대의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 침입 무력시위로 대립 강도가 한층 높아졌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대만 관련 대화를 통해 양국이 '대만 협정'을 준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과 대만 관련 대화를 나눴다. 우리는 그가 협정을 지키는 것 외에 다른 어떤 것도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로이터통신은 지난달 9일 이뤄진 두 정상의 두 번째 전화통화에서 대만 문제가 논의된 것으로 보인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언급한 대만 협정을 '대만관계법'으로 추정했다. 1979년 미국 국내법으로 제정된 '대만관계법'은 대만에 대한 미국의 방어적 성격의 무기 제공, 대만 고위 인사 방미 허용, 대만의 인터폴, 세계보건총회 등 옵서버(observer) 자격 참가 지지 등이 규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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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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